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2월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우면서 관객들에게 골라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 5일 스크린에 걸린 하정우의 분노 추적극 '브로큰'(감독 김진황)을 시작으로, 최다니엘과 정해인이 유쾌한 앙상블을 이룬 '써니데이'(감독 이창무), 진영과 다현의 풋풋함이 가득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감독 조영명), 사제진으로 만난 이레와 진서연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감독 김혜영), 경수진·고규필의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 '백수아파트'(감독 이루다)가 순차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앞서 권상우의 '히트맨2'(감독 최원섭)와 송혜교·전여빈의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도경수·원진아의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이 설 연휴 3파전을 벌였다. 그리고 '히트맨2'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처음으로 200만 관객 고지를 밟은 가운데, 어떤 작품이 흥행 배턴을 이어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브로큰', 하정우와 신인 김진황 감독의 만남
먼저 '브로큰'은 시체로 돌아온 동생과 사라진 그의 아내 그리고 사건을 예견한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모든 것이 얽혀버린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가는 민태(하정우 분)의 분노의 추적을 그린다. 장편 '양치기들'로 주목받은 신인 김진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정우는 동생이 죽던 밤의 진실을 쫓는 남자 민태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가 합류해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 '추격자'의 나홍진 등 현재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시작을 함께했던 하정우는 다시 한번 신인 감독과 손을 잡았고, 신선한 시너지로 느낌 좋은 날 것의 얼굴을 제대로 꺼내 호평받고 있다.
앞서 '비공식 작전' '보스톤 1947' '하이재킹' 등을 선보였던 하정우는 '기시감이 느껴진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부진의 늪에 빠졌는데, 신작에서 '추격자'와 '황해'에 담긴 거친 느낌의 하정우 얼굴이 스쳐 지나가 보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안긴다. 개봉 첫날 권상우의 '히트맨2'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브로큰'이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최다니엘, '써니데이'로 6년 만에 스크린 복귀
19일 개봉하는 '써니데이'는 이혼 소송 후 고향 완도로 컴백한 슈퍼스타 오선희(정해인 분)가 첫사랑이었던 순정남 조동필(최다니엘 분)과 고향 친구들을 만나 서로에게 새로 시작할 용기를 주는 리스타트 해피 무비로, '도가니' '러브필션' 등을 선보였던 제작사 삼거리픽쳐스의 작품이다.
최다니엘은 로스쿨을 때려치우고 고향 완도에 틀어박혀 사는 첫사랑 순정남 조동필로, 정해인은 이혼 소송 후 고향 완도로 컴백한 오선희로 분해 유쾌한 용기를 전한다. 여기에 한상진 강은탁 김정화 등이 합류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써니데이'는 최다니엘이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드라마 '지붕 뚫고 하이킥' '오늘의 웹툰', 영화 '악의 연대기'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탄탄한 연기 실력을 보여준 그는 최근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꾸밈없는 일상을 공개하며 '최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렇게 친근한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과 가까워진 최다니엘이 본업으로 복귀해 어떤 새로운 얼굴을 꺼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진영·다현, 첫사랑 기억 소환 준비 완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B1A4(비원에이포) 출신 진영과 트와이스 다현, 두 K팝 스타의 만남만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선아(다현 분)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진우(진영 분)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그린 영화로, 아시아 및 중화권에서 최고의 흥행 기록을 달성했던 가진동·천옌시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진영은 노는 게 제일 좋았던 10대 시절과 20대의 진우로 분해 '내 안의 그놈'(2019)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2015년 트와이스로 데뷔한 다현은 수줍으면서도 강단 있는 선아 역을 맡아 연기 데뷔에 나선다. 특히 포스터와 예고편만으로 진영과 다현의 싱그러운 비주얼과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하는 청량한 감성을 만끽할 수 있어 두 사람이 작품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21일 국내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3월 6일 태국, 12일 필리핀 대만 등에서 순차적으로 극장 개봉을 준비 중이다. 또한 남미 지역도 브라질을 시작으로 동시 개봉을 앞둔 만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흥행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이레·진서연의 극과 극 사제 '케미'
당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지난해 12월 24일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었지만, 제작진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부득이하게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고 밝히며 한 차례 개봉을 연기했다. 그리고 오는 26일로 개봉 일자를 다시 확정 지었다.
작품은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레는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무한 긍정 소녀 인영으로, 진서연은 카리스마 넘치는 예술 감독 설아로 분한다. 특히 두 사람은 선생과 제자라고는 믿기 어려운 극과 극 사제지간 '케미'로 유쾌함과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발산할 전망이다.
정수빈은 만년 1등 나리 역을, 이정하는 순수함으로 무장한 남사친(남자사람친구) 도윤 역을 맡아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멜로가 체질'을 함께한 김혜영 감독과 재회한 손석구는 인영이 사는 동네에서 작은 약국을 운영하는 괴짜 약사 동욱을 연기하며 유쾌한 매력을 발산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한국 최초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정곰상 제너레이션 K플러스 작품상을 수상하고, 개봉 전부터 전 세계 50개국의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은 가운데, 국내 관객들도 매료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백수아파트', 경수진·고규필의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
배우 경수진과 고규필이 '백수아파트'를 통해 미스터리 코믹 추적을 시작한다. 작품은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백수 거울(경수진 분)이 새벽 4시마다 아파트에 울려 퍼지는 층간 소음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이웃들을 조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이다.
경수진은 동네 불의에 맞서 싸우느라 24시간이 모자란 거울 역을 맡아 털털한 매력을 발산하며 극을 이끈다. '범죄도시3'(2023)를 통해 초롱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고규필은 이웃 청년 경석으로, 이지훈은 거울의 동생 두온으로, 김주령은 아파트 동대표 지원으로, 최유정은 할 말 다하는 공시생 샛별로 분해 경수진과 다채로운 '케미'를 형성할 계획이다.
앞서 '백수아파트'는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수상으로 탄탄한 짜임새를 인정받았고, 제18회 런던한국영화제에서 "유쾌함과 따뜻함의 훌륭한 조화" "관습을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측 불가능한 작품" 등 관객들의 호평을 자아낸 바 있다. 신선한 조합의 배우들이 일상적 공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누구나 들어본 층간 소음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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