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돌아온 봉준호 감독…'미키 17'에 거는 기대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5.02.24 10:00 / 수정: 2025.02.24 10:00
'기생충' 이후 6년 만의 신작…전 세계 관심 집중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 완성한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SF 영화'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미키 17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새롬 기자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미키 17'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SF 영화로 돌아온 봉 감독이 '기생충'의 영광을 재현하고 침체된 한국 극장가를 살릴 수 있을까.

오는 28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미키 17'(감독 봉준호)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에드워드 애시튼 작가의 SF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은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던 작품이다. 그렇기에 봉 감독이 선보이는 다음 작품인 '미키 17'을 향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또한 '미키 17'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로버트 패틴슨은 직업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어수룩하고 모든 것에 미안해하는 미키 17과 반항적이고 직진하는 미키 18을 소화한다. 이렇게 1인 2역을 맡게 된 그는 수많은 목소리 실험을 거치고 걸음걸이를 연구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만큼, 엉뚱하고 위험한 두 미키의 공존을 세심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나오미 애키는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로, 마크 러팔로는 추종자들을 거느린 얼음 행성 개척단의 사령관 케네스 마셜로, 스티븐 연은 미키의 친구 티모로 분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마크 러팔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하며 새로운 유형의 독재자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작품 개봉을 앞두고 홍보에 진심인 봉 감독과 배우들이다. 차기작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봉 감독의 고국인 한국에 꼭 오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로버트 패틴슨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국내 취재진을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고, 우연히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팀과 만나 재밌는 그림도 완성했다.

이어 나오미 애키와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도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오는 20일 봉 감독과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고,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로버트 패틴슨은 직업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어수룩하고 모든 것에 미안해하는 미키 17과 반항적이고 직진하는 미키 18을 소화한다. /이새롬 기자
로버트 패틴슨은 직업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어수룩하고 모든 것에 미안해하는 미키 17과 반항적이고 직진하는 미키 18을 소화한다. /이새롬 기자

앞서 공개된 풋티지 영상에는 죽을 가능성이 높은 임무를 부여받고 죽기 딱 좋은 현장에 투입돼서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마주하는 여러 미키들과 주인공이 마카롱 가게 사업 실패로 사채업자에 시달리다가 지구를 떠나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으로서 존재하게 된 과정 등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영화 '더 배트맨' '브레이킹 던' 시리즈 등과 '라이트하우스' 등 멋진 캐릭터부터 개성 강하고 현실감 넘치는 인물들까지 소화했던 로버트 패틴슨의 새로운 얼굴과 독특한 연기 톤, 첫 악역에 도전한 마크 러팔로의 열연 등도 엿볼 수 있어 흥미를 더했다.

이를 두고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인간 냄새 가득한 SF 영화다. 미키는 평범하고 어찌 보면 불쌍한 청년"이라며 "인간 사회에 대해 심각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마음껏 풍자할 수 있다는 게 SF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원작보다 주인공을 10번 더 죽인 봉 감독은 "그야말로 극한직업이다. 죽을 때마다 새롭게 출력이 된다. 출장을 10번 더 나가는 셈인데 더 일상적이고 다양한 죽음을 통해서 노동자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원작의 핵심 콘셉트도 휴먼 프린팅이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극한의 처지에 있는 노동자 계층으로 볼 수 있어서 계급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미키의 성장영화라는 측면도 있어서 재밌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미키의 죽음 횟수를 비롯해 작품의 배경을 먼 미래에서 우리가 겪어야될지도 모르는 근미래로 각색한 봉 감독은 "웅장한 SF도 좋지만 우리 작품은 우리의 눈앞에 닥쳐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그린다. 근미래를 통해 여러분들이 겪게 될 미래로 끌어당기고 싶었다"며 "또한 내 영화 최초로 로맨스도 있다. 인간이 출력되고 있는 순간에도 사랑은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인간 냄새 가득한 SF 영화다. 미키는 평범하고 어찌 보면 불쌍한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은 인간 냄새 가득한 SF 영화다. 미키는 평범하고 어찌 보면 불쌍한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후 '미키 17'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기생충'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의 해외 매체는 호평을 보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렇게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미키 17'이다. 다만 한국 극장가의 상황이 6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세 차례 관람료 인상을 단행했고, 티켓값을 15000원까지 끌어올리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한 달 구독료와 비슷한 금액대를 형성했다.

물론 지난해 '범죄도시4'와 '파묘'가 천만 영화에 등극했지만 이를 포함해 단 6편만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양극단에 놓인 한국 영화들의 성적표와 '중박 영화' 부재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6일간의 황금연휴였던 올해 설 극장가에 출격한 작품들도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날카로운 통찰력과 창의성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대중과 평단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 봉준호 감독이 '미키 17'로 침체된 한국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을 모은다. 오는 28일 국내 개봉하는 '미키 17'은 3월 7일 북미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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