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 민호 예리, 환상의 호흡 보여줘 더 아쉬운 하차
[더팩트 | 김민지 기자] 방송이 끝날 때면 아쉽기도 하고, 시원할 때도 있다. MBC '쇼! 음악중심'(이하 '음악중심') MC로 활약했던 빅스 엔, 샤이니 민호, 레드벨벳 예리가 지난 14일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아쉬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 세 사람이 맞추는 진행의 합이 한창 물이 올라 보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엔, 민호, 예리는 이날 방송에서 직접 하차 소식을 알렸다. 세 사람은 "MC로 활동하며 소중한 인연을 만나 행복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이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랬다. 이제 남매처럼 잘 맞는 세 사람의 진행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아쉬움은 필자뿐만 아닌 모양이다. 세 사람의 하차 소식이 알려지며 시청자들과 음악팬들 역시 짙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엔, 민호, 예리가 보여준 호흡이 유난히 돋보였기 때문이리라. 사실 이들이 '음악중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제일 늦게 MC로 합류했던 예리가 지난 5월부터 MC를 해왔기에 엔-민호-예리 라인으로 방송이 진행된 것은 6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짧은 기간 동안 세 사람은 마치 6년의 시간을 함께한 듯 '척하면 척'하며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진행했다.
민호는 지난 2013년부터 2년 여 동안 '음악중심'을 해온 MC답게 안정적인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낯 간지러운 코멘트도 귀엽게 소화하며 프로그램의 중심 축을 이뤘다. 지난 4월 합류한 엔은 음악 프로그램 MC는 처음이었지만 라디오 DJ를 하며 갈고 닦은 실력으로 능청스러운 진행을 해 웃음을 줬다. 특히 적극적인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밝게 살렸다. 예리는 '음악중심'의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 예리는 상큼한 미소로 방송을 밝게 만들 뿐만 아니라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한 진행실력을 드러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MC들은 단순히 노래를 소개하는 역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본에 따라 상황극을 하고 인터뷰 역시 소화한다. 또 방송이 제 시간에 끝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전반을 컨트롤한다. MC들의 역량이 웬만큼 좋지 않다면 호평을 받기 어렵다. 엔, 민호, 예리는 이 조건을 충족시키며 본인들의 매력까지 드러냈다.
특히 세 사람은 '음악중심'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케미'를 발산했다. 민호와 엔은 만담처럼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짧은 음악 소개 코멘트도 유쾌하게 소화했다. 또한 이들이 다소 과장되게 대본을 읽는 것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 특유의 통통 튀는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또한 막내 예리가 말을 할 때마다 이를 잘 받아주는 두 오빠의 진행 역시 돋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호흡은 더 잘 맞았다. '음악중심'이 방송될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들의 야무진 진행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진행이 안정적인 것은 물론 재미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많았다. 친해진 세 사람이 때때로 진행을 하다가 서로의 코멘트에 웃음을 참지 못했을 때 그 유쾌함 역시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래서 세 사람의 '음악중심' 하차가 유독 아쉽다. 엔, 민호, 예리는 '음악중심'에서 톡톡 튀는 매력을 드러내 프로그램 자체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게 했으며 MC를 단순히 음악을 소개하는 역할로 한정 짓지 않고 프로그램의 활력소로 기능하게 했다. 점점 물 오르고 있는 이들의 호흡을 더 보고 싶은 것은 욕심이었을까.
오는 21일부터는 배우 김민재와 김새론이 MC로 나선다. 이전까지 엔, 민호, 예리가 '찰떡 궁합'의 진행을 해왔기에 새롭게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된 두 사람은 이들만큼 뛰어난 '케미'를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새로운 '음악중심' MC 김민재와 김새론의 진행 호흡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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