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인사이드⑤-스테이지631] 차세대 K팝 스타를 위한 '샌드박스'(상)
입력: 2021.04.11 00:00 / 수정: 2021.04.17 11:17

K팝 아카데미 스테이지 631을 설립한 토니안, 배윤정 전홍복 단장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임세준 기자
K팝 아카데미 스테이지 631을 설립한 토니안, 배윤정 전홍복 단장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임세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신년사에서 '소프트파워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대표적인 'K-콘텐츠'로 내세웠습니다. 특별히 BTS와 블랙핑크, 그리고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기도 했죠. K-콘텐츠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여러모로 힘든 이들에게 잠시나마 행복을 주기도 하고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도 합니다.

<더팩트>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한류를 이끄는 '한류 콘텐츠 메이커'를 직접 만나 K-콘텐츠의 성공과 가능성,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와 해결법을 살펴보는 기획시리즈 '한류 인사이드'를 통해 글로벌 한류의 현주소를 조명합니다 . <편집자 주>

토니안·배윤정·전홍복, 제작+후배 양성 위해 합심…스테이지631 설립 배경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가수 토니안, 안무가 배윤정 전홍복이 K팝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합심했다. 세 사람은 지난 2018년 6월 아티스트 교육기관인 스테이지631을 설립해 체계적인 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스테이지631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차세대 K팝 유망주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 또한 실전이다. 그렇지만 실수해도 된다. 더 큰 현실에 뛰어들기 전에 이곳에서 얼마든지 틀려도 보고 실수도 해보길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주목받은 단어가 있다. 새로운 산업과 기술 등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제도 '규제 샌드박스'다. '샌드박스'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한 단어다. 지난해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성공을 꿈꾸며 창업에 뛰어든 청춘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 명칭으로도 사용돼 더욱 주목받았다.

스테이지631은 이른바 K팝 지원자들의 '샌드박스'인 셈이다. K팝을 좋아하거나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에게 보컬, 랩, 안무, 연기, 프로듀싱, 뮤지컬, 연출 및 무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이 과정은 소속사에 들어갔을 때 배우는 시스템과 유사하다. 즉 한 회사의 연습생이 되기 전부터 실전 체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테이지631은 K컬쳐 대중화에도 앞장선다. 이를 위해 아이돌 전문 정규반 뿐만 아니라 키즈, 성인 취미반 등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일반 소속사와 어떻게 다른지 스테이지631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토니안(이하 토) : 인터파크 아카데미와 야마앤핫칙스(단장 배윤정 전홍복), 저 토니안까지 3팀의 파트너가 만나 보컬, 랩, 안무, 연기, 키즈, 프로듀싱 등 6개의 커리큘럽을 통해 한 명의 글로벌 아티스트를 탄생시키겠다는 기획으로 설립한 기관입니다.

배윤정(이하 배) : 연습생이 되는 것조차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실제로 연습생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봤어요. 저희는 소속사에서 직접 찾아와서 오디션을 봐요. 때문에 스테이지631을 다니면 연습생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찾아줄 수 있죠.

토 : 사실 아이돌부터가 아닌 연습생 생활부터 실전이라고 생각해요. 능력을 테스트 받은 뒤 회사에 들어가고, 매일 같이 평가를 받아야 하죠. 그렇지만 소속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노래를 녹음하고 완성된 녹음본으로 춤을 추기란 어려워요. 저희는 이 모든 걸 경험하게끔 해서 실전을 준비하는 단계인 거죠

토 : 회사에서 월말 평가를 할 때 정말 많이 혼나요. 실수 하나, 몸무게 하나에 민감하고 그 평가는 어떠한 목적 혹은 결과와 직결되죠. 사람은 누구든 실수 할 수 있지만 연습생 생활은 냉정해요. 그렇기 때문에 '실수를 해도 여기서 하라'는 마인드예요. 이왕이면 우리와 함께 해볼 수 있는 실수를 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에서는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비슷한 아카데미가 이미 많다. 스테이지631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나.

