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대만 로맨스 리메이크 열풍…'그 시절', 원작의 벽 넘을까
  • 박지윤 기자
  • 입력: 2025.02.19 10:00 / 수정: 2025.02.19 12:02
'청설'·'말할 수 없는 비밀', 다소 아쉬운 흥행 기록
진영X다현 '그 시절', 글로벌 인기 힘입어 분위기 반전시킬까
청설과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이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왼쪽부터)까지 대만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연달아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작품 포스터
'청설'과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이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왼쪽부터)까지 대만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연달아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작품 포스터

[더팩트|박지윤 기자] 한국 영화계에 대만 로맨스 영화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청설'과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작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크린에 출격하는 '그 시절'이 침체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청설'(감독 조선호)을 시작으로 지난달 27일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에 이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 이하 '그 시절')까지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 작품들이 연달아 개봉하고 있다. 다만 앞선 두 작품은 제작 단계부터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것과 달리 개봉 후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지 못하면서 아쉬운 기록을 남긴 만큼, '그 시절'을 향한 걱정스러운 시선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청설은 장르적 특성상 주로 2~30대 관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누적 관객 수 80만 명을 기록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1월 개봉한 '청설'은 장르적 특성상 주로 2~30대 관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누적 관객 수 80만 명을 기록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먼저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그리고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세 사람은 수어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20대 청춘들의 순수한 사랑과 성장통을 그려냈고, 비슷한 그림체로 안정감을 주면서 자극적인 콘텐츠가 무수히 쏟아지는 시대에서 순수하고 무해한 청춘 로맨스를 완성했다.

또 작품은 두 주인공이 첫 만남에서 서로를 청각장애인이라고 착각하면서 수어로만 대화하는 것과 장애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 등을 담으면서 원작의 큰 틀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면서도 청각장애를 가진 수영 선수를 언니가 아닌 동생으로 설정하는 등 한국 정서를 고려한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청설'은 세 배우의 싱그러운 '케미'와 함께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되 일부 설정을 바꾸면서 한국판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내세웠다. 하지만 장르적 특성상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층을 형성하지 못하며 누적 관객 수 80만 명에 그쳤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작품의 배경을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바꾼 것 빼고는 원작과 틀을 같게 하면서도 현재의 감성에 부합하는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작품의 배경을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바꾼 것 빼고는 원작과 틀을 같게 하면서도 현재의 감성에 부합하는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어 도경수·원진아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올해 설 연휴 극장가에 출격했다. 작품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 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도경수는 피아니스트 음대생 유준 역을 맡아 스크린 첫 멜로에 도전했고, 원진아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음대생 정아로 분해 원작 속 여주인공보다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선 신예은은 바이올린 전공 음대생 인희를 연기하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07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주걸륜과 계륜미의 열연과 함께 시간 여행 로맨스를 소재로 한 반전 있는 스토리로 화제를 모았고, 이에 힘입어 국내에서 두 차례 재개봉하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가운데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작품의 배경을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바꾼 것 빼고는 원작과 틀을 같게 한다. 또한 작품의 시그니처 곡 '시크릿'과 피아노 배틀 장면 등을 담으면서도 유준과 정아가 서로의 호감을 확인하는 듀엣곡 '고양이 춤'과 들국화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버전의 '매일 그대와' 등 새로운 곡을 선곡해 현재의 감성에 부합하는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하지만 동명의 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에 스토리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과 원작과 달라진 부분들이 일부 관객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준다는 감상평이 다수 존재했다. 또한 설 연휴 극장가를 함께 채웠던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펼치지 못했고, 누적 관객 수 73만 명(19일 기준)을 기록하며 두 작품에 비해 더딘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다.

진영(왼쪽)과 다현이 연기 호흡을 맞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선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사테이크
진영(왼쪽)과 다현이 연기 호흡을 맞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선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사테이크

오는 21일 개봉하는 '그 시절'은 선아(다현 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진영 분)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다. 가진동·천옌시가 주연을 맡은 원작은 현실적인 첫사랑 묘사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대만 영화 사상 최단기간 1억 타이완 달러 수익을 달성하고, 사상 최장기간이었던 5개월 동안 상영되는 인기를 누렸다.

특히 2012년 국내에서 개봉된 '그 시절'은 대만 특유의 감성과 학창 시절 첫사랑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세 차례 재개봉되며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를 B1A4(비원에이포) 출신 진영과 트와이스 다현이 한국판으로 재탄생시키게 된 것.

진영은 노는 게 제일 좋았던 10대 시절과 20대의 진우로 분해 '내 안의 그놈'(2019)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고, 다현은 수줍으면서도 강단 있는 선아로 분해 데뷔 10년 만에 연기에 도전한다. 두 사람이 완성할 풋풋한 청춘의 이야기와 함께 다현의 연기에 많은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다현(왼쪽)과 진영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대만 남미 싱가포르 등 주요 34개국에서 순차 개봉을 확정 지으며 개봉 전부터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장윤석 기자
다현(왼쪽)과 진영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대만 남미 싱가포르 등 주요 34개국에서 순차 개봉을 확정 지으며 개봉 전부터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장윤석 기자

앞서 '그 시절'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대만 남미 싱가포르 등 주요 34개국에서 순차 개봉을 확정 지으며 개봉 전부터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동안 대만 로맨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원작의 인기를 뛰어넘지 못하며 흥행을 거둔 리메이크작이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그 시절'은 대만 영화 특유의 감성을 어떻게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며 원작의 팬덤을 만족시키고 새로운 관객들까지 유입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에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더팩트>에 "우리나라 드라마 중에서는 멜로나 로맨스 장르가 많지만 영화는 별로 없다.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를 잘 쓰는 작가들이 대부분 드라마 쪽으로 가 있고, 영화는 스릴러나 범죄물을 자주 다루기에 인력 풀이 약한 측면이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그렇기에 적은 예산으로 신인급이나 아이돌 스타들을 캐스팅하면서 특정 관객층이 볼 거라는 기대감이나 신뢰가 있는, 예전에 성공했던 작품들을 리메이크하는 것들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같다"며 "첫사랑의 순수함과 풋풋함이 부각되는 대만 영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할리우드 영화와 또 다른 감수성의 힘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리메이크 작품들이 원작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에 관해 "오리지널의 신선함이 희석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 시절'은 원작의 여주인공과 다현의 이미지가 사뭇 달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아이돌 팬덤의 힘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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