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물 변천사②] '스터디그룹'·'선의의 경쟁'…세계관까지 구축한 'K-하이틴의 확장'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5.03.11 00:00 / 수정: 2025.03.11 00:00
'스터디그룹'·'선의의 경쟁' 와이랩 청춘 세계관 '블루스트링'
와이랩 제작진이 전한 학원물의 매력
와이랩 플렉스가 스터디그룹 선의의 경쟁 두 작품을 드라마화해 호성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각 포스터
와이랩 플렉스가 '스터디그룹' '선의의 경쟁' 두 작품을 드라마화해 호성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각 포스터

최근 종영한 '스터디그룹' '선의의 경쟁'부터 공개를 앞둔 '약한영웅 Class 2' '러닝메이트', 제작을 확정 지은 '기리고'까지 최근 OTT 플랫폼에서 '학원물'이 쏟아지고 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앞서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이 모두 호평을 받으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줬다. 눈에 띄는 건 최근의 '학원물'은 기존의 '학원물'과 다르다는 점이다. 청춘과 성장에 집중했던 예전과 달리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다양한 소재로 여러 사건들이 펼쳐진다. 이에 <더팩트>는 '학원물'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학원물과 장르물의 결합에 관한 제작사 등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최근 입소문을 타며 '학원물'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린 두 작품이 있으니 바로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이다. 특히 동시기에 방송된 두 작품은 플랫폼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달라진 학원물의 원인 중 하나인 '웹툰'이 영향을 미쳤다. 원작 웹툰 IP부터 영상화 제작까지 그 중심에 있는 제작사 와이랩에게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스터디그룹'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황민현 분)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물이다.

지난달 20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작품은 배우 황민현과 한지은을 중심으로 신예배우인 차우민 이종현 신수현 윤상정 등의 활약에 힘입어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5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통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플랫폼 라쿠텐 비키에서 총 147개국 주간 TOP5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지난 6일 16부작의 대장정을 끝낸 '선의의 경쟁'은 살벌한 입시 경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상위 1% 채화여고에 전학 온 우슬기(정수빈 분)에게 유제이(이혜리 분)을 비롯해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친구들이 다가오고 수능 출제 위원이었던 아버지의 의문사를 둘러싸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걸 스릴러다.

'선의의 경쟁' 또한 이혜리를 제외한 정수빈 강혜원 오우리 등 신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혜리의 이미지 변신과 이혜리 정수빈의 '케미' 등이 각종 SNS에서 주목을 받으며 작품은 K콘텐츠 분석 플랫폼 펀덱스에서 발표하는 화제성 차트에서 공개 첫 주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TV, OTT 통합 드라마 부문 2위까지 오른 데 이어 이혜리와 정수빈은 각각 배우 화제성 차트 3위와 9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일본, 대만 등의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이 황민현과 신예 배우들을 열연으로 호평을 얻었다. /와이랩, 티빙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이 황민현과 신예 배우들을 열연으로 호평을 얻었다. /와이랩, 티빙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작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웹툰 CP사(콘텐츠 공급사) 와이랩의 학원물 콘텐츠다. 이에 영상 제작 역시 와이랩이 함께 참여하며 이름을 올렸다.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 제작 총괄을 맡은 와이랩 플렉스 주연희 본부장은 <더팩트>에 "촬영은 '스터디그룹'이 1년 정도 먼저 끝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작품의 방송 시기가 겹쳐서 저희 작품들끼리 해외 플랫폼 1, 2순위를 경쟁하는 걸 지켜보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이어 "두 작품이 동시에 방송돼 학원물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와 와이랩의 '블루스트링' 세계관에도 더 관심 가져 주시는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함께 작업해 주신 감독님과 작가님,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플랫폼 관계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 본부장의 말처럼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은 와이랩 웹툰의 청춘 세계관 '블루스트링'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인지 두 작품의 흥행은 자연스럽게 '블루스트링' 세계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주 본부장은 "'스터디그룹'의 만일고 동아리 교류회 에피소드 대사로 '선의의 경쟁'의 배경인 채화여고가 명문 고등학교로 설명된다. 또 방송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웹툰 '선의의 경쟁'의 에필로그에는 '스터디그룹' 주인공 가민이가 등장한다"며 "많은 분들이 이러한 세계관을 눈치챘는데 두 작품의 원작을 애정하는 독자분들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분들 모두에게 이스터에그로 추가적인 소소한 재미를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이 탄탄한 서사와 관계성으로 호평을 얻었다. /와이랩, STUDIO X+U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이 탄탄한 서사와 관계성으로 호평을 얻었다. /와이랩, STUDIO X+U

