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수년째 '돌싱포맨' '미우새'를 대변해온 간판 스타 탁재훈이 올해에도 예능계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방송가에 '예능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스타는 많지만, 탁재훈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존재감을 증명한 인물은 드물다. 가수로 시작해 배우, 예능인으로, 그리고 한때 좌절의 쓴 맛을 본 뒤 다시 예능계 최고봉으로 우뚝 선 그의 삶과 경력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이다.
탁재훈의 예능은 단순한 웃음이 아니라, 상황을 읽는 통찰력과 인간적인 매력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재치와 순발력, 그리고 예측 불허의 행동으로 매 순간 시청자를 웃기고 감탄하게 만든다. 오랜 방송 경험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호흡과 타이밍은, 동료 출연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프로그램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 '좌절의 쓴 맛' 경험한 뒤 예능계 최고봉으로 '우뚝'
탁재훈의 출발점은 음악이다. 90년대 말, 신정환과 함께 결성한 그룹 '컨츄리 꼬꼬'에서 이미 그는 남다른 끼를 발산했다. '오! 해피', '일심', 'Gimme Gimme', '오가니' 등 연이은 히트곡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탁재훈의 매력은 단순한 음악적 재능에 머물지 않았다. 코믹한 가사와 춤, 무대에서의 과감한 연출은 그를 각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스타로 만들었다.
호사다마 (好事多魔), 인터넷 도박 사건에 연루되면서 방송계를 떠났고, 가정불화까지 겹쳐 인생의 쓴맛을 맛봐야 했다. 3년간의 긴 공백기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성찰했지만 다시 돌아온 방송 무대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자신감을 잃은 그의 모습은 과거의 진가를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고 혹평으로 쏟아졌다.
이는 잘 나갈때 자만했던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 혹독한 대가였다. 잘못을 알고 솔직해지면 해법의 길은 열린다. 탁재훈은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놨다. 겸손과 배려를 가슴에 새기며 자신을 다시 세웠고,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꿨다. 차츰 방송 관계자와 시청자들의 시선이 달라졌고, 그는 다시금 자신감을 되찾았다.

◆ '겸손·감사·성실함 바탕' 재기, 단순 성공 이상의 가치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성찰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탁재훈은 그 과정을 통해 '인기는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걸 보여줬다. 겸손과 감사, 성실함을 바탕으로 다시 얻은 자신감은 단순히 시청률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절이 있다. 탁재훈에게는 그 시련이 삶의 큰 전환점이 됐다. 그 무렵 <더팩트>와 가진 [강일홍의 스페셜인터뷰]에서 탁재훈은 "자만의 대가는 혹독했지만, 그 덕분에 더 값진 교훈을 얻었다. 너무 빨리 달리면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비온 뒤에 땅은 더 단단히 굳는다. 실패와 시련, 좌절과 고통은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다 내려놓으니 다시 보이더라'는 말처럼, 그의 달라진 마음가짐과 변화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졌고, 이런 자신감은 곧 화면 속 존재감으로 이어졌다.
탁재훈의 스토리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스타의 성공기를 넘어, 실패와 시련을 딛고 성장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객관적 기준으로만 보면 탁재훈은 올해도 가장 돋보이게 활약한 방송연예대상 대상감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