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검은 수녀들', 한 달 차이로 관객들 만나
독립군 공부인에서 미카엘라 수녀로…다채로운 얼굴 예고
배우 전여빈이 영화 '하얼빈'과 '검은 수녀들'로 2024년 연말과 2025년 연초 극장가를 책임진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전여빈이 '하얼빈'으로 2024년을 마무리하고, '검은 수녀들'로 2025년의 포문을 연다. 그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장르 같지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에게 힘을 전달할 준비를 마쳤다.
전여빈은 오는 24일 스크린에 걸린 '하얼빈'(감독 우민호)과 내년 1월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로 관객들과 만난다.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연말에 이어 곧바로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시점에도 작품을 선보이게 된 그가 어떤 다채로운 얼굴로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울지 많은 관심을 모은다.
전여빈은 '하얼빈'에서 기품과 강단을 지닌 독립군 공부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CJ ENM |
먼저 전여빈은 '하얼빈'에서 기품과 강단을 지닌 독립군 공부인 역을 맡아 현빈 박정민 조우진 유재명 이동욱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연말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전망이다.
작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첩보 액션 대작으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과 '내부자들' 등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보여준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 중 독립군 공부인은 차갑지만 뜨겁고 절제된 동작이지만 무한한 마음이 샘솟아 나는 인물로, 독립운동을 했던 여성들의 사료를 모아 재창조된 캐릭터다. 도전 정신과 기대감을 안고 작품을 택했다는 전여빈은 당시 서양 근대 복식을 구현한 의상을 입고 겉으로는 단아하지만 내면에는 파워를 지니고 있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또한 '하얼빈'은 라트비아 몽골 한국 등 3개국을 오가는 압도적 규모의 글로벌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광활한 스케일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긴 여정을 함께한 전여빈은 5개월 동안 몽골과 라트비아에서 촬영하며 희한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고.
그는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에 서 있는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 존재로서의 성찰을 배우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며 "만약 우리의 첫 촬영지가 서울이었다면 이렇게 끈끈한 동지애를 못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런 공간을 다니며 했던 고생은 독립 투사를 생각하면 고생도 아니라는 마음으로 현장에 임했다"고 남다른 각오로 촬영에 임했음을 짐작게 했다.
전여빈(왼쪽)과 송혜교가 주연을 맡은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NEW |
이어 새해 극장가의 포문을 열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5년 개봉해 544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 가운데 전여빈은 유니아(송혜교 분) 수녀를 도와 검은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는 미카엘라 수녀로 분해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극 중 미카엘라 수녀는 정신의학과 의사이자 바오로(이진욱 분) 신부의 제자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유니아 수녀를 돕기로 결심하는 인물이다.
'검은 수녀들'을 만난 전여빈은 말로 대사를 내뱉기보다 유니아와 주변 환경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를 눈빛이나 몸의 떨림 그리고 텐션으로 보여주는 리액션에 더 집중했다고. 데뷔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송혜교와도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어떤 새로운 얼굴을 꺼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검은 수녀들'은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신분의 수녀들의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설정과 두 수녀가 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돌진해 나가는 모습에서 나오는 의외의 장면들로 차별화된 재미를 자신했다. '검은 사제들'의 팬덤과 새로운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으며 2024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에 이어 또 한 번 'K-오컬트'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전여빈은 "두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비슷한 것 같다. 나를 넘어서서 내 앞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얼빈'과 '검은 수녀들'의 의미를 되새겼다. /서예원 기자 |
이렇게 전여빈은 독립군들의 뜨거운 투지가 담긴 '하얼빈'과 수녀들이 구마의식을 하는 K-오컬트 '검은 수녀들'로 연말과 연초 극장가에 출격하게 됐다. 두 작품의 개봉일은 딱 한 달 차이지만, 홍보와 무대인사 등 관련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중은 이 기간에 계속 전여빈을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분배해야되는 상황에 놓인 만큼, 전여빈의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됐으나 오히려 그는 두 작품의 공통된 지점을 강조하며 관객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내비쳤다.
전여빈은 "두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비슷한 것 같다. 나를 넘어서서 내 앞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의미를 되새기며 "2024년을 마무리하는 연말과 2025년을 도약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이야기다. 제 안에 있는 기쁜 마음과 그런 에너지를 나누고 싶은 열정을 담아서 열심히 홍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한 전여빈은 영화 '죄 많은 소녀' '해치지 않아', 드라마 '구해줘' '멜로가 체질' '빈센조', 넷플릭스 '낙원의 밤' '글리치' '너의 시간 속으로'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 그리고 OTT 플랫폼을 오가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했다. 특히 그는 매 작품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결의 캐릭터를 만나 코믹 연기부터 1인 2역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고, 이에 힘입어 '거미집'(2023)으로 제44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전여빈은 "다른 사람한테 믿음을 줄 수 있는 만큼 나한테도 믿음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설레는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이후 약 1년 만에 '하얼빈'과 '검은 수녀들'로 스크린에 출격하는 그가 얼마나 뜨거운 연기 열정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데뷔 10주년의 해를 뜻깊게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