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곽선영 권유리 이설이 '침범'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심리 파괴 스릴러 장르에 첫 도전한 이들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극강의 스릴러를 선사한다.
영화 '침범'(감독 이정찬·김여정)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5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여정 이정찬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곽선영 권유리 이설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기소유 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 분)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 분)이 해영(이설 분)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를 그린다.
먼저 김여정 감독은 "각자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주제와 캐릭터 등 비슷한 지점이 많아서 같이 각색해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나눠서 작업했다기보다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 치열한 합의를 거쳤다. 이정찬 감독과 11년 지기 친구라서 합의 과정이 정말 치열했는데 그래서 현장에서는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공동 작업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정찬 감독은 "저희 영화에서 '모성'이라는 게 큰 테마를 이룬다. 모성은 굉장히 보편적인 감정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짐일 수 있고, 감당하기 어려운 버거움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열어놓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혼 후 7살 딸을 홀로 키우는 수영 강사 영은 역을 맡은 곽선영은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목표가 명확했기에 주어진 상황에서 충실하면 해결되는 작업이었다.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좋은 시나리오였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 영화에 도전하게 된 곽선영은 "'왜 이제서야 영화를 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기회가 닿지 않았다. '침범'을 통해 영화를 시작하려고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제가 용산으로 영화를 보러 다니는데 여기에 제 얼굴이 걸려 있으니까 너무 신기하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권유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은 특수 청소 업체 직원 민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흥미로운 시나리오에 끌렸다는 그는 "웹툰이 원작이다 보니까 사전에 콘티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구체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 이설과 자주 만나면서 연극을 준비하듯이 실제 동선을 맞춰보면서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평소 스릴러 장르를 즐겨본다는 권유리는 "추리하고 추적하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장르 안에서 한 인물이 되어서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떻게 영상화될지 궁금했고 흥미진진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히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는 그는 "모든 인물에게 공감이 됐다. 그래서 안쓰러웠다. 저희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가족과 모성애, 그리고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침범이라는 키워드가 누구나 생각해 볼 법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설은 해맑은 얼굴의 침입자 해영을 연기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펄' '하녀' '퍼니게임' 등 두 감독의 추천 영화를 보면서 캐릭터의 방향성을 잡아갔다는 그는 "사실 저는 '어바웃 타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진실한 사랑을 좇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또 다른 형태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고 생각하면서 찍었다. 지독한 사랑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설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해영에 관해 "있는 그대로 사랑받길 원했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인물"이라고 바라보면서 "도드라지는 특색있는 캐릭터일 수 있지만 이에 묻히지 않고 저만의 입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기소유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기이한 행동을 하는 소현으로 분한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다만 촬영 당시 7세였던 만큼,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김여정 감독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고 소유에게 직접적으로 자극적인 것들을 전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또한 소유가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는 걸 경계하면서 설명했고 현장 스태프들도 주의를 기울였다"며 "소유 어머니와도 계속 소통하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피상적인 디렉팅을 할 수 있었다. 소유가 영화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말했다.
끝으로 곽선영은 "자리를 빛내주시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권유리는 "좋은 부분이 있다면 극대화시켜서 널리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설은 "기쁜 마음보다 두려운 마음이 크다. 영화를 완성해 주는 건 봐주시는 분들인 것 같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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