두 작품뿐만 아니다. '참교육' '한림체육관' '세상은 돈과 권력' 등 와이랩의 학원물 대부분이 해당 세계관 아래에서 연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 본부장은 "세계관이라는 건 재밌는 작품 하나하나가 한데 모였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계관의 확장이자 IP의 확장이었다. 실제로 와이랩의 '블루스트링' 세계관 작품 중 다수가 영상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 본부장은 "웹툰에서는 이미 '스터디그룹' '죽지 않으려면' '참교육' 등 여러 캐릭터들과 설정이 크로스오버돼 있다"며 "워낙 다양한 콘셉트의 재밌는 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현재 영상화 작업에 대한 요청이 여럿 있다. 영상화된 작품들이 좀 더 쌓인 후에는 각 작품의 캐릭터들과 설정이 크로스 오버되는 작품이나 세계관을 내세우는 작품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터디그룹'에 이어 곧바로 '선의의 경쟁'까지, 웹툰 IP를 지녔다고 해서 무조건 드라마화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드라마화에 성공한 만큼 와이랩이 지닌 두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궁금했다.

주 본부장은 '원작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스터디그룹'은 현재 시즌3까지 연재 중으로 웹툰으로도 워낙에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특히나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애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인물별, 제품별로 가장 다양한 굿즈가 판매되고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의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명확한 작품이라서 '앓이'하는 코어 팬들이 정말 많은 작품이다"며 "두 작품의 매력이 확실하게 있기 때문에 이 매력 포인트만 놓치지 않고 잘 살린다면 드라마로도 재밌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선의의 경쟁 속 유제이와 스터디그룹 속 윤가민이 웹툰에서는 만나는 등 두 작품의 세계관이 연결돼 있다는 점은 원작 팬들과 드라마 팬들에게 재미를 안겼다. /STUDIO X+U, 티빙
'선의의 경쟁' 속 유제이와 '스터디그룹' 속 윤가민이 웹툰에서는 만나는 등 두 작품의 세계관이 연결돼 있다는 점은 원작 팬들과 드라마 팬들에게 재미를 안겼다. /STUDIO X+U, 티빙

와이랩의 기능적인 측면도 영상화에 한몫했다. 주 본부장은 "와이랩은 웹툰 원작사이자 드라마 제작사이기 때문에 다양한 웹툰 IP를 가지고 자유롭게 영상화 기획을 하고 있다"며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그렇듯 검증됐으며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기획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저희는 원작 작가님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영상화 작업을 하는데 큰 이점이 있다"고 짚었다.

'학원물'을 장르로 내세운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이지만 10대보다도 2030 세대에게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제작진은 애당초 두 작품 모두 10대를 타깃층으로 기획하지는 않았다. 주 본부장은 "두 작품 모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10대가 타깃층은 아니었다"며 "학원물은 우리 모두가 겪었던 10대 시기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모든 세대가 공감하고 이입하고 응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작가님도 작업할 때 특정 세대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각 작품의 장르와 톤앤매너를 명확하게 하는 데 집중했다. 이 부분이 오히려 각자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깃이 10대가 아닐 뿐이지 학원물 장르를 다루는 입장에서 신경 쓰이는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주 본부장은 특히 등장인물은 아직 10대인 미성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나 장면으로만 인물들을 활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며 "학교 폭력 등 현시대의 청소년 범죄나 문제들을 미화하지 않도록 인물들의 묘사나 신념이나 행동, 성장 지점 또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앞으로도 학원물의 다양한 변주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본 주 본부장은 "그런 점에서 저희 '스터디그룹'과 '선의의 경쟁'이 현재 흐름에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저희 작품에 애정과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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