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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소원' 우습지 않은 영화. 영화 '위대한 소원'이 웃음으로 포장하면서도 감동을 놓치지 않고자 한다. /NEW 제공 |
'위대한 소원' 아슬아슬한 줄타기 '재미vs모험'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영화 '위대한 소원'(감독 남대중, 제작 브레인샤워)에서 제목부터 부르짖는 소원은 여성과 잠자리이다. 소원을 빈 사람은 루게릭병에 걸린 남고생,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나선 지원자는 그의 절친한 친구들이다. 이미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질 고난기가 선하다. 그렇지만 성적인 호기심을 코믹하게 풀어낸 '몽정기'나 '색즉시공'과 같은 분류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위대한 소원'에서 루게릭병을 앓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고환(류덕환 분)은 죽기 전 마지막 소원으로 "어른으로 죽고 싶다"며 섹스를 요구한다. 고환의 죽마고우 남준(김동영 분)과 갑덕(안재홍 분)은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막무가내로 부딪힌다.
영화는 'FBI WARNING'이라는 자막이 적힌 화면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외설적인 첫 화면과는 달리 고환 남준 갑덕은 어린이 동화처럼 해맑기만 하다. 남준은 진정한 '츤데레'(겉으로 차가운 척하지만 속내는 따뜻한) 성격으로 다정한 말 한마디 대신 행동에 나선다. 갑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금수저'로 매를 버는 스타일이지만 고환을 생각하는 마음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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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소원' 3인 3색 캐릭터. '위대한 소원'에서 안재홍 류덕환 김동영(왼쪽부터)은 흔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NEW 제공 |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친구를 둔 남고생들. 시작할 때부터 슬픈 결과는 준비돼 있다. 하지만 남준과 갑덕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정신없이 웃고 있다. 웃음을 노린 콩트도 아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인데 오직 신선한 아이디어와 차진 대사발로 웃음을 터뜨린다.
예를 들면 고환 아버지(전노민 분)는 고환과 바람을 느끼겠다고 함께 마라톤에 나섰다가 체력 저하로 쓰러진다. 고환은 휠체어에 묶인 채 두렁에 내동댕이쳐진다. 이어진 뉴스 화면에는 아픈 아들을 버린 매정한 아버지의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안쓰러운 상황인데 그럴 새도 없이 웃음으로 포장해버린다.
조금 눈물이 나올까 하면 웃으라고 다독인다. 진지와 코믹을 구획 없이 넘나드는 기승전결, 그리고 정말 옆집 남고생들을 보는 듯한 김동영과 안재홍의 '생활 연기'는 상영되는 영화라기보다는 일상을 엿보는 듯하다. 그래서 시한부와 그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슬픔 같은 뻔하지만 극적인 설정 또한 작위적이지 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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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소원' 울릴 새 없는 재미. '위대한 소원'에서 작위적으로 느껴질 법한 슬픈 설정도 웃음으로 포장된다. /NEW 제공 |
'위대한 소원' 주인공들은 섹스라는 목적어를 향해 달린다. 단어 자체가 자극적이고 미성년자의 소원이 섹스라는 설정 자체가 무모하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이 고환을 생각하는 마음이 예쁘고, 영화가 웃길지언정 주인공들의 우정이 B급으로 비치지 않도록 조심스러워하는 의도를 미워할 수 없다.
대놓고 코믹한 연기에 도전한 배우 전노민과 사춘기 소년들이 들키고 싶지 않은 순간마다 등장해 긴장하게 하는 전미선의 감초 연기도 재밌다. 영화 '스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 전 농구 국가대표 선수 우지원 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카메오로 등장한다.
다만 관객의 성향에 따라 선을 넘었다는 불쾌감을 느끼는 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영화가 주관적인 해석에 따른다고 하지만 사회적인 약자인 장애인, 미성년자의 성매매와 같은 소재들은 객관적으로 두루 공감을 얻긴 힘들다. 또 영화 속 웃음의 8할을 담당하는 안재홍은 갑덕과 영화보다 순서상으로 나중에 촬영한 tvN '응답하라 1988' 속 정봉이의 차별화를 두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한편 영화는 러닝 타임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20일 전야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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