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폭스의 딜레마…'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곡성' 팀킬
  • 권혁기 기자
  • 입력: 2016.05.25 11:24 / 수정: 2016.05.25 11:28

배급사 폭스의 두 작품 곡성과 엑스맨: 아포칼립스. 폭스에서 배급하는 영화 곡성과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2주 차이로 개봉됐다. /영화 곡성 엑스맨: 아포칼립스 포스터
배급사 폭스의 두 작품 '곡성'과 '엑스맨: 아포칼립스'. 폭스에서 배급하는 영화 '곡성'과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2주 차이로 개봉됐다. /영화 '곡성' '엑스맨: 아포칼립스' 포스터

'엑스맨: 아포칼립스', 심상치 않은 예매율

[더팩트|권혁기 기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독주를 저지한 건 영화 '곡성'이었다. 흥망성쇠야 어떤 영화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지만 '곡성'은 남다르다. 바로 같은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이하 폭스)의 작품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곡성'의 발목을 잡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25일 오전 11시 20분 기준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예매 관객수는 18만1500여명에 달한다. 상영 중인 전체 영화 예매율의 65.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어 '곡성'이 4만1100여명, '싱 스트리트'가 1만1000여명을 기록했다.

보통 예매율은 현장 발권 등이 더해져 본게임에서 좀 더 차이를 보인다. 지난 2014년 개봉된 '군도: 민란의 시대'의 경우 13만2700여명이 예매해 개봉 첫날 55만1200여명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오프닝 스코어도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사실 폭스는 '곡성'과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개봉 시기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먼저 '곡성'은 칸영화제 초청이 유력했기 때문에 영화제 기간인 5월 11일 이전 개봉이 어려웠다. 결국 '곡성'은 11일 개봉됐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지난 18일 프랑스, 이탈리아, 필리핀에서 최초 개봉, 시차에 따른 75개국에서 순차 개봉됐다. 미국과 한국만 25일 관객들을 만났다.

그간 마블 스튜디오 작품들은 개봉에 있어 한국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한국의 영화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2013년 기준 1인당 연간 관람횟수는 4.25회로 세계 1위, 2014년 규모면에서는 미국(104억 달러), 중국(48억 달러), 일본(20억 달러), 프랑스(18억 달러), 영국(17억 달러), 인도(17억 달러), 한국(16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3위 일본과 3억 달러 차이로, 어렵지 않게 넘볼 수 있는 자리다.

P2P 토렌트의 성행도 최초 개봉의 이유 중 하나다. 해외에서 개봉된 영화의 경우 깨끗한 수준의 파일이나 일명 캠버전 등이 유포되면서 개봉 전 맥이 빠지는 일이 왕왕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는 최소 IPTV 등에서 동시상영돼야 토렌트에 풀리고 있다.

폭스의 딜레마. 배급사 이십세기폭스는 메인 투자작 곡성과 배급을 맡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개봉 시기를 2주차로 간격을 뒀지만, 자사 영화가 자사 영화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됐다. /이십세기폭스 로고
폭스의 딜레마. 배급사 이십세기폭스는 메인 투자작 '곡성'과 배급을 맡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개봉 시기를 2주차로 간격을 뒀지만, 자사 영화가 자사 영화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됐다. /이십세기폭스 로고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개봉일은 '곡성'과 최소 2주 차이를 두기 위한 폭스의 자구책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들의 흥행 피크를 개봉주와 그 다음주까지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곡성'의 평일 관객수 등으로 유추해볼 때 아직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그러나 결국, '곡성'이 누적 관객 48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엑스맨: 아포칼립스'와 지분을 나누게 돼 이른바 '팀킬'을 하게 된 셈이다.

CJ CGV는 오늘(25일) '엑스맨: 아포칼립스'에게 600개, 롯데시네마는 459개, 메가박스가 293개 스크린을 할당했다. 4월 보릿고개를 넘은 영화관의 입장에서는 연달아 흥행작들이 나오는 현상이 반갑겠지만 폭스는 딜레마에 빠졌다. 배급사의 입장에선 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를 밀어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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