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의 여왕'에서 개태로 분한 배우 조복래
[더팩트ㅣ강수지 인턴기자]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 제작 광화문 시네마)을 보면 '개같이 태어났다'고 해서 개태라는 이름을 갖게 된 캐릭터가 등장한다. 관객은 영화의 독특한 배경과 소재, 오묘한 색채와 분위기에 점차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 개태를 만나게 된다.
극에서 처음 마주한 개태는 행동도 언행도 모두 몹시 거칠어 낯선 느낌을 준다. 관객은 그런 개태를 접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를 경계하게 되지만, 주인공 미경(박지영 분)이 그와 함께 사건을 함께 해결해나가고 그를 알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개태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이내 빠져들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난 사람이라면 개태는 '개'보다는 사랑스러운 '강아지'에 비유하는 것이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범죄의 여왕'에서 개태를 연기한 배우 조복래를 <더팩트>가 만나봤다.

- 영화를 직접 본 소감은?
시나리오를 읽고 '이 영화 어떻게 나올까'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영화가 정말 멋지게 나온 것 같다. 감독님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기가 나온 영화를 자신 있게 '재밌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연출자가 그려가는 것에는 시나리오만 읽는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감탄했다. 이요섭 감독님이 순수하게만 보였는데 결과로 보여주는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요섭 감독님이 조복래씨를 '러블리하다'고 하더라. 조복래 씨에게 이요섭 감독님은 어떤 사람인가.
처음 미팅할 때부터 이요섭 감독이 참 순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이 사람과 작업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분이 어떻게 영화를 찍을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 영화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함께 한 사람들이 모두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었다. 내숭도 없었고, 서로 허물없이 지냈다. 제가 막내였다. 선배들이 군기를 잡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저를 믿어주고 너무 편하게 대해줬다. 아마 이요섭 감독님의 따뜻한 성격, 박지영 선배님의 밝은 에너지로 좋은 분위기가 형성돼서 함께 했던 모든 사람이 솔직하고 순수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출연진과 정말 친밀한가 보다.
영화 출연한 배우들이 박지영 선배님 주도로 자주 모인다. 작품 끝난 뒤에도 모여서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너무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다. (웃음) 박지영 선배님 덕에 영화 찍으면서 배우들 간에 트러블이 없었던 것 같다.

- 개태 캐릭터가 독특하다. 연기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는가.
개태 대사에 욕이 매우 많다. '관객들이 대사를 들었을 때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개태가 고아고 거친 행동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사랑스럽게 보여야 하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호감으로 바라봐 주실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것이 감독님이 개태 캐릭터에 원하는 점이었다.
- 극에서 박지영 씨와 단순 파트너인지, 핑크빛 기류가 흐르는 관계인지 모호하다. 어떻게 연기했나?
단순한 파트너로 보이려고 하기보다는 우리 관계를 입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요섭 감독님으로부터 극에서 박지영 선배님이 "엄마 해줄까?"라고는 하지만 보는 사람이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시를 받았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극에서 박지영 선배님이 제 회색 후드티를 입고 있는 장면이 있다. 극에서 박지영 선배님이 제 방에서 하루를 보낸 후의 일이다. 무슨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웃음) 이렇게 보시는 분마다 다양하게 상상해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시는데, 조복래 씨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흐리진 않다. (웃음) 밝은 성격이다. 저는 '솔직함'을 지향하는 편이다. 솔직한 사람과 순수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 이번 작품 촬영 현장에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이 많아 정말 좋았다.
-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있지만 다 운이 좋아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은 너무나도 많고, 정말 저보다 끼 많고 재능 있는 배우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주변에 프로필 돌리면서 작품 연락 기다리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만약에 이 운이 다해서 공백기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묵묵히 참고 잘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남들보다 많은 기회를 받았으니까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잘나서 작품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유쾌한 복싱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 이를테면 '반칙왕'같은 영화. 오랜 취미로 복싱을 하고 있다. 프로 라이센스만 따고 공식적으로 복싱 활동을 한 적은 없다. 친선 경기 정도 경험이 있다.
- 조복래의 꿈이 궁금하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사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게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 말이다. '좋다'라는 말을 정의할 수는 없지만 '좋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런 느낌을 주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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