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로 팬들 곁에 돌아온 이병헌, 그의 변신을 기대해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안상구는 영화적인 인물입니다."
배우 이병헌(45)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자신이 연기한 정치깡패 안상구에 관해 '영화적인 인물'이라 설명한다. 2년 만에 마주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도 잠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설명하는 그의 눈엔 확신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18일 전야개봉하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 배급 쇼박스)은 '미생'과 '이끼'를 집필한 윤태호 작가의 동명 미완결 웹툰을 소재로 했다. 영화는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를 그리는데 극 중 이병헌은 정치깡패, 엔터테인먼트 사장, 밑바닥 인생까지 변화무쌍한 안상구 역할을 맡아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배우 이병헌, 그만큼 '영화적인 인물'이 또 있을까. 스크린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또 진화하는 그를 11월 첫 째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더팩트>가 직접 만났다.
-'그 사건' 이후 꼬박 2년 만이다.
맞다. 오랜만이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반가운 얼굴도 있고 새롭게 영화를 홍보한다는 측면에서 기대감도 있었지만, 반면 다른 감정도 들었다. 감정이 혼재했던 시간이었다.
-'내부자들'을 스크린에서 만난 기분도 궁금하다. 기대가 커 보였는데
영화를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었다. 처음 편집본은 3시간 40분짜리였는데 줄이는 과정에서 구조를 완전히 변경해야 했다. 캐릭터 위주로 편집된 버전, 시나리오에 충실한 버전 등인데 사건 위주의 버전으로 결정되면서 상당히 아까운 장면들이 편집됐다. 나뿐 아니라 조승우, 백윤식 선배 장면도 그런 부분이 많았다. 영화를 보자마자 아쉽기도 했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는 마음이다. 개인의 사심을 가지고 배우 각각의 욕심을 냈다면 '영화'로서는 별로일 테니까.
-이병헌이 생각한 안상구란 인물이 궁금하다
보셨다시피 다채로운 삶을 사는 인물이다. 깡패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장까지. 편집된 부분이지만, 덧붙이자면 안상구는 영화광이다. '토요명화' 시리즈를 줄줄이 꿰고 있고 실생활에 영화대사를 인용하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패션에도 굉장히 신경 쓰는 인물이다. 극 중 이장희(백윤식 분)가 안상구를 향해 '여우같은 곰을 봤나'라고 던지는 대사가 있다. '여우 같은 곰', 안상구를 표현하기 가장 적합한 말이다.
-안상구 덕분에 많이 웃었다. 원작 웹툰 속 안상구 캐릭터완 다른 느낌이다
시나리오를 받고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내가 연기해야 할 안상구란 배역만 유독 재미가 없었다. 이강희 캐릭터가 가장 입체적이고 욕심이 났다(웃음). 그래서 고민을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안상구가 입체화될 수 있을까'를. 영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사회비리 고발인데 누구 하나는 쉼표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싶었다. 그래서 원작과 다르게 빈틈 있는 캐릭터를 제안했고 안상구의 웃긴 면면은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만들었다.
-덕분에 '웃긴 이병헌'을 발견했다. 그중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는 장면이 인상 깊다
하하하. 그 장면을 위해 몇 주 전부터 통유리로 된 화장실 세트를 제작진에게 요구했다. 그런데 당시 조율이 제대로 안 돼서 현장에서 통유리 세트가 오길 4시간 가량 기다려야 했다. 오랜시간을 기다리면서 부담감이 밀려오더라. 스태프랑 다른 배우들이 내가 원하는 장면을 만들기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는데 '재미없으면 큰일이다'라는 생각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이번 작품도 평가가 좋다. 이병헌은 배우로서 모든 것을 얻은 '위너'처럼 보인다
배우로서 꿈에도 꾸지 못할 것들을 많이 이뤘다. '미스 컨덕트'란 영화를 통해 알파치노와 함께 연기하면서 '내 생에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까?' 하는 기분이 들더라. 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봤다는 느낌이었다. 영광스러운 경험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마지막으로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그간의 일을 통해 스스로 많은 것을 느꼈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된 2년이다.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른 시간에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안다. 배우로서 본분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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