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오피스'에서 우직한 형사 종훈으로 돌아온 배우 박성웅
배우 박성웅은 강렬한 인상의 소유자다. 180cm가 넘는 큰 키에 다부진 몸매 중저음 목소리는 그가 극악무도한 살인자로 분하거나 혹은 그런 살인자를 때려눕히는 형사를 연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다부진 몸매에 냉혈한 같은 눈코입을 가진 박성웅과 5분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가 얼마나 따뜻하고 고운 마음을 가진 사람인지 알 수밖에 없어서 매번 놀라곤 한다.

지난 3월 영화 '살인의뢰'로 만났던 박성웅을 8월 중순, 서울 중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꼬박 반년 만에 다시 만났다. 여전히 시원하고 사람좋은 웃음이다. 박성웅은 "자식이 생기니 나쁜 짓을 절대 못 하고 살겠더라"며 깔깔 웃는다.
좋은 아버지고 싶은 배우 박성웅이 이번에 연기한 작품은 영화 '오피스'(감독 홍원찬, 제작 영화사꽃, 배급 리틀빅픽처스)다. 지난 5월,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월드프리미어로 먼저 공개된 '오피스'. 박성웅은 당시 드라마 촬영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다.

◆ 좋은 배우 박성웅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되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박성웅은 극 중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광역수사대 팀장 최종훈 역을 연기했다. 형사 캐릭터라지만, 그동안 연기한 냉혈한이나 강렬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한층 인간적이고 우직한 성격이 돋보이는 역할로 '오피스' 안의 인물과는 한 뼘 떨어져 있어 더욱 해석하기 모호하다.

"종훈이는 정말 애매한 캐릭터죠. 선과 악의 중간적인 모습에 있는 사람인 거 같은데 그동안 극단적인 성격의 역할만 연기했던 것 같아서 '이런 변화도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연기를 향한 욕심이 상당한 박성웅이지만, 굳이 제 스타일을 고집하진 않는다. '오피스'는 홍원찬 감독의 입봉작 이지만, 박성웅은 그의 말을 100% 따랐다.
"시나리오대로 하려고 했지 스스로 스타일을 만들거나 무엇을 하려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오피스'는 김의성 형이 있어서 무게중심도 자연스럽게 잡힌 것 같아서 다행이죠(웃음). 고아성, 류현경, 배성우 배우도 연기를 잘 하기때문에 더욱 편하게 했죠."

◆ 좋은 아빠 박성웅
배우 박성웅은 최근 tvN '신분을 숨겨라' 촬영을 모두 마쳤다. 새벽까지 이어진 촬영 강행군 덕분에 '오피스'와 '무뢰한'으로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배우였지만, 결국 영화제에 방문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부지런히 활동하는 그를 회사원으로 보자면 인턴과 같은 열정이다.
"하하하. 일을 엄청나게 열심히 하는 과장도 있어요. 왜 그러십니까. 저는 '오피스'를 보면서 주인공 이미례(고아성 분)에게 10년 전 제 모습을 봤어요. 미래는 불투명했고 불안했죠. 회사에서 상사가 저 같은 스타일을 평가한다면 '일만 열심히 하는 사회성이 부족한 사원'정도? 그래서 더 열심히 했고 기회를 남들보다 늦게 잡았죠. 감사해서 계속 연기를 열심히 잘하고 싶어요."

박성웅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캐릭터로 로맨스, 코믹, 멜로 등을 꼽으며 강조해달라고 눈을 부릅뜬다. 부드러운 역할을 줄곧 지향하는 그는 '잘 할수 있다'며 활짝 웃는다.
"예전엔 살인자도 깡패도 어떤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한다고 해도 작품이 좋으면 하겠다고 했어요. 감사했죠. 하지만 아이가 생기니까 훌륭한 배우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아들이 성장했을 때 웃으며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몇 편은 찍어놔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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