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늘 "제 매력이요? 평범하지만, 꾸준한 것. 그래서 변함없는 것."꼬박 2년 만이다. 배우 강하늘(25·본명 김하늘)과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또 보자'고 나눈 인사가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지난 2013년, SBS 드라마 '상속자들' 종영 후 앳된 얼굴로 인사를 건넸던 강하늘이 어느새 남자 느낌을 풍기며 눈앞에 앉아있다. 생경한 느낌이지만, 여전히 살갑고 따뜻한 그가 반갑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영화 '쎄시봉' 인터뷰 차 <더팩트> 취재진이 또 한번 강하늘을 만났다.
요즘 tvN 드라마 '미생'부터 영화 '쎄시봉' '순수의 시대' '스물' 연극 '해롤드 앤 모드'까지 숨막히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짝 마른 입술이 눈에 밟혔지만, 여전히 생기있는 눈빛엔 건강한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

강하늘은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제작 제이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윤형주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으나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송창식과 남성 듀엣 트윈폴리오로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 윤형주. 윤형주의 젊은 시절은 강하늘이란 배우를 만나 특유의 청량한 목소리, 부드러운 매력이 오롯이 스크린에서 구현된다.
"윤형주 선생님을 연기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부분은 저희 아버지가 윤형주 선생님을 직접 만날 수 있었던 거에요. 아버지도 연극을 하셨던 분인데 오랫동안 윤형주 선생님의 팬이라고 해서 자리를 마련했는데 눈시울까지 붉히면서 감동하셨어요. 또 제가 어떤 배역으로 출연하든지 연기에 관한 이야기는 결코 없는 분인데 '쎄시봉'은 예외였죠. 응원문자부터 조언까지 않으셨죠(웃음).

연극배우 아버지를 둔 강하늘은 타고난 '끼'를 물려받은 덕분에, 그리고 본인의 노력으로 2년 사이에 훌쩍 성장해 있었다. 음악드라마 엠넷 '몬스타'에 출연했을 때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던 그였기에 예상하지 못한 부분은 아니지만, 올 상반기만 해도 '쎄시봉'을 시작으로 '순수의 시대' '스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우연히 개봉 시기가 겹쳤어요. 의도한 건 아닌데 죄송한 생각도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배우로 쓰임 받을 수 있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요. 다작을 한 거처럼 보이는데 사실 촬영일이 크게 겹친 건 아니거든요(웃음)."
촬영일은 겹치지 않았지만, 현재 강하늘은 영화 홍보일정과 함께 연극 '해롤드 앤 모드' 공연을 동시에 진행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 탓에 '쎄시봉' 언론시사회 당일 과로로 병원 신세를 지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건강관리를 못 한 부분은 개인적인 실수에요. 사실 연극도 회사랑 제가 싸워서 쟁취(?)한 성과고요. '미생'끝나고 '해롤드 앤 모드'를 하겠다고 했을 때 다들 저보고 미쳤다고 했어요. 스스로는 지금 연극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거든요. '미생'이 잘 되니까 뭐랄까. 단맛에 금방 취하는건 쉽잖아요. 스스로 달콤한 것들에 익숙해지거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다른 의미로 편하게 사는 게 마냥 행복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강하늘은 현재 자신이 한 선택을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 무대를 향한 애착은 땀으로, 땀은 결실이란 열매로. 그가 출연 중인 '해롤드 앤 모드'는 현재 대한민국 최초로 최단기간 관객 수 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체력적으로 피곤해요. 안 피곤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죠(웃음). 하지만 연극이 잘 되니까 제가 선택한 게 틀린 게 아닌 거 같아서 기분 좋아요. 앞으로도 모든 것을 진실하게 대하고 처음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마지막으로 강하늘에게 '배우로서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던졌다. 잠시 생각하더니 예전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를 잊지 않고 다시 꺼낸다.
"처음 기자님이랑 만나서 했던 이야기 기억나세요? 저는 잡초 같은 게 매력이라고(웃음). 특별히 외모가 잘 생긴 것도 아니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요. 주변에 좋은 분들께 많은 도움을 얻고 있어요. 잡초같이 평범하지만, 강한 근성으로 꾸준하게 연기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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