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진영·다현의 싱그러운 비주얼이 다한 '그 시절'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5.02.21 00:00 / 수정: 2025.02.21 00:00
두 사람의 '케미'는 풋풋하지만…관객들 첫사랑 추억 소환은 무리
21일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선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사테이크
21일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선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사테이크

[더팩트|박지윤 기자] 교복을 입은 진영과 다현의 싱그러운 비주얼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잠시나마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슴슴한 맛도 있다. 다만 아쉽게도 이게 전부다. 이렇게 포스터만으로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 외의 새로운 매력은 찾아볼 수 없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다.

오늘(21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 이하 '그 시절')는 선아(다현 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진영 분)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진우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공부에는 관심 없고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인 진우는 수업 시간에 친구와 장난치다가 선생님에게 혼이 나고, 그 벌로 모범생 선아의 앞자리로 이동해 그의 감시를 받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 하는 사이였지만, 어느 날 교과서를 두고 온 선아에게 자신의 것을 건네주고 대신 벌을 받으면서 둘의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된다.

자신을 대신해 벌을 받은 진우가 고마웠던 선아는 필기 공책을 건네는 등 그에게 공부를 알려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선아와 진우는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고 시험 성적을 걸고 내기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둘만의 추억을 쌓아간다. 뛰어난 외모와 우수한 성적으로 남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을 이해 못 했던 진우는 점점 자신도 모르게 선아에게 스며들고, 선아도 진우를 향해 마음을 열게 된다.

진영(위쪽)은 노는 게 제일 좋았던 10대 시절과 20대 진우 역을 맡아 내 안의 그놈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영화사테이크
진영(위쪽)은 노는 게 제일 좋았던 10대 시절과 20대 진우 역을 맡아 '내 안의 그놈'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영화사테이크

시간이 흘러 진우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하고, 선아는 수능 때 치명적인 실수를 하며 진우와 다른 지역에 있는 교대에 입학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지만, 진우는 자신의 진심을 용기 있게 전하지 못하고 선아는 아직도 철들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자꾸만 실망감만 느낀다.

이렇게 풋풋했던 10대 시절을 함께 보냈던 진우와 선아는 멀어진 물리적 거리와 흘러간 시간만큼 눈앞에 있는 현실도 달라졌기에, 학창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과 첫사랑이라는 소중하면서도 아련한 감정을 간직한 채 각자의 길을 걸어 나간다.

'그 시절'은 현실적인 첫사랑 묘사가 매력인 가진동·쳔옌시의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은 대만 영화 사상 최단기간 1억 타이완 달러의 수익을 달성하고, 사상 최장기간이었던 5개월 동안 상영되는 인기를 누렸다. 국내에서도 대만 특유의 감성과 학창 시절 첫사랑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세 차례 재개봉될 정도로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후 한국판으로 재탄생된 '그 시절'이다. 원작의 과거 시점이 1994년으로 설정됐다면, 한국판은 과거 배경을 2000년대 초반으로 한다. 그리고 두 주인공은 풍등을 들어 올리지 않고 남산에 가서 열쇠를 걸고, 대만 대지진을 수해로 바꾸는 등 일부를 제외하고 원작의 틀을 그대로 따른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연기에 도전한 다현(위쪽 사진의 오른쪽)은 말갛고 청순한 비주얼로 만인의 첫사랑이라는 설정을 단번에 납득시킨다. /㈜영화사테이크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연기에 도전한 다현(위쪽 사진의 오른쪽)은 말갛고 청순한 비주얼로 '만인의 첫사랑'이라는 설정을 단번에 납득시킨다. /㈜영화사테이크

하지만 원작을 재밌게 본 관객들을 만족시키면서 그 시절의 한국 감성을 더해 국내 관객들까지 사로잡고 싶었던 메가폰의 바람은 아쉽게도 통하지 않을 듯하다. 작품은 시작부터 떨어지는 성인지 감수성으로 호감도를 한껏 내리고, 대놓고 웃으라고 배치한 대사와 설정은 저조한 타율을 기록하며 보는 이들을 오그라들게 할 뿐이다. 공감도, 웃음도 충분하지 않기에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시간을 확인하게 된다.

그럼에도 10대 시절과 20대 진우를 연기한 진영과 이번 작품으로 연기에 도전한 다현은 제 몫을 다 해낸다. 진영은 선아를 좋아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면서 친구들은 견제하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생이 되고 군대를 가고 직업을 찾기까지, 성장에 따른 진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첫사랑의 감정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다현은 말갛고 청순한 비주얼로 '만인의 첫사랑'이라는 설정을 단번에 납득시킨다. 다만 진우를 향한 선아의 감정선이 촘촘하게 그려지지 않다 보니, 다현의 다양한 얼굴 표정을 보기 힘들어 아쉬움을 남긴다. 앞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인 만큼, 다른 장르와 캐릭터를 만났을 때 그가 꺼낼 또 다른 얼굴이 궁금해진다. 교복을 입은 진영과 다현의 풋풋함도 작품의 큰 매력 포인트다.

지난해 홍경·노윤서의 '청설'을 시작으로 도경수·원진아의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이어 '그 시절'까지 개봉하면서 대만 로맨스 영화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 극장가다. B1A4(비원에이포) 출신 진영과 트와이스 다현이라는 두 K팝 스타의 만남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관객들의 기대감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개봉 후에도 이러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1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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