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배급사가 선보일 신작 라인업은?
'파묘'·'범죄도시4' 이을 천만 영화 탄생할까
국내 5대 배급사가 선보이는 올해의 라인업을 통해 2025년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을 책임질 작품들을 알아봤다. /이새롬 기자 |
2025년 '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이 밝았다. 지난해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지만 영화계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어떤 작품들이 극장가에 출격해 분위기를 반전시킬까. <더팩트>는 국내 5대 배급사(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이는 올해의 라인업을 정리해 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2024년 영화계는 극과 극 성적표를 받은 한 해였다. K-오컬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파묘'와 믿고 보는 마동석의 통쾌한 액션 범죄극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사로잡았지만, 2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단 7편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개봉한 곽도원의 '소방관'(감독 곽경택)이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며 300만 고지를 밟았고, 현빈의 '하얼빈'(감독 우민호)이 혼란의 시대를 겪고 있는 지금을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로 흥행 질주를 펼치며 2025년 영화계의 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을사년에는 어떤 작품이 출격해 흥행 배턴을 이어받을까.
박찬욱 감독(왼쪽)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유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CJ ENM |
◆ 흥행 부진 끊은 CJ ENM, '어쩔수가없다'·'악마가 이사왔다'로 분위기 이어갈까
지난해 황정민·정해인의 '베테랑2'(감독 류승완)와 현빈의 '하얼빈'(감독 우민호)으로 흥행 부진을 끊으며 숨을 돌린 CJ ENM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와 임윤아·안보현 주연의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를 선보인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유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소설 'THE AX(액스)'를 원작으로 한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쓰리 몬스터'에 이어 박찬욱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이병헌은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 아이를 둔 가장 만수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손예진은 만수의 아내 미리로 분해 '협상'(2018) 이후 약 7년 만에 관객들을 찾는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청년백수 길구(안보현 분)가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면서 영혼 탈탈 털릴 기상천외한 경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942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임윤아가 재회한 가운데, 두 사람이 이번에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위쪽부터 시계방향) '행복의 나라로'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은 2025년 개봉 예정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여름 달군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인 마동석·서현 주연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와 강하늘 주연의 '스트리밍'(감독 조장호)을 포함해 7편의 한국 영화를 내놓는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마를 사냥하는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팀이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마동석 서현 정지소 등이 출연한다. 마동석이 바위 같은 힘과 주먹으로 악마를 사냥하는 어둠의 해결사 바우 역을 맡은 가운데, '범죄도시' 시리즈가 아닌 다른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파워풀하고 화끈한 액션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미스터리 스트리머 우상(강하늘 분)이 풀리지 않는 연쇄살인 사건의 단서를 파헤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이 외에도 구교환 주연의 '부활남'(감독 백종열), 악동뮤지션 멤버 이수현이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감독 김용환), 류승룡·박해준의 '정가네 목장'(감독 김지현)도 개봉한다. 또 2020년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최민식·박해일 '행복의 나라로'(감독 임상수)도 올해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이민호 안효섭 채수빈 신승호 나나 그리고 블랙핑크 지수 등으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한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은 여름 극장가를 노린다. 작품은 10년 동안 연재된 소설처럼 멸망해 버린 현실에서 유일하게 결말을 알고 있는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대장정을 그린 영화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8년 네이버시리즈 연재 이후 현재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돌파하고 해외에서도 인기를 모으며 큰 성공을 이룬 웹소설이 영화로 어떻게 재탄생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NEW는 '검은 수녀들'(왼쪽)과 조정석 주연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스크린에 건다. /NEW, 서예원 기자 |
◆ NEW, 송혜교·전여빈 '검은 수녀들'→조정석 '좀비딸' 출격
NEW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로 새해를 연다. 작품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 개봉해 544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의 두 번째 이야기로, '파묘'에 이어 K-오컬트 신드롬을 재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송혜교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식을 준비하는 유니아 수녀 역을, 전여빈은 유니아를 도와 검은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는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아 연기 호흡을 맞춘다. 특히 '검은 수녀들'은 송혜교의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후 약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넷플릭스 '더 글로리' 이후 선보이는 차기작으로 기대감을 더한다.
