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창작 뮤지컬 '아몬드'가 다시 한번 관객 앞에 선다. 지난 2022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작품은 올해 전반적으로 새롭게 구성해 한층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왔다. 단순한 재공연이 아니라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시즌을 자신한 만큼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이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형 감독과 배우 윤소호 김리현 윤승우 김건우 조환지 김이후 송영미 홍산하가 참석했다. 이들은 '아몬드' 원작이 가진 탄탄한 서사에 업그레이드된 무대 연출을 자신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아몬드'는 아몬드처럼 생긴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신경학적 장애를 가진 소년 윤재(문태유·윤소호·김리현 분)의 성장기를 그린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지난 2022년 초연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아몬드'는 2025년 시즌을 맞아 한층 새로워진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공간 설정이다. 주인공 윤재가 운영하는 헌책방을 무대의 중심 공간으로 삼고 LED 영상을 적극 활용해 시공간의 변화와 인물의 내면까지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김태형 감독은 "무대가 직접적으로 변화하기보다는 헌책방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도록 했다"며 "윤재가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완성하고 그 책을 주변 사람들이 함께 읽는다는 콘셉트를 반영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책방 무대는 색을 비워 흑백처럼 연출했다. 윤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설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이후 인물이 변화를 겪을 때는 컬러풀한 소품과 의상으로 변화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음악 역시 변화를 맞았다. 일부 넘버를 새롭게 편곡하고 보다 풍성해진 사운드를 더해 인물의 감정선과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담아냈다. 또한 배우진은 초연의 12인 체제에서 8인 체제로 재편돼 밀도 있는 무대를 완성한다.

초연부터 곤이 역으로 함께한 조환지는 "초연에서는 윤재가 마음속 생각을 나레이션으로 혼자 표현했지만 재연에서는 모든 배역이 무대에 존재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읽어준다"며 "이 과정을 보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 모두가 윤재를 함께 바라보고 키워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문태유 윤소호 김리현은 '알렉시티미아'(감정 표현 불능증)라는 신경학적 장애로 인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 역을 맡는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윤소호는 "좋은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며 "윤재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며 접근했다"고 밝혔다.
김리현은 "감정이 없는 인물이다 보니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며 "'윤재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왜 저런 말을 할까'를 생각하며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윤승우 김건우 조환지는 어린 시절 납치된 후 소년원을 거치며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소년 곤이 역을 연기한다.
윤승우는 "겉으로는 반항아 같지만 내면에 결핍을 가진 인물"이라며 "그의 성장 과정과 아픔을 진심으로 느끼며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김건우는 "곤이는 겉으로 폭력적이고 불만이 많은 친구처럼 보이지만 윤재를 만나며 세상을 배우고 사랑이라는 작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며 "화내는 감정에 집중하기보다 윤재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김이후 송영미 홍산하는 육상 선수를 꿈꾸는 맑은 감성을 가진 소녀 도라로 분한다.
이 가운데 김이후와 홍산하는 재연에서 새롭게 합류했다. 김이후는 "도라는 좋아하는 것을 솔직히 표현하는 용기 있는 인물"이라며 "그 생명력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드러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홍산하 또한 "도라는 스스로 존재하고 빛날 수 있는 아이"라며 "윤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캐릭터라서 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원작 소설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끈 만큼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도 연극으로 공연된 적 있는 걸로 안다"며 "해외 진출과 수상이 목표는 아니지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면 어디서든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게 우리 공연이 되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몬드'는 오는 12월 14일까지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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