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AI야 영화 만들어줘"…누구나 영화 감독이 되는 시대
  • 최현정 기자
  • 입력: 2025.08.08 07:00 / 수정: 2025.08.08 09:08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영상 제작
'BIFAN', AI영상교육센터 설립…AI 영화 시장 확대 전망
2024년 정식 개봉한 AI 영화 엠호텔과 나야, 문희. 엠호텔은 국내 최초 AI 상업 영화이며 나야, 문희는 배우 초상권을 계약해 제작한 세계 최초 AI 상업 영화다./CGV
2024년 정식 개봉한 AI 영화 '엠호텔'과 '나야, 문희'. '엠호텔'은 국내 최초 AI 상업 영화이며 '나야, 문희'는 배우 초상권을 계약해 제작한 세계 최초 AI 상업 영화다./CGV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누구나 손쉽게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 런웨이(Runway)나 비오(Veo), 클링(kling) 등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집에서 홀로 영화를 제작하는 환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유튜브 등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단편 영화나 뮤직비디오 등을 게재하는 채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많은 AI 영상 제작자들이 생성형 AI의 활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퀄리티도 대단하다. 몇몇 영상은 사람이 제작한 것보다 더욱 뛰어난 연출과 영상미를 자랑해 영화 제작을 꿈이라고만 생각하던 사람들을 직접 AI 영화 감독의 길로 이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성 영화인들의 AI 영화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오스카상 후보에도 올랐던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은 구글의 AI 영상 제작 모델 Veo3를 사용해 '앤세스트라(Ancestra)'라는 단편 영화를 제작해 5월 공개했고, 지난해 12월 국내 극장가에는 생성형 AI로 제작한 첫 상업 영화 '엠호텔'과 배우 나문희의 초상을 활용한 영화 '나야, 문희'가 정식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황금사자상 수상자이자 오스카상 감독상 후보로도 오른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구글과 손잡고 생성형 AI 모델 Veo3를 활용해 AI 단편 영화 앤세스트라를 제작했다./구글 공식 블로그
황금사자상 수상자이자 오스카상 감독상 후보로도 오른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구글과 손잡고 생성형 AI 모델 Veo3를 활용해 AI 단편 영화 '앤세스트라'를 제작했다./구글 공식 블로그

국내 영화계에서 AI 영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다. BIFAN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AI 영화 국제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를 신설했고 AI 국제 콘퍼런스와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 등을 개최해 AI 영화의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AI 영화를 향한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7월 2일부터 4일까지 BIFAN이 개최한 AI 단편 영화 제작 워크숍은 당초 3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현직 영화인부터 대학생, 교수, AI 개발자 등 6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선발 인원을 60명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에 BIFAN은 올해부터 단편은 물론 AI 중편(옴니버스) 및 AI+XR(확장 현실. 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MR) 등 다양한 몰입형 기술을 포괄하는 용어) 융합콘텐츠 제작 과정을 새롭게 추가하고 규모를 확장해 연내 새로운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BIFAN은 AI영상교육센터부천을 설립해 AI 영화 제작 워크숍을 상설화하고 AI 영화 창작자를 위한 전문 교육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BIFAN의 김일겸 홍보마케팅 전문위원은 <더팩트>에 "생성형 AI와 이를 활용한 영화 제작 기술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AI 영화의 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해 적극적으로 영화제에 반영해 왔다. BIFAN은 단순히 AI 영화 확산을 넘어 영화산업의 AI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려는 명확한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영상교육센터부천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은 "AI영상교육센터부천은 향후 5년 간 1만 명의 AI 필름 메이커 양성을 목표로 강의 일정과 커리큘럼을 구성 중이다. 영화제와 AI 영화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젊은 영화인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순식간에 뛰어난 퀄리티의 AI 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생성형 AI가 영화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AI영상교육센터부천이 이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 초이스: AI 영화 부문 수상작 라스트 드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024년 국내 최초로 AI 영화 부문을 신설하고 AI 영화 확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영화 단체다./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 초이스: AI 영화 부문 수상작 '라스트 드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024년 국내 최초로 AI 영화 부문을 신설하고 AI 영화 확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영화 단체다./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처럼 AI 영화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과 '시간'이 대표적이다.

현재 대다수의 생성형 AI 모델은 명령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10초 정도의 짧은 결과물을 출력해 주는 방식으로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한 연출이나 움직임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게는 수십 번씩 프롬프트 수정과 출력을 반복해야 할 수도 있다. 오히려 아주 간단한 장면에서 사람이 연기하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AI 기술 전문 기업 오모션의 박병서 소장은 <더팩트>에 "그런 문제 때문에 AI 영상 제작자 중에는 처음부터 여러대의 컴퓨터를 두고 마음에 드는 영상이 나올 때까지 프롬프트 수정과 영상 출력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또 자체 AI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도 아직 AI 관련 하드웨어와 서버 유지 비용 등이 비싼 편이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는 결국 인건비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배경이나 등장 캐릭터의 일관성, 저작권 관련 문제 등도 AI 영화가 넘어야 할 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영화를 둘러싼 전망은 밝다. 상상을 영상으로 구현하고 영화로 만들어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당장 가능한 현실로 다가왔다. 생성형 AI와 AI 영화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세계 생성형 AI 영상 시장이 2023년 5억 3440만 달러에서 2024년 6억 1480만 달러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2032년에는 25억 6290만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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