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 기자] "계속 나아가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인생역전'의 아이콘, 성악가 폴 포츠(43)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굴곡있는 인생을 살았던 그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신을 모델로 한 영화 '원챈스(감독 데이빗 프랭클)'가 만들어질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콘래드 호텔에서 영화 '원챈스' 홍보차 내한한 폴 포츠를 직접 마주했다. 말쑥한 슈트를 입고 푸근한 소파에 앉아 있는 그에게선 더는 실패와 절망의 그림자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킵 고잉(나아감)"을 강조했다.
◆ 꿈이 있다면, 그리고 꿈을 이뤘다면 '킵 고잉'
폴 포츠는 지난 2007년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영국의 시골 마을 웨일즈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며 평범한 삶을 살았던 그였지만, 그에겐 유년시절부터 성악가가 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마음 속에 품고 살았던 꿈은 그의 나이 36,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통해 실현됐다.
"내 삶의 가장 큰 변화였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최종 우승자를 발표하며 내 이름이 호명되자 '다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폴 포츠의 드라마같은 삶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가 바로 '원챈스'다. 폴 포츠의 유년시절부터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기까지의 삶을 약간의 픽션을 가미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폴 포츠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 "내 삶이 잘 표현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제작진에게 유쾌하게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원챈스'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단 하나였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는 메시지다."
'킵 고잉'을 외치는 폴 포츠였지만, 그는 7년 전 이미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렇다면 꿈을 이룬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궁금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이라고 다를 건 없다. 그들도 '킵 고잉'이다(웃음). 나 같은 경우에는 성악가로서 커리어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긍정적으로 봐주는 것을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에도 11번이나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삶은 나아가는 것이다."
◆ 폴 포츠의 행복, 노래 그리고 사랑
폴 포츠는 노래를 사랑한다.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것을 갈망할 때와 직업으로 삼았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또한 이에 대해 "두려운 부분이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막상 성악 가수로 사는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되니까 덜컥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노래를 싫어하게 될까 봐서 그랬다. 하지만 행운이란 생각이 더 크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것은 사고뭉치인 내게 가장 큰 행운이다(웃음). 여전히 목소리를 관리하기 위해 런던에서 개인 선생님을 두고 교육을 받고 있다. 거기에 타고난 체력이 있어서 지치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지난 6년간 500개 이상의 콘서트를 소화한 것도 체력이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노래를 계속 하는 것이 원동력이다."
여유로운 미소가 묻어나는 폴 포츠는 행복해 보였다. 그는 안정적인 경제력, 사랑하는 아내,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였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 스스로 완성되는 기분이 들어서 완벽하게 행복하다. 아름다운 아내와 강아지와 함께인 순간 또한 그렇다. 커리어와 가정, 모든 삶의 요소 하나하나가 행복으로 가득하고 나는 그것을 충분하게 누리고 있다."
폴 포츠는 마지막으로 '원챈스'를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듯했다. 자신의 삶을 오롯이 담아낸 영화를 관객들이 제대로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그의 목소리엔 조금 더 힘이 들어갔다.
"힘든 일이 있어도 소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 삶을 살면 수많은 역경과 장벽이 있다. 나 같이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은 더욱 그렇다.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더라도 계속 도전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도 필요하다. 모자라고 부족하더라도 괜찮으니 과감한 결단력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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