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소년범 논란' 조진웅, 은퇴로 퉁!?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5.12.09 00:00 / 수정: 2025.12.09 00:00
돌연 은퇴 발표에 '두 번째 시그널' 등 비상
직접적인 해명은 없고 은퇴만…회피인가 책임인가 
배우 조진웅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은퇴를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배우 조진웅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은퇴를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조진웅이 최근 불거진 '소년범 논란'과 관련해 구체적인 해명 없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소속사는 자신들의 입장이 배우의 확인을 거친 뜻이라고 하지만, 정작 조진웅 개인의 설명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의 행보는 사건을 수습하기보다 오히려 더 큰 후폭풍을 낳고 있다.

조진웅은 지난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믿고 응원해 준 모든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란디"며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은퇴 선언'이다. 이는 앞선 5일 불거진 '소년범 의혹'에서 비롯됐다. 연예매체 디스매치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자동차 절도와 강도·강간 등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는 폭행과 음주운전 전과도 있다고 보도했다.

tvN '시그널'에서 정의로운 형사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최근에는 광복 80주년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까지 한 조진웅이기에 대중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소년범 의혹'은 연예계에서 드문 일로, 좀처럼 전례를 찾기 힘든 사안이다. 많은 이들은 그가 고교 시절 관여했다는 절도 및 강간 중범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논란은 빠르게 퍼졌다.

이에 조진웅의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단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즉 과거 범죄 행위가 있었던 건 사실이나 강간 혐의는 명확히 부인한 것이다.

대중으로서는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조진웅은 "지난 과오에 대한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는 말과 함께 돌연 은퇴를 발표했다.

논란이 제기된 시점부터 조진웅을 향한 대중의 질문은 단순했다. "당사자의 입으로 무엇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달라." 하지만 그에게서는 어떤 직접적인 설명도 들을 수 없었다.

대신 "실망했나? 그렇다면 내가 물러나겠다"는 식의 대응으로 보일 만큼 급작스러운 은퇴 선언이 나왔다. 문제는 이 선택이 책임을 다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질문을 비켜간 회피로 읽힌다는 점이다.

소년범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를 두고 책임이 아닌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팩트 DB
'소년범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를 두고 책임이 아닌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팩트 DB

조진웅의 갑작스러운 은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그가 참여한 작품들과 이를 기다린 시청자들이다. 지난달 30일부터 방송 중인 SBS 4부작 다큐멘터리 '갱단과의 전쟁'은 조진웅이 맡았던 내레이션(해설)을 교체해야 했다.

더 심각한 건 tvN의 대형 프로젝트 '두 번째 시그널'이다. 지난 2016년 방송된 '시그널'의 후속작이자 tvN 20주년 기념작인 작품은 주연인 조진웅을 중심으로 이미 모든 촬영을 마쳤으며 2026년 6월 방송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인 상태였다.

그러나 조진웅의 논란과 은퇴 결정으로 인해 방송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지며 작품은 아예 존폐 위기에 몰렸다. 배우 개인의 선택이 곧 수많은 스태프와 제작사의 생존 문제로 이어진 셈이다.

뿐만 아니다. 조진웅의 은퇴 선언 이후 오히려 여론은 더 요동쳤다. "은퇴는 과하다"며 그를 두둔하는 목소리와 "은퇴로 논란을 덮는 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충돌했다. 나아가 '소년범 전력' 논란을 두고 "지워져야 할 주홍글씨"라는 의견과 "피해자가 있는 만큼 연예인 활동은 2차 가해"라는 입장이 대립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조진웅은 활동을 멈추고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 그뿐일지 모른다. 그러나 남겨진 파장은 간단히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모든 논란 앞에서 반드시 긴 해명문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엔터테인먼트의 설명처럼 소속사의 입장문이 조진웅의 뜻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소속사 대리 입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연예인은 결국 대중의 선택을 받는 직업이다. 조진웅도 마찬가지다. 무명 생활에서 벗어나 지금껏 좋아하는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광복 행사 등 공적 행사에 참여할 수 있던 건 그가 보여준 이미지를 신뢰한 대중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배우 본인의 말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을 좋아한 팬들과 시청자를 위해서라도 해명 여부와는 별개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최소한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조진웅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침묵을 택했고, 그 침묵 끝에 내놓은 것은 은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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