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때 묻지 않은 시선을 가진 '범죄의 여왕' 이요섭 감독
입력: 2016.09.09 05:00 / 수정: 2016.09.07 18:13

범죄의 여왕 이요섭 감독. 이요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범죄의 여왕은 지난달 25일 개봉됐다. /남용희 인턴기자
'범죄의 여왕' 이요섭 감독. 이요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범죄의 여왕'은 지난달 25일 개봉됐다. /남용희 인턴기자

참신한 작품 '범죄의 여왕'을 탄생시킨 이요섭 감독

[더팩트ㅣ강수지 인턴기자] 신선한 스릴러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 제작 광화문 시네마)이 지난달 25일 개봉됐다. 영화는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 120만 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또 다른 사건을 감지하고 추적해 나가는 촉 좋은 아줌마 미경(박지영 분)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범죄의 여왕'은 신예 이요섭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이요섭 감독은 자신의 실화에서 '수도요금'이라는 소재를 얻어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대부분의 수사극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캐릭터의 직업은 탐정, 경찰 등이지만 그의 이번 작품에서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촉 좋은 아줌마가 사건을 풀어나간다. 그래서 그는 시나리오를 풀어가는 것이 힘들었고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많은 고민을 했기에 그만큼 더 탄탄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때 묻지 않은 시선을 가진 이요섭 감독을 <더팩트>가 만나봤다.

장편영화로 관객을 만난 이요섭 감독. 영화 범죄의 여왕은 이요섭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남용희 인턴기자
장편영화로 관객을 만난 이요섭 감독. 영화 '범죄의 여왕'은 이요섭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남용희 인턴기자

- 어떻게 '범죄의 여왕' 시나리오를 쓰게 됐나.

시나리오 초안은 제가 어머니와 겪었던 사건을 그린 것이었다. 제가 원룸에 산 적이 있었는데 두 달 동안 수도요금이 50만 원이 나와 어머니와 해결하려고 했던 일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토대로 '모자탐정'이라는 단편영화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는데 장편영화로 발전했다. 김태곤 감독과 장편으로 기획하면서 사법 고시생 익수(김대현 분) 캐릭터가 탄생됐고, 이 캐릭터 덕에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미경(박지영 분) 캐릭터가 강하게 살려졌다.

- 출연 배우들 캐스팅 이유가 궁금하다.

박지영 씨는 대중들이 보시기에 '강한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개그 욕심도 있고 털털한 분이었다. 미경 캐릭터와 잘 맞을 것 같아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다. 또 박지영 씨가 '우아한 세계'에서 과거에 예쁘고 여렸지만 세월이 흘러 억척스러운 느낌이 드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보고 미경에 어울리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복래 씨는 만나보니 순수한 매력이 있었다. 너무 예쁘게 웃어 귀여웠다. 사랑스러웠다. (웃음) 이야기하는데 젊은 에너지도 좋고 개태 캐릭터의 느낌을 받았다. 개태 캐릭터에 사랑스러운 면모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친구의 이면에도 그런 지점이 큰 것 같다고 느꼈다.

김대현 씨는 저와 세 편 정도 단편 작업을 같이했다. 동갑내기 친구고 제가 잘 아는 배우여서 캐릭터 표현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편하게 부탁할 수 있는 친구다. 아들 익수 캐릭터에는 저의 '어떤 부분'이 투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와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배우가 연기하길 원했다.

이솜 씨는 의외의 케이스다. 시나리오를 다른 일로 이솜 씨 매니지먼트에 드리게 됐는데 역으로 이솜 씨가 출연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마스크가 좋은 배우다. 여배우지만 화면에서 예쁘게 나오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표정을 취해 줄 수 있는 배우다. 호기심어린 눈과 약간 소년 같은 목소리 이 두 가지가 너무 좋았다. 이솜 씨가 진숙 캐릭터가 가진 악동 느낌을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한 이요섭 감독. 이요섭 감독은 처음에 영상학과로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자퇴를 하고 애니메이션과로 다시 입학했고 이어 같은 학교 대학원 영화과에 진학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한 이요섭 감독. 이요섭 감독은 처음에 영상학과로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자퇴를 하고 애니메이션과로 다시 입학했고 이어 같은 학교 대학원 영화과에 진학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 영화감독은 어떻게 하게 됐나.

처음에 대학을 들어갔을 때 영상학과로 들어갔다. 그 과에 영화를 만드는 팀이 있었는데 술자리에서 그 팀 분들이 술을 잘 사줘서 그 팀에 들어가게 됐고 그것이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원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를 1년 다니다가 자퇴를 하고 애니메이션과로 다시 들어갔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외롭더라.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는 것을 동경하다가 결국 애니메이션과를 다니면서 2005년부터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영화과를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은 학교 대학원 영화과에 입학했다.

- '범죄의 여왕' 속 캐릭터들이 독특하고 섬세하다. 특히 진숙 캐릭터가 방에서 에어컨을 켜서 냄새를 없애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방 청소를 잘 안 하는 여성분이 나왔다. 그 분이 방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에어컨을 켜더라. 정말 독특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 기억해뒀다가 진숙 캐릭터에 입혔다.

장르물을 만들어 갈 이요섭 감독. 이요섭 감독은 스릴러 호러 SF 등 세 장르의 작품을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장르물을 만들어 갈 이요섭 감독. 이요섭 감독은 스릴러 호러 SF 등 세 장르의 작품을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나.

계속 장르물을 만들 것 같다. 이번 '범죄의 여왕' 시나리오를 쓰면서 미경 캐릭터가 수사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엄마, 아줌마였기 때문에 수사해 나가는 방식을 짜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캐릭터처럼 영장을 받아서 침입할 수도 없고, 안치소에 들어가 사인을 들을 수도 없었다. 쉬면서 경찰 캐릭터가 나오는 스릴러물을 잠깐 써 봤는데 '범죄의 여왕' 쓸 때 보다 수월해서 좋았다. 캐릭터와 직업이 통하면 시나리오를 쓸 때 어렵게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스릴러, 호러, SF 세 장르 작품을 열심히 만들어 보고 싶다.

- 원래 전공이 애니메이션이었으니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떤가.

'제가 감히 어떻게'라는 말이 나올만큼 엄두도 못낸다. 진짜 그럴 수 있다면 한번 쯤 해보고 싶지만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감독으로서 롤모델이 있나.

노인 감독분들이 존경스럽다. 세월이 흘러서까지 작품 활동을 유지한다는 것이 대단하다. 또 자기 나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시선으로 작품을 만드는 감독님이 존경스럽다. 감독의 시선이 변화해 가는 것을 관객들도 작품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 이요섭 감독의 꿈이 궁금하다.

추리에 원천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같은 모든 이야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 번쯤 제 손으로 써서 가져 보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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