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박지윤 기자]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여러 차례 역주행에 성공하더니 안정적으로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멈추는 법을 잊은 채 기분 좋게 박스오피스를 내달리고 있는 브래드 피트의 'F1 더 무비'다.
지난 6월 25일 국내에서 베일을 벗은 'F1 더 무비'(감독 조셉 코신스키)는 개봉 첫날 8만 291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작품은 줄곧 정상을 지키다가 7월 2일 개봉한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감독 가렛 에드워즈)에 1위 자리를 내준 후 14일에 다시 정상을 탈환했다.
이후 'F1 더 무비'는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감독 시게하라 카츠야) '킹 오브 킹스'(감독 장성호)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등 신작들의 공세에 여러 차례 박스오피스 1위에서 내려왔다가도 다시 정상을 되찾으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던 중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감독 필감성)이 7월 30일 스크린에 걸린 후 지금까지 박스오피스 정상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고 'F1 더 무비'는 지난 13일 한 차례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에게 2위 자리를 내준 것을 빼고 계속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꺾이지 않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F1 더 무비'는 지난 16일 '좀비딸'에 이어 400만 관객 고지를 밟으며 올해 개봉한 외화 중 최초로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전지적 독자 시점'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거대 자본이 투입된 한국 영화의 공세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F1 더 무비'는 어떻게 침체된 극장가에서 관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작품은 최고가 되지 못한 베테랑 F1 드라이버 소니 헤이즈(브래드 피트 분)가 최하위 팀에 합류해 천재적인 신예 드라이버와 함께 일생일대의 레이스를 펼치는 영화다. 누적 관객 수 824만 명을 기록한 '탑건: 매버릭'(2022)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과 브래드 피트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스포츠·레이싱 영화라는 장르의 한계로 인해 보다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을 아우르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F1 더 무비'는 연기뿐만 아니라 실제 주행에 참여하는 브래드 피트의 남다른 열정과 F1을 잘 모르는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 구조에 몰입감 넘치는 영상과 웅장한 OST를 조화롭게 더하며 CGV 실관람객 평점인 골든에그지수 99%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소셜 미디어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F1 더 무비'를 향한 호평이 끊이질 않으면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 그렇게 작품은 소재의 진입 장벽을 넘고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관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CGV 홈페이지에 따르면(18일 기준) 성별 예매 분포는 남성 53% 여성 47%였고, 연령별 예매 분포는 20대가 32%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수치는 F1이 남성 중심 스포츠라는 선입견을 깨고 2~30대 여성들도 주된 관람객으로 떠오르며 관객층의 다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음을 제대로 확인시켜 줬다.
또한 극장 체험의 강도를 높이는 IMAX 4DX ScreenX 등의 특수관 상영도 이러한 흥행에 제대로 힘을 보탰다. 실제 F1 서킷에서 촬영한 질주 장면은 대형 스크린과 서라운드 사운드 그리고 체감형 좌석을 통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 것.
이에 일반관에서 영화를 본 이들은 특수관을 다시 예매하는가 하면, 포맷별로 매력이 다른 만큼 모든 특수관에서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까지 등장하며 'N차 관람' 열풍이 일고 있다. 그 결과 주말 관객 집계에서 IMAX·4DX 등 특수관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는 날도 있었고 일반 상영관 대비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F1 더 무비'가 단순 관람이 아닌 체험형 영화로 소비되고 있음을 증명해 냈다.
이렇게 '잘 만들고 재밌으면 본다'는 극장가의 흥행 공식을 또 한 번 확인시켜준 'F1 더 무비'는 국내에서 100만 명을 기록한 '포드 V 페라리'(2019)와 달리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포츠·레이싱 영화가 지닌 전통적 한계를 넘어서며 더욱 유의미한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흥행세에 힘입어 지난 8일 일부 극장 및 회차에서 상영을 시작했고 15일 전 세계 IMAX 및 대형 포맷으로 확대해 재개봉된 만큼 얼마나 더 뜨거운 질주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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