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떡국인터뷰] 박동빈 "칠전팔기 내 인생, 주스 뱉고 '기회' 삼켰죠"
  • 성지연 기자
  • 입력: 2015.02.19 07:00 / 수정: 2015.02.18 21:33

주스 아저씨란 애칭이 있는 배우 박동빈. <더팩트>가 을미년 새해를 맞이해 19년차, 배우 박동빈을 만나 떡국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떡같이 쫀득하고 떡국 국물같이 진한 맛을 내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합니다./김슬기 기자
'주스 아저씨'란 애칭이 있는 배우 박동빈. <더팩트>가 을미년 새해를 맞이해 19년차, 배우 박동빈을 만나 떡국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떡같이 쫀득하고 떡국 국물같이 진한 맛을 내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합니다./김슬기 기자

'주스 아저씨' 박동빈의 2015 떡국 덕담 "버텨라, 그러면 보일 것이니!"

민족 최대 명절이라 불리는 설날입니다. 그리고 '설날'하면 생각나는 음식, 떡국이지요. 을미년 새해, 유독 쓰리고 아픈 기억이 많았던 지난해 기억을 털어내고 새날을 맞이할 <더팩트> 독자들을 위해 건강한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색다른 만남을 준비했습니다.

떡국 한 그릇을 '주스 아저씨'라 불리는 배우 박동빈(46·본명 박종문)과 나눴습니다. 지난 2013년 MBC 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보여준 주스를 내뿜는 독특한 연기로 화제를 모은 뒤 뒤늦게 전성기를 맞이한 '신스틸러'지요.

데뷔 19년차 배우 박동빈. 지난 2013년 MBC 드라마 모두 다 김치에서 보여준 주스 연기로 화제를 모은 박동빈./MBC 모두 다 김치방송캡처
데뷔 19년차 배우 박동빈. 지난 2013년 MBC 드라마 '모두 다 김치'에서 보여준 '주스 연기'로 화제를 모은 박동빈./MBC '모두 다 김치'방송캡처

그가 떡국 인터뷰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떡국과 박동빈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입니다. 떡처럼 질긴게, 떡국 국물처럼 진한게 그렇습니다.

올해로 19년 차 배우.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를 시작으로 '쉬리' '단적비연수' '화산고' 드라마 '야인시대' 대조영'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박동빈입니다. 그를 그저 '주스 아저씨'라고 생각했던 젊은 세대는 다소 놀랄 부분입니다.

설날을 한주 앞두고 그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식당에서 만나 함께 떡국을 먹었습니다. 입 한가득 떡과 만두를 넣고 미리 새해를 자축하는 박동빈. 맛있게 떡국을 먹다가 그만 뜨거운 국물에 '주스 아저씨'는 국물을 줄줄 흘려 웃음을 자아냅니다.

박동빈과 나눈 설맞이 떡국 인터뷰. 배우 박동빈이 익살스러운 포즈로 <더팩트> 독자들에게 떡국을 권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박동빈과 나눈 설맞이 떡국 인터뷰. 배우 박동빈이 익살스러운 포즈로 <더팩트> 독자들에게 떡국을 권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박동빈 씨,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떡국 인터뷰라니…. 정말 새롭네요. 사실 많이 망설였어요.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하고요. 올해 열심히 활동하고 작품을 통해 인터뷰하는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직업이 연기하는 사람인데 계속 화제 몰이를 하는 것 같아서…."