토 : 일반 학원에서는 꼭 알아야 하지만 가르쳐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반면 저희는 1선에서 뛰고 있다 보니 20년 동안 엔터와 가요계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이 확실히 있죠. 예를 들면 오디션 갔을 때 중요한 포인트를 말해줄 수 있죠. 실력도 중요하지만 오디션에 임하는 자세, 심사를 보는 이들이 현실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지원자들은 어떤 걸 하는 게 더 좋은지 등을 알려줄 수 있다는 건 확실히 달라요.

전홍복(이하 전) : 강사진도 다 현역이에요. 타 학원은 프로필이 부족해도 선생님을 해요. 자격증이 없어 누군지도 모르는 분들인데도 학생들을 가르치죠. 일반화는 아니지만 그렇게 되면 대개 안 좋은 일들도 생기기 쉬워요. 예를 들면 연습생을 보내면서 돈을 받는 등의 나쁜 행태들이 나타나는 거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희끼리 다짐한 몇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아이들을 돈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회사로 보내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정말 잘할 수 있는 친구들을 강사로 배치하는 것이 두 번째죠. 마지막은 구체적인 교육이에요. 토니 형이 말했듯이 타 학원에서 알려주지 못하는 노하우와 쓸데없이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배 : 사실 요즘 K팝만큼이나 K뷰티도 유명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희는 프로필도 찍게 해요. 또 사실 연예인 이름만 내건 아카데미가 정말 많아요. 반면 직접 강사진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저희는 직접 교육도 담당하고, 고민 상담도 한다는 점이 차별화됐죠. 또 변호사를 초청하기도 해요. 부모님과 학생들을 상대로 소속사와 계약할 때 주의할 점 등을 알려주고 법률 상담을 하는 시간을 마련한 거죠.

그룹 H.O.T. 출신 가수 토니안이 스테이지631을 설립하게 된 이유와 다른 아카데미와의 차이점 등을 밝혔다. /임세준 기자
그룹 H.O.T. 출신 가수 토니안이 스테이지631을 설립하게 된 이유와 다른 아카데미와의 차이점 등을 밝혔다. /임세준 기자

-스테이지631을 창립하게 된 과정도 궁금하다.

토 : 의외로 단순했어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와 한국 연예계에 한 획을 그은 대표적 안무가 두 명이 제작과 후배 양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시작됐죠. 셋이서 제작과 후배 양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이야기하다 '시작 단계를 만들자' '꿈을 위한 명문 아카데미를 만들자'라고 의견이 모였어요. 원대한 꿈을 갖고 시작한 건 아니에요. 우리가 배우고 알게 된 걸 전수해보자는 마음이었고, 현실적이고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걸 가르치는 곳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더 나아갈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좋은 친구들을 제작해볼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축해보고 싶었죠.

배 : 처음에는 저희끼리 소소하고 재밌게 해보자고 했던 거였어요. 그런데 인터파크에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을 했더라고요. 큰 회사랑 하게 돼 생각보다 규모가 커져 무섭기도 했죠.(웃음)

-동업이라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지 않나. 그럼에도 함께하게 된 세 사람의 인연이 궁금하다.

토 : 솔로로 활동할 때 인연을 맺었어요. 이후 두 사람이 많은 인기를 얻고 일을 거절해야 할 정도로 바쁠 때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유일하게 제 부탁만은 항상 들어줬죠. 이번 스테이지631도 마찬가지예요. 두 사람이 고맙게도 저를 선뜻 선택해준 거죠. 사실 이들이 없었다면 아카데미 자체가 불가능했어요. 두 사람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있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데뷔를 시켰던 경험이 있잖아요. 포트폴리오만으로도 든든하죠."

