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새 영화 '굿뉴스'가 오는 17일 오후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웃음을 택해 코미디라는 장르를 섞었지만 웃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변성현 감독이 또 한 번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와 현실을 닮은 아이러니를 블랙코미디로 녹여냈다. 경계가 가장 모호하고 다수의 호평을 얻기 힘든 장르는 단연 블랙코미디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변성현 감독의 또 다른 시도 '굿뉴스'는 확실히 좋은 소식이다. 다만 시청자들의 반응까지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늘(17일) 오후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새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작품은 1970년 일본에서 벌어진 요도호 여객기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출발한다. 변성현 감독은 실제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그 안에 숨은 권력과 언론, 인간의 욕망을 풍자적으로 비틀었다.

1970년을 배경으로 일본의 공산주의 단체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가 평양으로 향한다. 이름도 출신도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설경구 분)는 여객기를 무조건 착륙시키라는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 분)의 명령을 받고 비밀 작전을 세운다.

얼떨결에 비밀 작전에 동원된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 분) 또한 납치범들을 속이고 지상에서 여객기를 하이재킹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맡게 된다. 모두의 운명이 걸린 기상천외한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굿뉴스'의 큰 갈래다.

변 감독은 총 5장의 챕터식 구성으로 더욱 흥미롭게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제목에서부터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은 긴박한 상황 속 반전과 위트,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공중에서 하이재킹된 비행기를 다시 하이재킹하기 위해 지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펼치는 절체절명의 착륙 작전의 이면을 매력적인 연출로 담았다.

이에 변 감독은 현실과 허구, 보도와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로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특히 제4의 벽을 허물며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장면 등 변 감독의 재치가 담긴 여러 연출 장면들은 흥미를 자극한다.

배우 설경구 홍경 류승범이 넷플릭스 '굿뉴스'를 통해 호흡을 맞춘 가운데,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넷플릭스

블랙코미디를 꾸준히 이어온 변성현 감독답게 작품이 지닌 메시지도 뜻깊다. 납치범이 내세운 혁명적 이상과 정부의 대응, 그 틈에서 오가는 여러 관계자들의 시선은 현실의 정치적 아이러니를 대변한다.

나아가 '사건의 진실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무엇을 믿고 싶은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어느샌가 '진짜 뉴스란 무엇인가'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여기에 설경구 홍경 류승범의 안정된 연기가 변 감독의 실험적 감각이 만나 독특한 색을 완성했다.

설경구는 모호하고 냉철한 인물 아무개로 분해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붙잡는다. 홍경은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청년 서고명으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새롭게 보여주는 홍경의 얼굴은 러닝타임 내내 흥미롭다. 류승범은 중앙정보부장 박상현 역으로 등장해 권력과 탐욕의 상징을 과장된 연기로 풍자한다.

다만 세 사람의 연기가 그닥 조화롭게 섞이지는 않는다. 각 캐릭터의 색깔이 독특하고 강하다 보니 따로 따로는 매력적이지만 한 번씩 튀는 장면으로 인해 몰입이 흐트러질 때도 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내로라 하는 일본 배우들의 참여도 홍경 등 배우들의 일본어 실력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일본 배우들 특유의 과한 연기가 맞지 않다면 불편할 수도 있다.

17일 오후 전 세계에 공개되며, 러닝타임은 136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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