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장녹수' 전미경 母 윤정란 '50년대 스타배우'
입력: 2024.05.28 09:22 / 수정: 2024.05.28 10:30

전미경 "한국영화잡지 사료관에서 뒤늦게 발자취 확인"
특급 여배우 음악적 재능과 기질 이어받은 2세 연예인


트로트 가수 전미경은 장녹수를 비롯해 사극 임이여 임일래라 서궁 아씨 여자의 방 OST 곡들도 모두 그의 목소리에 실려 애절하고 가슴 절절한 반향을 일으켰다. /더팩트 DB
트로트 가수 전미경은 '장녹수'를 비롯해 사극 '임이여 임일래라' '서궁' '아씨' '여자의 방' OST 곡들도 모두 그의 목소리에 실려 애절하고 가슴 절절한 반향을 일으켰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전미경은 '장녹수'로 유명한 정통 트로트가수다. 맑고 고운 보이스가 매력으로 음악적 표현력이 왕성하고 감정을 담는 깊이가 남다르다.

'장녹수'를 비롯해 사극 '임이여 임일래라' '서궁' '아씨' '여자의 방' OST 곡들도 모두 그의 목소리에 실려 애절하고 가슴 절절한 반향을 일으켰다.

알고보면 전미경은 일세를 풍미한 유명 여배우 딸로 원조 2세 연예인이다. 전미경의 친어머니 故 윤정란의 발자취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40년대 초에 데뷔해 20여년간 왕성하게 활동했던 인기 여배우였다.

전미경은 일세를 풍미한 유명 여배우 딸로 원조 2세 연예인이다. 전미경의 친어머니 故 윤정란의 발자취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40년대 초에 데뷔해 20여년간 왕성하게 활동했던 인기 여배우였다. 아래 사진은 고 윤정란(오른쪽)이 출연한 영화의 한 장면. /한국영상자료원
전미경은 일세를 풍미한 유명 여배우 딸로 원조 2세 연예인이다. 전미경의 친어머니 故 윤정란의 발자취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40년대 초에 데뷔해 20여년간 왕성하게 활동했던 인기 여배우였다. 아래 사진은 고 윤정란(오른쪽)이 출연한 영화의 한 장면. /한국영상자료원

<더팩트>가 최근 한국영상자료원 소장자료를 참고하고 전미경을 만나 자초지종을 확인해봤다.

"제가 여중생 2학년 때 돌아가셨어요. 그때가 50대 초반 나이셨는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셨죠. 엄마 기억은 새록 새록하지만 40여년이 지난 뒤 배우로 활동하신 옛 발자취를 다시 확인하고 울컥했어요."

전미경은 어머니 윤정란에 대한 흔적을 찾다가 최근 지인의 도움을 받아 한국 영화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영화잡지 사료관에 게재된 국제영화 62년도 5월호에 실린 '한국영화배우 150선'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전미경(오른쪽)은 자신이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던 어머니 故 윤정란(왼쪽)과 손을 잡고 찍은 사진 한장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 배경이 된 장소는 전미경이 초등학교를 다닌 학교 앞이다. /전미경
전미경(오른쪽)은 자신이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던 어머니 故 윤정란(왼쪽)과 손을 잡고 찍은 사진 한장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 배경이 된 장소는 전미경이 초등학교를 다닌 학교 앞이다. /전미경

전미경은 자신이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던 어머니 故 윤정란과 손을 잡고 찍은 사진 한장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70년대 후반 무렵 서울의 어느 동네가 배경이다. 전미경이 중1 때이고, 어머니 윤정란은 50대 초반이었다. 윤정란이 세상을 떠나기 1년전이다.

윤정란은 본명이 윤형옥이고 극단 신협에 소속된 배우였다. 평안북도 강계에서 출생해 평양 정의고녀를 졸업했다.

일제 말기부터 해방 직후 실린 윤정란이 출연한 영화 관련 신문기사를 보면, 조선 최초의 항공영화 '우르러라 대공'(1941년 12월17일자 매일신보)에 공식 기록이 남아있어, 사실상 이 작품이 데뷔작이었던 셈이다.

