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하트맨' 취지는 좋은데…15000원 추천엔 망설여지는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1.14 10:00 / 수정: 2026.01.14 11:18
권상우·문채원 출연…아역배우 김서현의 발견
배우 권상우와 문채원이 호흡을 맞춘 영화 하트맨이 오는 14일 개봉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와 문채원이 호흡을 맞춘 영화 '하트맨'이 오는 14일 개봉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코미디를 뚝심 있게 밀고 나서는 최원섭 감독과 배우 권상우의 취지는 존중한다. 그러나 영화 '하트맨'을 15000원의 표값을 들여 극장에서 볼 관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는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오늘(14일) 개봉하는 '하트맨'(감독 최원섭)은 돌아온 남자 승민(권상우 분)이 다시 만난 첫사랑 보나(문채원 분)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코미디를 그린다.

작품은 밴드 앰뷸런스의 보컬로 활동하는 주인공 승민의 20대 시절 모습으로 시작한다. 밴드 이브의 노래 'Lover(러버)'를 부르며 관객들을 일단 그때 그 시절 공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후 승민은 공연 홍보차 방문한 여대 축제에서 친구의 여동생이자 첫사랑 보나(문채원 분)와 우연히 재회한다. 보나를 향한 마음을 품고 있던 그는 보나에게 노래를 들려주겠다며 공연에 초청한다.

그러나 설렘은 순식간에 사고로 뒤바뀐다. 공연 도중 바지 지퍼가 열려 있음을 알게 된 승민은 급하게 이를 수습하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하고 이름처럼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향한다. 그날 이후 승민은 밴드를 떠나고 보나는 아무 말 없이 이민을 떠난다. 그렇게 승민의 20대는 첫사랑과 음악, 두 개의 꿈이 동시에 멀어졌다.

시간은 흘러 현재의 승민은 악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중년의 돌싱이 됐다. 딸 소영(김서현 분)을 홀로 키우고 전처와도 왕래하며 일상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처럼 보나가 다시 나타난다. 악기 판매점 문을 열고 들어온 보나는 20대 때 재회했던 그날처럼 "오빠, 나 몰라?"라며 승민의 심장을 다시금 뛰게 만든다. 그렇게 두 사람은 불붙는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승민과 보나 사이에는 넘기 힘든 현실이 놓여 있다. 보나가 아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No Kids(노 키즈)'라는 사실이다. 딸이 있다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한 승민은 진실을 숨긴 채 연애를 이어가고, 결국 감출 수 없는 것을 감추려는 위태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최원섭 감독과 배우 권상우가 히트맨 시리즈에 이어 또 하나의 코미디 영화를 내놓는 가운데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최원섭 감독과 배우 권상우가 '히트맨' 시리즈에 이어 또 하나의 코미디 영화를 내놓는 가운데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처럼 '하트맨'은 익숙한 감성에서 출발한다. 밴드, 대학교 동아리 등 한때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은 초반부터 향수를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권상우 특유의 생활 밀착형 코미디 연기와 맞물리며 소소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그 이후다. 초반의 리듬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권상우와 문채원의 재회는 로맨틱 코미디의 설렘을 기대하게 하지만, 감정의 밀도는 쉽게 깊어지지 않는다. 두 인물의 만남은 무난한 선에 머물며 극을 끌어당길 만한 힘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다. 전반부에서 기대를 키웠던 흐름은 점차 느슨해진다.

그나마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건 딸 소영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승민의 이중생활이다. 들키는 것이 시간문제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은 흥미를 자극하지만, 서사는 비교적 예상 가능한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갈등 역시 익숙한 범주 안에 머문다.

작품의 주된 소재 중 하나인 보나의 '노 키즈' 가치관은 흥미로운 설정이다. 개인의 소신은 존중받아야 마땅하기에, 보나가 이러한 가치관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 감독의 선택 역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신념이 개인적 선택에 머무르지 않고, 승민에게까지 연이어 권유되는 전개를 설득하려면 보나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최소한의 이유는 제시됐어야 했다. 뒤늦게 등장하는 '아이들이 날 불편해 하니까 나도 부담스럽다'는 취지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신념이 갈등으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서사가 빠지면서, 인물의 행동은 점차 설득력을 잃는다.

특히 개와 마주친 딸을 보호하기 위해 맞서는 장면은 다소 과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극의 흐름을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하트맨'이 끝내 미워지지 않는 이유는 뜻밖의 지점에서 발견된다. 바로 아역 배우 김서현이다. 조숙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소영 캐릭터를 김서현은 과하지 않게 그러나 또렷하게 소화해낸다.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붙들며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 영화가 건진 가장 확실한 수확이자 분명한 아역 배우의 발견이다.

코미디를 뚝심 있게 고집하는 최원섭 감독과 권상우의 선택은 분명하다. 장르적 실험보다는 익숙한 웃음을 택한 태도 역시 일관된다. 그러나 그 의도가 곧 관객의 만족으로 이어지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쉽지 않다. '하트맨'은 취지는 이해되지만, 14000~15000원을 주고 극장에서 보라고 추천할 수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는 망설임이 남는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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