전 : 토니 형이 없었다면, 그 포트폴리오 못 만들었죠. 저희라고 어떻게 매번 잘되겠어요. 무너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형이 경제적 지원도 해주고 많이 도와줬어요. 또 저희의 미래에 대해 '언제까지 춤을 출 수 없다'며 미리 생각하라고 항상 이야기해줬기 때문에 나름의 계획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윤정이 같은 경우는 '다른 사람은 안 믿어도 토니 형은 믿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셋이 함께할 수 있었어요."

배 : 전 단장하고 동업은 없다고 늘 말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전 단장이 토니 오빠랑 아카데미 사업을 하려고 한다면서 어떻냐고 묻더라고요. 토니 오빠랑은 하는 거면 할 수 있다고 말했죠.(웃음)

-개교 이래 약 3년이 지난 지금, 스테이지631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전 :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고 안 된 것도 많았지만,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시장이 잘된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면 저희는 청소년부의 흥행을 기대했는데, 키즈가 잘됐어요. 어머니들은 토니 형을 알고, 아이들은 배 단장을 아는 거죠. 이게 잘 맞아떨어지면서 키즈 쪽이 활성화됐어요. 또 키즈반에 있는 친구들의 실력이 저희의 스무 살 때를 보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의 청소년보다 잘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집중해서 가르치면 정말 잘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예요.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최근에는 각 기획사에서도 초등학생 친구들을 많이 뽑아가요.

배 : 부모님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스테이지631의 발전 가능성은 더 밝아요. 저희 때는 피아노, 태권도 학원을 많이 다닌 것처럼 요즘에는 댄스 학원을 많이 다녀요. 부모님이 먼저 나서서 등록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토 : 연예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뀐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문화·예술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어요.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고, 이 직업이 크게 성공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안무가 배윤정(왼쪽) 전홍복 단장이 K팝 아카데미 스테이지 631을 운영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 등을 밝혔다. /임세준 기자
안무가 배윤정(왼쪽) 전홍복 단장이 K팝 아카데미 스테이지 631을 운영하면서 느낀 어려운 점 등을 밝혔다. /임세준 기자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 등이 있었는가.

토 : 아이들을 가르칠 때 딜레마가 있었어요. 현실을 생각보다 더 냉정한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솔직히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배 : 저 역시 조언을 하거나 고쳐야 할 부분을 짚어줘야 할 때 늘 딜레마에 빠져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독설처럼 들리거든요. 어떻게 말해야 상처를 덜 받을지 혹은 그냥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죠. 결국은 솔직하게 지적해요. 다른 데 가서 지적받을 바에 여기서 받는 게 낫다는 생각이 이기는 거죠. 그리고 비록 상처는 받을지라도 확실한 발전이 있어요. 다음에 보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전 : 학생들한테 다양한 교육을 하는 게 우리의 욕심이란 걸 알았어요. 학원인데 학교만큼 빡빡하고 고되다 보니 부담을 갖고 오히려 힘들어하더라고요. 결국에는 이탈자도 발생하는 난관이 있었어요.

전 : 그중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가장 큰 난관이죠. 그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지지부진했어요. 하지만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재정비하려고 해요.

-외국인 수강생 혹은 외국에서의 아카데미 설립 등 사업 영역 확장 등의 계획도 있는가.

전 : 원래는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있는 친구들에게 레슨하는 위탁 교육을 생각했었어요. 다만 이 계획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상태예요. 교류가 힘들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대신 돌파구로 찾은 게 온라인이에요. 이제는 필수가 됐어요. 저희 또한 지방이나 전 세계 친구들한테 할 수 있는 온라인 레슨을 준비 중이에요.

-누군가를 가르치고 성장시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는가.

토 : 힘을 줬던 사건이 하나 있어요. 저희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을 받았던 친구가 한 소속사에 들어갔죠. 그 후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기 위해 쿠키를 들고 찾아왔는데 울컥하더라고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어요.

전 : 전 그때가 아직도 기억나요. 그 연습생은 실제로 토니 형이 눈독을 들였던 친구예요. 그런데 합격했다면서 찾아와서 선물을 주니까 형이 정말 많이 감동했었죠.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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