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코로나19 여파' 전 세계 영화계 첩첩산중
입력: 2020.03.25 05:00 / 수정: 2020.03.25 05:00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계가 시름을 앓고 있다. /이덕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영화계가 시름을 앓고 있다. /이덕인 기자

글로벌 영화 시장, 경제적 손실…최소 50억 달러

[더팩트|박슬기 기자]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심해지면서 전 세계 영화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개봉 연기는 물론 해외 로케이션 촬영·영화제 취소, 관객 수 급감 등의 소식이 이어지면서 세계 영화계는 비상에 걸렸다.

국내외 영화계의 해외 로케이션 촬영 중단이나 취소 소식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하기 위해 외출, 모임 금지와 타국민에 대한 출국·입국 금지 등의 조처를 취하면서 촬영은 더 힘들게 됐다.

올해는 많은 국내 영화들이 거대 자본을 들여 해외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특히 송중기 주연의 영화 '보고타'의 경우 콜롬비아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크다. 현재 '보고타' 배우와 제작진은 안전을 위해 한국으로 귀국한 상태다.

황정민·현빈 주연의 영화 '교섭' 역시 요르단 촬영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현지 촬영을 연기했고 북아프리카 모로코 촬영을 준비하고 있던 하정우·주지훈 주연의 '피랍'도 촬영을 미뤘다. '피랍'의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언제 촬영이 시작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크랭크인을 미룬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들 영화는 거액의 투자금이 들어간 작품이라 촬영이 지연되는 만큼 경제적인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비 대여료, 스태프 인건비 등 하루에만 드는 비용만 해도 그 액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더 많은 제작비가 드는 만큼 금전적인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영화들의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취소됐다. /남용희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영화들의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취소됐다. /남용희 기자

미국의 할리우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바타'의 속편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미션 임파서블7' '더 베트맨' '신비한 동물사전3' 등의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모두 미뤄졌다. 뿐만 아니라 대형 제작사인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의 작품들 역시 촬영을 미루고 개봉을 앞둔 작품들의 개봉 일정도 연기했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는 막대한 금전 손실은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가디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할리우드 영화산업 관련 노동자들이 12만 명에 달한다"라며 영화 분야의 한 노동조합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이들 종사자를 위해 기금 조성에 나섰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책임자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코로나19가 많은 산업에 치명타를 안겨주고 있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1억 달러 기금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이 기금은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과 미국 영화·텔레비전 기금, 미국 배우 긴급지원 기금, 캐나다 배우 기금 등에 각각 100만 달러씩 지원될 예정이다. 또 유럽과 남아메리카, 아시아 지역에도 유사한 형태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넷플릭스가 미국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1억 달러 기금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미국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1억 달러 기금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제공

최근 넷플릭스는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족'(집에만 콕 박혀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이 많아지면서 수요량이 급증했다. 외출을 꺼리고 극장가 출입을 제한하면서 집에서 OTT(Over The Top)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넷플릭스는 할리우드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산업계가 예전의 활기를 찾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등이 '극장가 셧다운'을 선언했고 이탈리아·프랑스·호주·뉴질랜드 등이 극장가 영업 중단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영화 시장의 수요도 급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세계 영화시장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타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한 글로벌 영화 시장의 손실이 최소 50억 달러(5조 9250억 원)로 추산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대형 극장가들이 '띄어 앉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관객 수는 계속 급감하고 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토요일인 21일 일일 관객 수는 7만 2679명을 기록했다. 일요일 22일에는 6만 2246명에 그쳤다. 이처럼 주말 관객 수가 총 13만 4925명을 기록하며 최저 관객 수를 경신했다. 여러 캠페인과 행사에도 불구하고 날을 거듭할수록 저조한 관객 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될수록 글로벌 영화 시장은 점점 더 침체기에 빠지고 있다. 거대 자본을 자랑하는 할리우드마저 힘들어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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