[TF인터뷰] 고아성, 아껴둔 첫 멜로·오래 기다렸던 '파반느'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2.28 00:00 / 수정: 2026.02.28 00:00
첫 멜로 도전 "좋아하는 장르…앞으로는 열어둘 것"
"기다렸던 문상민의 경록, 상사병으로 남아"
배우 고아성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새 영화 파반느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배우 고아성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새 영화 '파반느'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고아성이 오래 아껴둔 카드를 꺼냈다. 데뷔 후 쉼 없이 장르를 넘나들었지만, 유독 멜로만큼은 쉽게 손에 쥐지 않았다. 좋아했기 때문에 더 신중했고, 언젠가를 위해 남겨뒀다. 그리고 드디어 그 시작을 연 작품이 '파반느'다.

고아성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감독 이종필)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피해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온 미정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일 공개된 '파반느'는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돼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공개 직후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고아성은 공개 직후 쏟아진 반응에 대해 "글로벌 성적은 아직 못 봤는데 잘 나왔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가장 행복했던 리뷰는 따로 있었다. 고아성은 "'나의 청춘을 생각해보게 됐다'는 반응이었다. 지금 청춘을 지나고 있는 분들, 이미 지나온 분들 모두에게 같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 같아서. 그런 글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배우 고아성이 이종필 감독의 파반느 제작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미정 역을 맡아 출연하고 싶었다며 먼저 감독을 찾게 된 비하인드를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고아성이 이종필 감독의 '파반느' 제작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미정 역을 맡아 출연하고 싶었다며 먼저 감독을 찾게 된 비하인드를 전했다. /넷플릭스

'파반느'는 화려하지 않은 청춘의 결을 따라가는 영화다. 그 중심에는 미정이 있다.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온 인물. 고아성은 그를 "미생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존재를 감추는 데 익숙하지만, 그래서 더 단단한 인물이라고 했다.

이번 작품은 고아성에게 여러모로 '처음'이었다. 첫 정통 멜로이자, 스스로의 나약함을 정면으로 꺼내 보인 작업이었다. 그는 "그동안 연기해온 캐릭터들이 대체로 올바름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이었다면, 미정은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저 역시 초라한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는 걸 준비 과정에서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외적인 변화도 기꺼이 감수했다. 화장을 최소화했고 체중도 일부러 늘렸다. 걸음걸이까지 바꿨다. 그는 "미정의 걸음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 원래 걸음은 조금 팔랑거린다. 그걸 덜어내고 싶었다"며 "가장 자연스럽게 인물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고아성이 넷플릭스 새 영화 파반느에서 미정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넷플릭스
배우 고아성이 넷플릭스 새 영화 '파반느'에서 미정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넷플릭스

이종필 감독에 대한 신뢰도 작품 선택의 이유였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인연을 맺은 그는 "배우를 깊이 이해해주는 감독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인물의 첫 등장을 설계하는 방식에서 확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배우가 가장 어려워하는 장면이 첫 등장인데, 감독님은 설명 없이도 인물의 의지를 보이게 한다. 미정의 시작을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상대 배우 문상민과의 호흡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고아성은 "100점 만점에 200점"이라며 웃었다. 리딩 현장을 떠올리며 "막연히 상상해왔던 경록이 실제로 나타난 느낌이었다. '내가 너를 기다려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촬영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 인물의 잔상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영화를 찍은 건지, 한 시절을 진하게 보낸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는 그의 고백은 이번 작품이 남긴 깊이를 짐작하게 했다.

고아성은 이번 멜로가 '타자화된 여성'으로 시작하지 않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멜로 영화는 여자 주인공이 누군가의 대상이 되는 상태에서 출발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파반느'는 어느 순간 미정이 중심 축이 된다. 내면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있다"고 짚었다. 그 지점이 이 작품을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도 했다.

배우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를 통해 문상민과의 멜로를 보여준 가운데 앞으로는 멜로 장르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배우 고아성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를 통해 문상민과의 멜로를 보여준 가운데 앞으로는 멜로 장르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엔딩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세 영혼이 다시 만나는 듯한 장면이 있다. 먼저 떠나보낸 이들을 떠올리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정은 비록 사랑과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 사랑으로 인해 이전으로 돌아가진 않는다. 씩씩하게 살아갈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껴둔 첫 멜로'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고아성은 이제 멜로에 대해 "열려 있다"고 했다. "이번 작품으로 제 진짜 모습을 조금은 담아낸 것 같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차기작으로는 5월부터 시작하는 연극을 준비 중이에요. 사실 제가 오랜 시간 연기를 하긴 했지만, 카메라에 담기기 위한 연기를 했더라고요. 무대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거죠.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도전하게 됐는데, 굉장히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연기였는데 아니더라고요. 새로운 패러다임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설렙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