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한 영화는 다음 달 9일 국내 개봉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 "슬픔은 꽤 중요한 감정입니다."
"슬픔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자신을 위로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행복을 향해 달려갈 에너지를 만들죠."
'업'(2009년), '월-E'(2008년), '몬스터 주식회사 3D'(2001년), '토이스토리'(1995년) 등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디즈니 픽사 피트 닥터 감독이 신작 '인사이드 아웃'으로 돌아왔다.
지난 5월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첫 공개된 후 평단의 호평을 이끈 피트 닥터의 이번 신작은 인간의 마음속 다섯 가지 감정을 소재로 한다.
디즈니 픽사를 대표하는 애니메이터 피트 닥터 감독. 그는 '토이스토리' '업' '몬스터 주식회사3D'까지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볼 수 있는 굵직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11살 딸의 사춘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낯선 내면의 영역을 시각화하고 싶은 감독의 소망은 스크린 안에서 구현됐고, '인사이드 아웃'은 또 한번 피트 닥터가 픽사를 대표하는 애니메이터임을 입증했다.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국내 취재진과 화상 기자간담회로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피트 닥터. 그와 나눈 '인사이드 아웃'이야기를 <더팩트>에서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다음 달 9일 개봉하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가지 감정을 주인공이다. 낯선 환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감정들의 주인공 라일리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서 길을 잃은 슬픔과 기쁨이 감정 컨트롤 본부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5가지 감정이 주인공이다. 피트 닥터 감독은 11살된 딸을 보고 감정을 의인화시킬 아이디어를 얻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사람의 감정을 의인화한 소재가 독특하다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때 11살 된 딸이 있었다. 굉장히 엉뚱한 성격이었는데 갑자기 성격이 변하더라. '내 딸이 왜 저럴까?' '저 아이 마음에 들어가고 싶다'라는 고민을 하다가 '감정을 의인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사 영화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것이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적합할 것 같았다."
-극 중 주인공 라일리의 감정이 다섯 가지다. 특별한 이유라도?
"영화를 만들기 전,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이 연구다. '인사이드 아웃'도 마찬가지. 뇌 과학자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았다.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대표적으로 몇 개나 되는지 물었는데 4개, 16개, 26개 등 의견이 분분했다. 그중 상호작용이 가장 좋은 것을 택했다. 주인공 라일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라일리가 11살인 이유도 궁금하다
"미국에선 11살 정도가 되면 이런 감정선이 생기는 나이인 듯싶다. 가장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나이다(웃음). 평균적인 나이라고 생각해서 11살로 설정했다."
라일리를 기쁘게 만들기위해서 모든 것이든 하는 기쁨(조이). 피트 닥터 감독은 모든 감정이 라일리를 끌고 간다고 설명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극 중 '추상적 사고영역' 장면이 굉장히 독특한데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눈으로 보지 않았던 굉장히 낯선 영역을 시각화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란 익숙하지 않으면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없으니까 고민이 많았다. 즉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을 찾아야 했는데 그 예가 '상상의 기차'같은 매개체다. 2차원으로 변하는 장면 등은 단편영화를 보며 영감을 받았다."
-다섯 감정 중 실질적인 리더는 조이(기쁨)인가?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기쁜 삶을 살고 싶어 하니까. 하지만 기쁨이 언제나 대장일 수 없다. 때에 따라 슬픔이나 다른 감정이 주도하는 경우도 있다. 항상 행복하길 원하지만 100% 그럴 수 없는 게 인생 아닌가."
-그래서인지 슬픔이란 감정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슬픔이란 캐릭터를 개발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고민과 감정을 많이 투입했다. 모두 슬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가. 특히 부모는 자식이 슬프다면 걱정부터 하고 본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슬픔의 기능이 무엇인가?' , '슬픔의 목적은?' 스스로 질문을 던졌는데 슬픔은 굉장히 유용한 감정이더라."
감정컨트롤 본부로 돌아가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쁨과 슬픔. 두 감정이 라일리를 사랑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라일리를 위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슬픔이 유용한 감정이라고?
"사람이 슬프면 격해진 감정을 '슬로우 다운'시킬 수 있고 타인에게 위로받을 수 있다. 영화를 온통 기쁨으로 채우는 것 보다 조금은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전작부터 이번 작품까지, 상상력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디즈니 픽사에선 많은 사람이 아직도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 같다. 픽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스로 작품을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기보단 의식 속에서 작품을 발굴한다고 생각한다."
7월 9일 개봉하는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은 감정 사이의 관계가 그렇듯 모든 것들의 사이에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마지막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어도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는 '관계'다. 언제나 내가 만드는 영화는 처음엔 갈등하고 상충하지만, 결국 관계를 맺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인사이드 아웃'도 마찬가지.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초반 조이(기쁨)에게 포커스를 맞출 거로 생각한다. 인간은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나 또한 관객들이 슬픔을 서서히 인정하길 바랐다. 기쁨이 사람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단 걸 보여주고 싶었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