데뷔작 '우러르라 대공'을 비롯해 '반도의 봄'(41년) '박서방' '마부' '천생연분' '상록수' '격류' '안해의 길'(46년, 한성일보) '아름다운 청춘'(49년, 한성일보) '발자죽'(50년, 연합신문)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배우 윤정란은 우러르라 대공을 비롯해 반도의 봄(41년) 박서방 마부 천생연분 상록수 격류 안해의 길(46년) 아름다운 청춘(49년) 발자죽(50년)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한국영상자료원
배우 윤정란은 '우러르라 대공'을 비롯해 '반도의 봄'(41년) '박서방' '마부' '천생연분' '상록수' '격류' '안해의 길'(46년) '아름다운 청춘'(49년) '발자죽'(50년)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전미경은 "한국영상자료원에는 62년 당시 엄마의 배우 경력이 15년인 것으로 돼 있는데, 그건 47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오류가 생긴 것같다"면서 "41년 데뷔작을 기준으로 하면 활동기간을 21년으로 수정해야 맞다"고 말했다.

전미경은 또 "어린 시절 엄마의 인자하고 다정다감한 기억이 생생한데도 지금처럼 기록이나 흔적이 부실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다보니 여배우로서의 업적이나 흔적이 함께 사라지는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윤정란의 프로필을 게재한 신문기사 자료에 따르면 그의 취미는 영화감상이고 좋아하는 스포츠는 수영이었다. 키는 5척 3촌(161cm)으로 돼 있다. 당시 기준으로는 꽤 큰 키였다.

전미경은 어린 시절 엄마의 인자하고 다정다감한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다보니 여배우로서의 업적이나 흔적이 함께 사라지는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미경
전미경은 "어린 시절 엄마의 인자하고 다정다감한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다보니 여배우로서의 업적이나 흔적이 함께 사라지는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미경

눈길을 끄는 대목은 故 윤정란의 특기가 노래였던 점을 감안하면, 훗날 가수로 우뚝 선 막내딸 전미경이 이런 엄마의 재능과 기질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셈이 됐다. 부친도 주변에서 소문이 자자할만큼 특별하게 노래를 잘했다고 한다.

전미경은 경복여자상업고등학교와 서울예술대학교를 거쳐 세종사이버대에서 실용음악과 학사 졸업했다. 고 윤정란의 2남4녀 중 막내로 혈액형은 A형이다. 가요계에는 82년 '들국화'라는 곡을 발표하며 정식 데뷔했다.

전미경의 첫 히트곡이자 인생곡 '장녹수'는 95년 1월부터 6개월간 KBS 2TV에서 드라마로 방영됐다. 천민 신분으로 태어나 연산군의 총애를 받아 후궁이 된 장녹수의 사랑과 열정 그리고 연산군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전미경은 최근 신곡 미운남자 동백섬에서로 잔잔한 반응을 얻고 있다. 장녹수는 지금도 시청자들 사이에 다시 듣고 싶은 노래로 늘 상위권 순위에 올라 KBS 가요무대에 종종 출연하고 있다. /KBS1 가요무대
전미경은 최근 신곡 '미운남자' '동백섬에서'로 잔잔한 반응을 얻고 있다. '장녹수'는 지금도 시청자들 사이에 '다시 듣고 싶은 노래'로 늘 상위권 순위에 올라 KBS '가요무대'에 종종 출연하고 있다. /KBS1 '가요무대'

사극 특유의 애절함과 간절함은 BG로 깔리는 전미경의 노래를 통해 뚝뚝 묻어났고, 당시 장녹수와 연산군을 연기한 박지영 유동근의 강렬한 연기도 더 빛이 났다. 덕분에 이 곡은 드라마 OST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고, 29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애틋함의 대명사로 남아있다.

최근엔 신곡 '미운남자' '동백섬에서'를 발표해 잔잔한 반응을 얻고 있다. '장녹수'는 지금도 시청자들 사이에 '다시 듣고 싶은 노래'로 늘 상위권 순위에 올라 KBS '가요무대'에 종종 출연하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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