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된 부산국제영화제, 경쟁영화제로 유의미한 변신(종합)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5.04.29 16:31 / 수정: 2025.04.29 16:31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개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자간담회가 29일 오전에 진행됐다. 사진은 지난해 개최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장윤석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자간담회가 29일 오전에 진행됐다. 사진은 지난해 개최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장윤석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30회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자간담회가 29일 오전 부산 영화의전당 비프힐 3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광수 이사장과 정한석 집행위원장,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경쟁 부문의 도입이다. 30년간 비경쟁 기조를 유지해온 부산국제영화제가 이 같은 변화를 꾀한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 영화가 함께 걸어온 기억과 연대를 돌아봄과 동시에 아시아 영화의 현안을 진단하며 미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경쟁 부문은 약 14편 내외를 선정해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을 비롯한 주요 상영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경쟁 부문은 대상과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총 5개 부문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폐막식에서 시상된다. 이에 따라 별도의 폐막작 선정 없이 대상 수상작이 폐막식에 걸린다.

정한석 한국영화 프로그래머가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정한석 한국영화 프로그래머가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와 관련해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더 파급력 있고 출품자와 관객, 관계자들에게 영향력 있는 섹션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으로 만들게 됐다. 아시아 최고의 작품을 뽑는 것"이라며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갑자기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작품을 가져오기는 힘들다. 제약은 인정하면서 경쟁 부문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개막식과 폐막식의 연출은 영화 '파과' '허스토리' '내 안의 모든 것'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맡는다. 이에 정 집행위원장은 "전문 연출 능력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모든 게 바뀌지는 않을 거다. 저희도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전 섹션에도 변화가 생긴다. 한국 독립영화계 신인 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온 비전 섹션은 기존 '뉴 커런츠'와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이 담당해 온 역할을 통합 및 확장해 아시아 독립영화를 조명할 예정이다. 또한 비전 섹션은 '비전-아시아'와 '비전-한국' 두 갈래로 나뉘며 한국을 비롯해 더 많은 아시아 독립 영화인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박 수석은 "한국과 아시아 섹션을 분리해서 뉴커런트와 비전 편수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형태와 운영 방안만 살짝 바뀐다고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시상 부문 마련해서 선정작들 영화인 지속적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지난해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을 선정했고, 당시 극장에 걸리지 않는 OTT 작품을 역대 최초로 개막작으로 선정해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우려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미 한국 문화에 폭넓게 자리하고 있는 OTT를 배제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소신을 드러내며 "부산국제영화제는 향후에도 OTT라고 해서 무조건 배제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작품의 중요도 그리고 그 작품의 가치를 중심으로 놓고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제 예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2023년 영화제 지원사업 예산을 52억 원에서 지난해 24억 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올해 지원금은 32억 원으로 책정됐으나 여전히 과거 예산 규모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자 박가언 수석프로그래머는 "2010년 대비 영화진흥위원회 예산 총액은 차이가 없고 국비는 줄었다. 3분의 1 토막이라고 보면 된다. 어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예산은 줄었지만, 영화제 개최에 드는 모든 비용은 늘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스폰서 등도 걱정"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그는 "오늘 발표한 것들은 또 다 돈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제한된 예산안에서 영화제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운영 조직 운영뿐만 아니라 비용적 측면도 고민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안고 가야 할 과제다. 어쨌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핑계 삼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집행위원장 선임은 2023년 5월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 사임 이후 네 번째 진행된 공모 만에 성사됐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허 전 집행위원장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돼 사임한 후 2년간 수장의 부재 속에서 영화제를 운영해 왔다. 이후 지난 3월 20일 열린 3차 이사회 및 2차 임시총회를 통해 정한석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를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최종 선출했다. 정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4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수석 프로그래머였던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박가언 프로그래머가 새롭게 함께하게 됐다. 박 수석 프로그래머는 본래 중남미와 유럽을 담당했으나 올해 영미와 일본을 주로 맡음과 동시에 프로그램 전반을 지휘할 계획이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추석 명절과 전국 체전 등을 고려해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 ※ 이 기사는 팬앤스타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댓글 6개 보러가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