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황소와 줄다리기'부터 '토토가'까지…무도 10주년을 돌아보다
벌써 10년입니다. 지난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으로 첫 문을 열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무한도전'은 어땠을까요? 평균 이하를 자처하는 남자들의 고군분투기에서 이젠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우뚝 선 '무한도전'의 지난 10주년을 돌아봤습니다.
'무한도전'이 낳은 재미있는 기획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기념이 될 만한 기획 세 편을 뽑았습니다. 유재석이 아직 '유느님'이 되기 전, 그리고 역사적인 차승원과 '무한도전'의 첫 만남까지. 그때 그 시절 '무한도전', 만나 보고 싶지 않으세요?

◆ "'무한도전'은 사람과 대결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천하장사 황소를 본 유재석이 말했습니다. "이걸로 프로그램 콘셉트가 명확해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과 대결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마침 그날 일정이 없어서 녹화에 합류했다는 정형돈이 이에 질세라 반응합니다. "황소랑 줄다리기를 해서 이겨도 어디 가서 자랑할 수도 없고, 지면 소보다 못한 돼지가 되는 거네요." 그 와중에 2억 원을 호가하는 천하장사 소는 카메라 앞에서 볼일을 봅니다.
말그대로 우왕좌왕 좌충우돌. '초일류 연예인'이 되고 싶다며 황소와 줄다리기에 나선 '무한도전'의 시작은 이랬습니다. 현재는 '무한도전'에 출연하지 않고 있는 표영호 노홍철 이정도 함께 했던 '무한도전'의 역사적인 첫 도전.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죠?

◆ 차승원과 '무한도전', 그 역사적인 첫 만남
tvN '삼시세끼 어촌편'으로 예능감의 절정을, 그리고 MBC '화정'에선 탄탄한 연기력을 뽐내고 있는 차승원. 그런 그의 예능 인생 시작을 꼽으라고 하면 '무한도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온몸에 진흙과 연탄물을 묻히고 연탄 일병을 구하겠다며 애쓰던 차승원을 '무한도전' 팬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는 이 인연으로 지난해 '극한알바' 기획에 출연, 9년 만에 '무한도전' 멤버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9년 전 영상을 보실까요. 연탄 옮겨 쌓기 대결에 초대돼 3승을 자신했던 그는 뙤약볕에 고생만 하다 1승을 올리는 데도 실패하고 맙니다. "자양강장제와 홍삼 캡슐 두 알을 먹고 싶다"던 차승원이 아직 눈앞에 선하네요. 차승원 곁에서 쉴 새 없이 떠들던 노홍철은 이날 '퀵마우스'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 "1990년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위기설을 극복하고 '무한도전'을 다시 한 번 인기 절정의 프로그램으로 올려놓은 기획이 있습니다. 바로 1990년대 가수들이 총출동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입니다.
이 특집에서는 지누션 쿨 등 오랜 시간 음반 활동을 하지 않았던 가수들은 물론 과거와 다른 색의 음악을 하고 있는 조성모 김현정 등의 가수들까지 1990년대를 호령했던 뮤지션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섭외 과정도 그랬지만 이들이 꾸민 콘서트 현장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콘서트가 진행된 일산 MBC 드림센터 로비는 1990년대로 돌아간 듯 꾸며져 있었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 역시 1990년대 유행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었죠. '무한도전' 멤버들은 H.O.T.로 변신,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토토가'가 방송되던 그 시간, 홍대 강남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거리에 울려 퍼지던 1990년대 인기 가요들이 아직도 들리는 것 같네요.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afreec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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