이어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한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감독 필감성, 이하 '좀비딸')도 선보인다. 작품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리 훈련에 돌입한 아빠의 좀비 길들이기를 담은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데뷔작 '인질'(2021)에 이어 티빙 '운수 오진 날'로 흡입력 있는 연출을 보여준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정석은 좀비가 되어버린 딸을 세상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이정은은 어촌 마을에 사는 흥과 정이 넘치는 할머니 밤순으로, 최유리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 수아로, 조여정은 어촌 마을의 선생님으로 부임한 정환의 첫사랑 연화로, 윤경호는 정환의 오랜 친구 동배로 분해 작품에 활력을 더할 계획이다.
쇼박스는 구교환(왼쪽)의 '먼 훗날 우리' '폭설', 하정우의 '로비', 이제훈의 '모럴헤저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더팩트 DB |
◆ '파묘'로 웃은 쇼박스, 또 한 번 천만 영화 탄생시킬까
지난해 '파묘'로 오컬트 장르의 한계를 깨부수며 천만 신화를 써 내려가고, '사랑의 하츄핑'을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2위에 올린 쇼박스는 애니메이션 '퇴마록'을 시작으로 4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찾는다.
하정우는 배우 겸 감독으로 관객들 앞에 선다. 그의 세 번째 연출작 '로비(가제)'는 연구는 퍼펙트, 비즈니스는 제로, 골프는 더 모르는 창욱(하정우 분)이 스마트 도로 국책 사업을 따내기 위해 벌이는 로비 골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하정우를 비롯해 김의성 박병은 박해수 이동휘 현봉식 최시원 등이 출연한다.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에 이어 약 10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하정우가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최근 지속된 흥행 부진을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을 높인다.
이와 함께 쇼박스는 구교환·문가영의 '먼 훗날 우리(가제)' 구교환·김윤석의 심리 스릴러 '폭설', 유해진·이제훈의 '모럴헤저드(가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교환은 '부활남'부터 '먼 훗날 우리'와 '폭설'까지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이며 '열일'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말할 수 없는 비밀' '열대야' '파반느'(위쪽부터) 등 6편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 플러스엠, '야당'·'얼굴'·'열대야' 등 6편 개봉 예정
송중기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로 2024년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도경수·원진아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로 새해 극장가에 출격한다.
작품은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 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2008년 개봉해 판타지 로맨스 신드롬을 일으켰던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큰 사랑을 받았던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만큼,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제작 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에 제작진은 원작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현재의 감성에 부합하는 스토리텔링으로 극의 무드와 음악 등 모든 면에서 독보적인 감성과 분위기를 자아내며 다시 한번 관객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경수진·고규필의 코미디 미스터리 추적극 '백수아파트'(감독 이루다), 강하늘·유해진·박해준이 뭉친 '야당'(감독 황병국), 박정민의 1인 2역 도전기 '얼굴'(감독 연상호), 우도환·장동건의 하드보일드 액션 '열대야'(감독 김판수), 고아성·변요한·문상민 '파반느'(감독 이종필)도 관객들과 만난다.
이 가운데 '얼굴'은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독립영화이자 박정민이 아들 임동환과 40년 전 아버지 임영규를 연기하며 1인 2역에 도전해 화제를 모은다.
또한 2009년 출간 후 화제를 불러일으킨 박민규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하는 '파반느'는 2020년 개봉한 웰메이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이종필 감독과 고아성의 재회로 반가움을 안겼다. 첫 멜로 연출작을 선보일 이종필 감독이 어떤 사랑의 모습을 그려낼지 기대감을 높인다.
2023년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를, 2024년 '범죄도시4'를 천만 반열에 올린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다. 이렇게 2년 연속 한국 영화계에 굵직한 존재감을 남긴 가운데, '범죄도시' 시리즈가 빠진 라인업에서도 또 한 번 천만 영화를 탄생시킬지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