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오경희 기자] '현직 국회의원'과 '방송인'의 결혼. 굵직한 타이틀만큼 스포트라이트도 쏟아졌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역풍'도 뒤따랐다. 최근 백년가약을 맺은 김상민 새누리당(41·비례대표) 의원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란(37) 부부의 얘기다.
두 사람에겐 '왜'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엄친딸(엄마 친구 딸: 학벌과 외모를 다 갖춘 여성)'과 가진 것 없는 '청년 의원'의 만남이 세상의 잣대로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말 많기로 소문난 정치계와 방송계의 결합이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에 딱이다.
김경란은 도대체 왜, 김상민 의원을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했을까. <더팩트> 취재진이 미스터리의 실체를 추적한다.
▶ 정계와 방송계의 결합, 어떻게 만났나

모르고 보면, 두 사람에겐 '공인'이라는 것 외엔 공통 분모가 거의 없다. 성격도 성장 과정도 전혀 딴판이다. 김상민 의원은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다. 반면 김경란의 성격은 내성적이다. 그래서 더 궁금증을 키웠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 미스터리 열쇠 가운데 하나는 같은 종교의 열성 신자라는 점이다.
'신앙'이 오작교였다. 김경란·김상민 부부는 지난해 7월 교회에서 운명처럼 처음 만났다. 김경란은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남수단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는 등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어린 시절 목회자를 꿈꿨던 김상민 의원도 오랜 기간 신앙 생활을 해왔다.
'늦깎이 연인'은 남몰래 사랑을 키웠다. 공인으로서 갖는 책임감 때문에 만남부터 결혼을 약속하기까지 한결같이 조심스러웠다. 외부 노출을 극도로 경계했고, 몇몇 사람만이 이들의 만남을 알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에게 새벽 기도가 데이트의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결혼을 결심한다.
▶'엄친딸' 김경란, '빈털터리' 김상민을 왜?

사랑엔 국경도 없지만, 두 사람의 삶은 '극'과 '극'이었다.
'엄친딸' 김경란은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경영학 학사를 수료한 뒤 2001년 KBS 27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아나운서로 탄탄대로를 걷던 김경란은 입사 11년 만에 프리랜서를 선언한다.
그는 당시 봉사 활동에 큰 뜻을 품고 제 2의 삶을 살겠다고 KBS를 퇴사했다. 이후 방송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아프리카 남수단 어린이들을 돕고자 발 벗고 나섰다. 신붓감으로선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그런 재원이 김상민 의원을 선택했다. 흔히 말하는 스펙과 돈 등 '조건'을 따진다면 김상민 의원은 내세울 게 없다. 두 사람의 결혼을 놓고 '미스터리'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동화 같은 스토리'라는 게 지인들의 시선이다.
실제로 김상민 의원은 별로 가진 게 없다. 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국회의원 300명 중 재산 순위가 꼴찌에서 세 번째다. 국회 입성 전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발견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축복을 알아가고자 'V 원정대'에 주머니를 탈탈 털었고, 젊음을 투자했다. 1년 전에 비해 빚도 늘었다. 아버지는 장애인이다. 분명 요즘 기준으로 일등 신랑감은 아니다.
▶ "결혼 어렵다"던 여자, 마음 움직인 남자

김경란은 과거 "결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가 결혼을 결심한 것은 물질적 조건보다 패기, 성실, 열정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초선에 비례대표 의원인데도 열정과 패기 하나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포부와 이상에 김경란은 끌렸다. 또한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봉사활동을 해왔기에 국회 입성 전 청년들과 NGO 운동을 했던 김상민 의원에게 더더욱 마음이 갈 수밖에 없었다.
김상민 의원도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결혼을 알릴 당시 페이스북에 "오랜시간 청년들과 NGO 운동하겠다며 제 한 몸 잘 건사하지도 못하며 살아온 인생이기에 결혼은 제게 사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제가 만나온 경란 씨는 사람을 환경이나 배경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스펙, 돈 많고, 집안 좋고, 잘 나가는…. 그런 것들이 인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대학 졸업 후 'V원정대' 활동 당시 김상민 의원은 자금사정이 열악해 찜질방에서 1년을 지냈고, 10만원이 아까워 창문 없는 25만원짜리 고시원방에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그때의 경험과 열정이 그를 정계로 이끌었다.
청년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새누리당 대선 경선 박근혜 캠프 청년특보, 새누리당 대선 중앙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장 등을 맡으며 새누리당의 '청년 문제 통'으로 꼽힌다.
▶ 결혼은 현실, 김경란·김상민의 앞날은?

결혼은 현실이다. 김상민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인데도 지난해 3월 기준 재산이 마이너스 600만 원이다. 그래서 더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지도 모른다. 과연, 이상만 가지고 결혼할 수 있을까.
미스터리를 푸는 또 하나의 열쇠는 바로 '동지애'다. '낮은 곳'의 사람들을 마음에 품기로 한 두 사람은 지난 7일 '나눔 결혼식'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다음 달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결혼식 하객들의 이름으로 아프리카 남수단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건립키로 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김상민 의원과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김경란은 남은 인생을 동지적 관계로 설정했다. 마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여성 인권 신장에 앞장 선 이희호 여사의 동지적 관계처럼 일생을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김상민 의원은 결혼에 앞서 "경란 씨는 누가 뭐래도 평강공주입니다. 열정과 간절한 마음으로 들끓기만 했던 저의 삶에 단단하지만 여유롭고 많은 사람들을 품으며 살아가는 삶을 알려 주었습니다"라며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했다.
김경란도 반려자의 약속을 믿는다.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 수 없다는 말처럼 결혼식에서 본 그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약속했다. "사랑으로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섬기겠습니다"라고 말이다. 주위의 기대와 관심 속에서 제2의 인생을 출발한 이들의 앞날은 결국 서로를 향한 초심을 얼마나 잘 지켜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