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코미디언 박나래가 매니저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박나래 측은 여전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그가 출연 중인 방송들도 명확한 대응 없이 분위기만 살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나래의 '갑질' 논란은 지난 4일, 그를 케어했던 전 매니저 2명이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가압류신청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재직 중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대리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의 피해를 호소하며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가 안주 심부름을 시키거나 술자리를 강요하며 24시간 대기시켰으며 대리처방과 가족 일까지 맡기는 등 스케줄 외 개인적인 용무로 자신들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한 매니저는 박나래가 화가 나서 던진 술잔에 상해를 입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또한 진행비 정산 등을 제때 받지 못해 밀린 비용의 정산을 요구하자 "명예훼손과 사문서위조로 고소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박나래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가압류를 신청한 것이다.
같은 날 박나래가 모친이 설립한 주식회사 앤파크에서 1년 이상 활동했지만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도 보도됐다. 지난해 9월 전 소속사 JDB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종료된 박나래는 앤파크를 1인 기획사처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가 등록하지 않고 영업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와 관련해 박나래 측 관계자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틀째인 지금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파푼만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박나래는 형사 고발까지 당한 상황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박나래 관련 고발을 접수해 형사과에 배당했다.
고발 혐의는 의료법 위반,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특수상해, 상해다. 피고발인은 박나래와 그의 모친, 성명불상의 의료인과 전 매니저, 박나래가 소속된 1인 기획사인 앤파크 법인이다.

박나래가 논란의 중심에 서며 그가 출연 중인 방송들도 빨간불이 켜졌다. 박나래는 현재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등에 출연 중이다. 또한 2026년 1월 방송되는 MBC 새 예능프로그램 '나도신나' 출연도 앞두고 있다.
지난 4일 '구해줘! 홈즈'는 방송이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논란이 터졌던 만큼 박나래의 모습 역시 편집 없이 등장했다. 문제는 5일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와 6일 방송되는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등이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역시 박나래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실제로 tvN은 "내일 방송분은 이미 촬영이 끝났다. 아직까지 (편집 등) 변동은 없는 상태"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MBC 제작진 역시 "확인 중"이라는 답변 이후 연락을 받지 않는 등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나도신나'는 5일 예정된 촬영을 취소했다. 2026년 1월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프로그램은 박나래를 비롯해 그의 절친인 장도연 신기루 허안나가 출연한다.
이미 첫 촬영까지 마치며 기대 속에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던 '나도신나'였다. 그러나 앞선 4일 박나래의 논란이 불거지며 제작진은 이날 오후 출연진에게 촬영 취소를 알렸다.
제작진의 입장도 일정 부분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사생활 루머'로 곤욕을 치렀던 이이경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당시 그는 억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빠르게 꼬리를 잘랐으며,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출연이 무산됐다.
이후 이이경은 루머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제작진에 대한 서운함과 억울함을 토로했다. 결국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뒤늦게 사과했다.
한 차례 섣부른 판단으로 배우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한 하차 과정을 보여준 셈이다. 제작진으로서는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결정을 최대한 늦추고 있는 분위기다.
결국 지금 상황을 정리할 열쇠는 박나래 측의 공식 입장이다. 제작진도, 방송계도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어떤 결정도 쉽게 내릴 수 없는 만큼 그의 해명이 나와야만 출연 여부와 향후 논란의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나래가 언제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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