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의 연예人 돋보기] 김보성의 '의리!', 그간 웃어 넘기셨나요
  • 성지연 기자
  • 입력: 2014.04.26 07:30 / 수정: 2014.05.01 15:03

배우 김보성은 그간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의리를 강조해 한국의 대표 의리파 배우로 유명하다./배정한 기자
배우 김보성은 그간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의리'를 강조해 한국의 대표 의리파 배우로 유명하다./배정한 기자

[성지연 기자] "남자는 의리!"

배우 김보성(48·본명 허석)이 항상 외치는 '의리'는 그의 트레이트마크가 됐다.

짙은 눈썹에 건장한 체구, 굵은 목소리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의리'를 강조하는 김보성. 다소 독특하게 다가오는 성격과 남자다운 면모를 강조하는 그는 대중들 사이에서 코믹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의리를 강조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긴 김보성(오른쪽)./tvN 코미디빅리그 방송 캡처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의리'를 강조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긴 김보성(오른쪽)./tvN '코미디빅리그' 방송 캡처

그래서 김보성이 항상 외치는 '의리'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자주 패러디된다. 그 덕에 김보성 또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브라운관에 등장해 "남자는 '으리(의리)!'라고 외치며 투박한 주먹을 불끈 쥐는 순간, 웃음이 터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김보성이 보여준 '남자의 의리'는 웃음보단 눈물이 묻어 나올 만큼 진한 의리였다.

김보성은 지난 22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더팩트DB
김보성은 지난 22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더팩트DB

김보성은 지난 22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서울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1000만 원을 조용히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조심스럽게 기부금을 전달하려 했던 그였지만, 그의 선행은 발 빠른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대중들은 그의 선행에 "역시 의리의 사나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김보성 본인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편치만은 않은 듯 했다.

이날 김보성의 측근은 <더팩트>과 통화에서 "갑작스럽게 수많은 매체에서 전화가 온다"며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는 "김보성이 워낙 심성이 약한 사람이다. 세월호 참사 소식에 심적으로 타격을 받아서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애도하고 있다"고 그의 근황을 밝혔다.

기부와 관련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김보성이 1000만 원을 기부했는데 다른 연예인들의 기부 금액보다 적은 액수긴 하다. 하지만 현재 아파트 보증금도 못 내고 7년 넘게 낡은 차를 타고 다니는 그에겐 굉장히 큰돈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김보성이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싶어 하는데 자신의 캐릭터가 그간 방송에서 진지하지 못하게 보인 부분이 있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옆에서 지켜보며 굉장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보성 지인의 말을 듣고 있으니 그의 속 깊은 마음 씀씀이가 오롯이 느껴졌다. 한쪽 눈이 불편한 탓에 평소 방송에 출연하면선글라스를 애용하는 그였지만, 그에겐 자신의 그런 모습이 혹여 유가족들에게 실례가 되지 않을까하는 세심한 우려가 먼저였다.

김보성이 뽀로로 인형 옆에서 가족들과 함께 의리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김보성이 뽀로로 인형 옆에서 가족들과 함께 '의리'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실제 김보성은 24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임시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검은 슈트를 입고 조심스럽게 분향소에 들어온 그는 두 손을 모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국화를 헌화했다. 투박한 손으로 선글라스 속 눈물을 연신 훔치던 그는 마지막까지 조심스러웠다. 김보성은 "함께 자식을 키우는 사람으로 안타깝다. 더 큰돈을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 절망하는 국민, 그리고 그들의 슬픔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일부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뉴스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는 가운데 투박하고 촌스러운 '아버지' 김보성이 흘린 눈물은 잠시나마 그가 외치던 "으리(의리)!"가 생각나 보는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줬으리라.

배우 김보성. 잘나지 않아도 멋있지 않아도 대중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연예인.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하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의리 배우.

'김보성 씨. 우리도 당신에게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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