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혜리가 응답했다 1988'…덕선이의 애틋한 비밀①
  • 김경민 기자
  • 입력: 2016.02.07 05:00 / 수정: 2016.02.06 22:50
응답하라 1988 혜리가 공개한 덕선.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이자 배우로 자리매김한 혜리가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맡은 덕선 캐릭터와 주변 인물, 배우들과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새롬 기자
'응답하라 1988' 혜리가 공개한 덕선.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이자 배우로 자리매김한 혜리가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맡은 덕선 캐릭터와 주변 인물, 배우들과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새롬 기자

'응답하라 1988' 혜리 "덕선이와 닮아서 연기하기 힘들어"

[더팩트 | 김경민 기자]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22)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이름 앞에 배우라는 직업을 당당히 붙였다. 열렬한 지지보다는 의심으로 시작한 혜리의 '응답하라 1988'은 결과적으로 케이블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공을 거뒀다.

혜리는 '응답하라 1988' 덕선이로 한 번 놀라게 했고 두 번부터는 아예 믿도록 만들었다. 드라마 방영 내내 시청자를 웃기고 울린 그를 설 연휴 직전 만나 덕선이와의 운명적인 만남부터 '응답하라 1988' 화자이기도 한 덕선이의 속내를 직접 들어봤다.

혜리에게 응답하라 1988과 만남이란. 혜리가 응답하라 1988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말했다. /이새롬 기자
혜리에게 '응답하라 1988'과 만남이란. 혜리가 '응답하라 1988'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말했다. /이새롬 기자

◆ 다음은 혜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캐스팅 당시 연기력에 대한 의심이 있어서 속상했을 텐데 작품을 끝내고 감회가 새롭겠네요.

촬영을 시작하기 전엔 마음고생이라기보다는 감사한 게 더 컸어요. 정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돼 있고 사랑을 받았던 시리즈물에 중요한 배역으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죠. 도와준 사람들도 많아서 생각보다 수월했어요. 작품이 끝난 후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쁘고 자신에 대한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 의견이 분분했지만 첫 방송 이후 반응이 확 바뀌었는데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제작진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첫방송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시청자들의 우려를 처음부터 뒤집어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이후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무리 좋아도 그냥 묻힐 것 같았어요. 가장 공을 많이 들였죠. 촬영 시간도 다른 회차보다 길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리딩도 많이 했어요.

- 실제론 형제 관계가 첫째인데 덕선이의 둘째 설움이 얼마나 실감 나던지요.

덕선이가 아닌 실제 제 입장에서는 첫째라서 성보라죠. 덕선이의 둘째 설움을 표현하기 위해 주변 둘째인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다들 차별 아닌 차별이 어떻게든 존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꿋꿋해진다는 말도 있었고요. 덕선이가 예쁘고 사랑스럽고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혜리와 덕선이. 혜리가 응답하라 1988에서 만난 덕선 캐릭터에 대한 주관을 밝혔다. /이새롬 기자
혜리와 덕선이. 혜리가 '응답하라 1988'에서 만난 덕선 캐릭터에 대한 주관을 밝혔다. /이새롬 기자

- 덕선을 만나고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한 부분이 있나요?

예쁜 여자 주인공은 많잖아요. 그런데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많이 없어요. 그 부분을 초점을 맞췄어요. 덕선이는 많이 망가지고 엉뚱하고 어떻게 보면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행동들을 하는데 귀엽고 사랑스럽게 비치길 원했어요. 착하고 쾌활하고 밝지만 마냥 착하거나 모범적인 아이도 아니고 씩씩한 입체적인 친구로요. 사람도 한 부분만 있는 건 아닌 것처럼요.

- 신원호 PD가 혜리를 모티브 삼아 덕선이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정말 닮았던가요?

사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덕선이와 제가 어떤 부분이 비슷하다는 건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 속 절 다시 모니터해봤는데 '저기서 저런 말을 하고 저런 표정을 지었구나' 발견했어요. PD님은 저도 모르는 절 많이 캐치했더라고요. 나중에는 PD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찾아보자고 했어요. 제스처나 걸음걸이나 표정으로 많이 녹여내려고 했어요. 덕선이의 바보 같은 표정이 제 것에서 끄집어낸 거죠.

덕선을 연구하면서 제3자로서 절 관찰하려고 하니까 더 힘들었어요. '덕선이 너랑 비슷하니까 편했을 거야'라는 말이 조금 속상했어요. 비슷하니까 더 어려웠어요.

- 현장에서 신원호 PD는 어떤가요?

신원호 PD님은 현장에서 지시할 때 구체적이고 섬세하고 세세한 것까지 설명해요. 예를 들면 이 친구한테 물건을 주는 연기까지 디렉션을 주죠. 배우들이 알아듣기 쉽게 직접 행동하고 대사를 해줘서 배우는 입장에선 편했어요. 초반에 1회부터 4회까지 대본이 먼저 나왔는데 두세 달 동안 일주일에 두세 번씩 리딩을 했어요.

혜리의 다짐. 혜리는 주변 사람과 운에 공을 돌리며 큰 욕심보다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새롬 기자
혜리의 다짐. 혜리는 주변 사람과 운에 공을 돌리며 큰 욕심보다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새롬 기자

- '응답하라 1988'과 함께한 2015년과 2016년, 혜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17살에 데뷔했는데 이후 1년에서 2년 동안 뭘 했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어요. 처음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놀랍기만 했어요. 이번에도 밖에서 볼 땐 많은 걸 이룬 것처럼, 해낸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시간을 빨리 지나가고 10년 정도 지나면 애틋하겠죠.

연기에 대해 아예 몰랐었던 혜리가 0에서 5 정도를 알았다는 것? 대본 읽는 방법도 몰랐는데 어떤 바탕으로 표현하는지 조금 알았어요. '응답하라 1988'은 준비 기간도 길었어요. 시간과 결과물은 비례하네요. 이제 열심히 95점을 채워야죠.

- '혜리가 혜리에게' 다짐하는 게 있다면요?

인터뷰를 하면서도 어느 정도 답을 정해놓고 이야기하면 편한데 즉흥적으로 나오는 생각과 사적으로 빠지는 수다가 섞여요(웃음). 그래도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여태까지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어떤 것에 굳이 연연하고 이루겠다고 안간힘을 다해서 가지겠다는 마음은 없어요. 뭔가 타고나서 잘하는 게 없거든요. 좋은 사람들과 큰 운 덕분에 예쁘게 봐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똑같이 열심히 해나간다면 예쁘게 봐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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