떡국을 호로록 호로록! 배우 박동빈이 떡국을 맛있게 먹으며 익살스러운 표정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김슬기 기자
떡국을 '호로록 호로록!' 배우 박동빈이 떡국을 맛있게 먹으며 익살스러운 표정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김슬기 기자

그래, 이 맛이야! 배우 박동빈이 국물 맛에 감탄하고 있다. 평소 떡국과 떡을 좋아한다는 박동빈은 <더팩트> 취재진에게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떡국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김슬기 기자
'그래, 이 맛이야!' 배우 박동빈이 국물 맛에 감탄하고 있다. 평소 떡국과 떡을 좋아한다는 박동빈은 <더팩트> 취재진에게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떡국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김슬기 기자

-주스를 뱉어달라는 이야기는 아녜요. '떡국'을 생각하니 박동빈 씨가 생각나서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편합니다(웃음). 평소에 떡국도 좋아하고 떡도 굉장히 좋아해요. 평택에 어머니 혼자 계시는데 어머니 집에 가면 절편을 내 주시곤 하죠. 이번 설날은 다른 때보다 마음 편하게 내려갈 수 있을 거 같네요. 이게 다 '주스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받은 덕분이죠."

-사실 박동빈 씨는 데뷔 이후 거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활동했는데요.

"그러니까 왜 박동빈이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느냔 거죠? 하하하. 지금도 '주스 아저씨'로 불리잖아요. 그래도 저는 19년 동안 배우로 살았죠. 후회는 없어요. 20대엔 '직업=배우'라는 수식이 정말 싫었어요. 다시 말하면 '나는 예술인'이라는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밥 한 끼 먹는 게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할 시간이 온 거죠. 매주 관악산에 올라갔어요. 온종일 서울 시내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생각했죠."

19년 동안 연기해서 먹고 산 박동빈. 박동빈이 <더팩트> 취재진과 떡국을 먹으며 관악산에 올라가 고민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김슬기 기자
19년 동안 연기해서 '먹고 산' 박동빈. 박동빈이 <더팩트> 취재진과 떡국을 먹으며 관악산에 올라가 고민했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김슬기 기자

-그래서 나온 해답이 '드라마도 출연하자'인가요?

"에이, 그렇게 간단한 뜻이 아녜요. 그럼 매주 헐떡거리면서 관악산을 뭐하러 올라가(웃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박동빈이란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잘 하는 일도 연기더라고요. 하지만 대중이 원하는 '배우 박동빈'과 스스로 원하는 '배우 박동빈'은 분명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타협점을 찾기로 했죠. 저를 보고 '웃기다'고 말하는 젊은 친구들을 가끔 만나요. 예전에 저라면 무척 속상했을 거에요. 근데 지금은 아녜요. 그리고 드라마에서 보여준 주스 뱉는 장면은 진심으로 연기한 부분이라서 괜찮아요(웃음)."

야무지게 먹어야지  배우 박동빈이 떡국에 들어있는 만두를 한입에 넣고 있다./김슬기 기자
'야무지게 먹어야지' 배우 박동빈이 떡국에 들어있는 만두를 한입에 넣고 있다./김슬기 기자

- 박동빈 씨, 떡국도 한그릇 하셨는데 새해맞이 덕담 부탁해요.

"오늘 인터뷰하면서 '삼포 세대'라는 신조어를 처음 들었어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그렇게 부른다고 했죠? 굉장히 슬픈 말이라 기억에 남아요. 맞아요. 요즘은 사랑도 사치같고 대학을 못가면, 정규직이 아니면 실패한 인생같죠. 그런데 저마다 가진 색깔은 다른 법이에요. 그리고 그걸 찾는 시기도 모두 달라요. 저는 조금 늦었어요. 하지만 제 인생은 실패한 삶은 아녜요.

"스스로 원하고 잘 하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옵니다. 당신의 시간이 와요(웃음). '주스 아저씨'란 별명이 부끄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걸 계기로 또 다른 기회가 생기고 새로운 문이 열리더라고요. 물론 그냥 오진 않았어요. 성실하게 잘 버티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죠. 이왕 버티는거, 잘 하는 거 원하는 거 하면서 즐겁게 버팁시다."

2015년 을미년, 파이팅! 배우 박동빈이 <더팩트>독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뜨거운 응원과 넘치는 에너지를 담아 보냈다./김슬기 기자
'2015년 을미년, 파이팅!' 배우 박동빈이 <더팩트>독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뜨거운 응원과 넘치는 에너지를 담아 보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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