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김소현 "'싸귀' 시즌2 하고픈데, 택연 오빠가 군대를…"
  • 윤소희 기자
  • 입력: 2016.09.19 05:00 / 수정: 2016.09.18 18:16


싸우자 귀신아의 김소현. 배우 김소현은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 여고생 귀신 김현지를 연기했다. /싸이더스HQ 제공
'싸우자 귀신아'의 김소현. 배우 김소현은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 여고생 귀신 김현지를 연기했다. /싸이더스HQ 제공

'열여덟' 김소현의 성인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쳐온 배우는 여럿 있다. 하지만 여럿이 있다고 해서 '아역은 이렇게 해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야 해'라고 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배우마다 그 시기에 선택하는 작품이 다르고 이에 대해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역이라기에는 조금 더 성숙하고, 성인 연기자라기에는 조금 미성숙한 배우 김소현은 열여덟이라는 나이에 tvN '싸우자 귀신아'라는 드라마를 만났다. 드라마에 대해 "너무 좋은 시기에 만난 작품"이라고 말하는 김소현은 어쩌면 과도기일지도 모르는 지금을 아주 잘 보내고 있었다.

"'싸우자 귀신아'를 하면서 어떻게 이런 좋은 배우와 스태프를 만날 수 있나 생각했어요. 사실 현장에서 큰소리 안 나는 게 굉장히 힘들거든요. 그 더운 여름날에 촬영했는데도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찍었다는 생각에 정말 감사해요. 시즌2도 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택연 오빠가 군대를….(웃음)"

취중 연기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술을 마실 수 없는 미성년 김소현은 취중 연기를 위해 성룡의 취권을 참고했다. /싸이더스HQ 제공
"취중 연기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술을 마실 수 없는 미성년 김소현은 취중 연기를 위해 성룡의 취권을 참고했다. /싸이더스HQ 제공

김소현이 '싸우자 귀신아'에서 그린 김현지는 이제껏 그가 연기해온 보통의 여고생과 달랐다. 그는 사람이 아닌 박봉팔(옥택연 분)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이었다. 하지만 김소현은 김현지를 표현하는 데에 딱히 어려움이 없었단다. 김현지는 귀신이기 이전에 웃음이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그 나잇대의 발랄함을 지닌 보통의 여고생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귀신이라 움직임의 제약이 덜해서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김현지는 순간이동도 할 수 있었다)

김소현은 액션에 키스신까지 해냈다. 퇴마라는 장치가 있는 한 계속해서 액션신을 소화해야 했고,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꼬박꼬박 액션 연습을 해야 했다. 열한 살 차이인 옥택연과 키스신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을 터, 김소현은 "다행히도 찍으면서 나이 차를 못 느꼈다. 감정선이 이해돼서 몰입하기도 좋았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미성년자인데) 취중 연기도 했죠. 정말 '이 장면만큼은 마시고 왔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이것저것 찾아보니 성룡이 실제론 술을 못 마시는데 취권을 했대요. 물구나무서기에 숨을 오래 참아서 취한 것처럼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하게 숨을 참고 취한 얼굴로 보이게 했어요. 시청자분들이 '이 친구는 술을 못 먹고 찍었지'라고 생각해주시겠지만, 어색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애교,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평소 애교가 없다던 김소현은 싸우자 귀신아 덕분에 애교가 조금 늘었다고. /싸이더스HQ 제공
"애교,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평소 애교가 없다던 김소현은 '싸우자 귀신아' 덕분에 애교가 조금 늘었다고. /싸이더스HQ 제공

김현지는 고기만 보면 콧소리 가득하게 '고기'를 외쳤고, 술에 취해 박봉팔에게 취중 '샤샤샤'를 보이는 등 참 애교가 많은 캐릭터였다. 평소 애교와 거리가 멀다는 김소현은 "애교는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했다. 한 번 내려놓으니 좀 낫더라"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은 늘 귀엽다 해주셨는데, 택연 오빠가 참 솔직하다. 안 귀여울 땐 안 귀엽다고 단호하게 말해줬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잘 받아주는 박준화 PD와 단호한 옥택연의 태도는 김소현이 더욱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줬다.

"현지와 저는 70~75% 비슷한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현지에 제가 많이 담기기를 바라셨거든요. 원래 현지는 그렇게 밝은 친구가 아니었대요. 저와 미팅한 후에 이렇게 밝게 바뀐 거라던데…. 장난기와 웃음이 많은 건 저와 똑같고, 애교와 들이댐은 거리가 먼 것 같아요. '싸우자 귀신아'를 하면서 애교가 조금 는 것 같긴 해요."

별 일 없으면 스물여덟도 행복할 것 같아요. 김소현은 현재도 행복하고, 미래에도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싸이더스HQ 제공
"별 일 없으면 스물여덟도 행복할 것 같아요". 김소현은 현재도 행복하고, 미래에도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싸이더스HQ 제공

열여덟은 묘한 나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수능을 준비하는 풋풋한 고등학생일 때고, 또 어떤 이에게는 데뷔를 하는 나이기도 하다. 김소현에게 열여덟은 데뷔 8년째에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사이에 서 있는, 애매할 수도 있는 그런 때다.

"계속해서 아역을 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제 아역을 못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작품으로 어떻게 넘어가야 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너무 좋을 때 '싸우자 귀신아'를 만났어요. 새로운 걸 보여주면서 성숙함도 함께 보여줄 수 있었거든요.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급할 것도 없었고, 할 수 있는 걸 해가면서 운도 참 좋았던 것 같고…. 다행히 행복한 열여덟을 보내고 있습니다."

과거의 김소현은 열여덟인 지금의 김소현이 연기자로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을지 몰랐단다. 과거에서 바라본 현재를 '미지의 세계'라고 표현한 그의 10년 후, 스물여덟이 궁금했다. 김소현은 "큰일이 없는 이상 행복할 것 같다"고 답했다. (김소현은 스물여덟에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지만 기자의 극구 말림으로 이는 없던 일이 됐다)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김소현은 성인 연기자에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그의 걸음은 꽤 안정적인데, 두 다리의 주인은 행복하기까지 하다. 발걸음이 경쾌해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스물여덟의 김소현에는 기대와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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