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피끓는' 박보영 "일진 역할? 좀 더 충격적이길 원했다"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4.02.01 09:00 / 수정: 2014.01.31 22:06
영화 피끓는 청춘을 통해 여자 일진 역으로 변신한 박보영이 캐릭터 변신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이새롬 기자
영화 '피끓는 청춘'을 통해 여자 일진 역으로 변신한 박보영이 캐릭터 변신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이새롬 기자

[김가연 기자] "일진 박보영, 어울리지 않나요?"

배우 박보영(24)이 달라졌다. 순한 어린 양 같던 모습은 온데 간대 없고 담배를 피우고 침을 찍찍 내뱉는 '여자 일진'으로 돌아왔다. '박보영=여자 일진?' 절대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매칭은 아니다. 하지만 박보영은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충청도를 쥐락펴락하는 '여자 일진' 영숙 캐릭터를 제법 잘 소화했다. 사실 앳되고 어린 이미지 때문에 그렇지 '과속스캔들'이나 '늑대소년' 등 박보영이 소화한 캐릭터는 쉬운게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변신을 꿈꾸고 있는 24살의 박보영을 마주한다.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지금 많은 역할을 맡아 보고 싶다고 밝힌 박보영./이새롬기자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지금 많은 역할을 맡아 보고 싶다고 밝힌 박보영./이새롬기자

◆ "180도 캐릭터 변신, 아쉬운 점 많다."

-영숙은 아마 가장 큰 캐릭터 변신인 것 같다. 관객의 반응이 두렵지 않은가?

무섭고 걱정된다. 다행히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열심히 했고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다.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나와서 다행이다. VIP 시사회에 충청도 고향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사투리가 자연스러워서 좋다고 하더라.

-'여자 일진=박보영' 언뜻 맞지 않는다. 출연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우선 변신하고 싶었다. 그전에도 캐릭터가 쉬운 것 하나 없었는데 관객들은 완전히 어리게 보더라. 그런 느낌은 좀 더 줄이고 싶었다. 분명 관객들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내 의도와 다르게 안 어울리게 보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냥 잘 봐주시면 좋은 것이고, 그래도 혹평이 많으면 '아직은 아닌가 보다' 하고 담담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보영 자신은 캐릭터 변신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나.

당연히 100% 만족하진 않는다. 좋지 않은 점이 눈에 보인다. 분명히 현장에서는 조금 더 무섭게 한 것 같은데 화면에 다 담기지 않은 것 같아서 연기적인 부분에서 서운하고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변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내 이미지가 맞는 연기만 할 것이고, 안주할 것으로 생각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좀 더 다양한 역을 해 보면 좋지 않은가. 20대 때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옷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영화 속에서 영숙은 침도 뱉고 담배도 피우고 욕설도 거침없이 한다. 세 가지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웃음) 평소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라 세 가지 모두 힘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담배 피우기다. (평소 담배를 피우는 관객들은 박보영의 연기가 어설프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리던데?)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사실 처음에는 심의 때문에 담배 피우는 장면이 안 들어갈 것으로 생각해서 담배 피우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심의에 걸리지 않는 적정 부분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넣게 됐다. 그래서 급작스럽게 연습을 했다. 그러다 보니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꽁초를 버리는 장면을 얼마나 연습했는지 모른다.(웃음) 잘못 튕겨져나가서 스태프들이 많이 맞기도 했다. 조금 더 완성도 높은 장면을 만들지 못한 것은 인정하기에 아쉽다.

영화 피끓는 청춘 포스터. 여자 일진으로 변신한 박보영의 모습이 눈에 띈다./영화 포스터
영화 '피끓는 청춘' 포스터. 여자 일진으로 변신한 박보영의 모습이 눈에 띈다./영화 포스터

◆ "운전하면서 욕 배워, 녹음하면서 연습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충청도에서 촬영했는데 실제 주인공들은 다 20대를 훌쩍 넘긴 청년이다. 그런데 촬영을 하려고 교복을 입다 보니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연습을 하던 때가 많았다. 지나가던 할아버지께 엄청 많이 혼났다.(웃음) '학생이 담배를 피우느냐'고 호통을 치시더라. 촬영이라고 아무리 설명해 드려도 안 됐다.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때에는 교복을 벗고 있었다.

-욕설 연기도 아주 맛깔나다. 감칠맛 나는 욕 연기도 연습했나.

(웃음) 사실 특별히 연습을 했다기보다는 운전을 하면서 욕설을 좀 배운 것 같다. 3년 전에 면허를 땄는데 차를 몰아볼 경험이 별로 없었다. 어쩌다 혼자 차를 몰게 됐는데 운전석에 앉으니 저절로 욕이 배워지더라. 욕을 녹음하고 다시 듣고 고치길 반복했다. 욕 배우는 데는 운전이 최고다.

이종석과 박보영의 주연작 피끓는 청춘. 박보영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영화 스틸컷
이종석과 박보영의 주연작 '피끓는 청춘'. 박보영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영화 스틸컷

-그동안 못 본 박보영의 모습이 많기에 충격적인데.

사실은 좀 더 충격적이길 원했다. 이왕 할 것이라면 강렬한 효과가 있었어야 했는데 매우 아쉽다.(웃음) 이번 촬영 현장은 즐거웠다. 분량도 적고 회차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정이 빡빡하면 마음의 여유가 없고 긴장이 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누군가 나를 보는 시선이 눈에 들어오면서 긴장하고 몸이 굳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유가 있었고 촬영 전 긴장을 많이 풀고 들어가서 그렇지 않아 다행이다.

-영숙 역을 해서 오히려 좋았던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 박보영은 자기감정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욕을 하고 담배를 피우고 소리 지르고 다양한 감정 표현을 하면서 속 시원해졌다. 촬영하면서 그것이 가장 좋았다.(웃음)

-영숙과 실제 비슷한 점이 하나도 없나?

(웃음) 주변 친구들과 회사 식구들은 오히려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래서 추천했다고…. 뭔가 '욱'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 그 부분이 비슷하다고 영숙 역이 어울린다고 강력하게 추천했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말인데 친한 사람들과는 쓰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말투를 보고 아마 추천한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 충청도에 살아있는데 영화를 본 친구들이 '딱 너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더라.

작품 속에서 매번 노래를 부른 박보영. 이번에도 트로트를 간드러지게 소화했다./이새롬 기자
작품 속에서 매번 노래를 부른 박보영. 이번에도 트로트를 간드러지게 소화했다./이새롬 기자

◆ "운 좋아 대박 나…올해는 활동 많이 할 계획"

-전작에서도 영화 속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이번에도 간드러진 목소리로 트로트를 맛깔나게 소화한다. 노래와도 운이 있나 보다.

(웃음) 세 작품 모두 노래를 하게 됐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이번에는 작품 속에서 들고양이의 '마음 약해서'를 간드러지게 부르는데?) 노래의 비밀이 있다. 라미란 선배님이 부리기 전에 한 톤 높여서 부르라고 했는데 그것만 생각하다가 처음 키를 잘못 잡았다. 그래서 노래의 전반적인 키가 올라갔다. 그렇게 쭉 한 곡을 소화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영화 '과속스캔들'은 800만 명, '늑대소년'은 700만 명을 넘겼다. 두 작품 모두 누구나 생각한 흥행작이 아니었다.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남다른가.

전혀 아니다. 시나리오를 보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 어떤 시나리오가 좋은 시나리오고 나에게 맞는 시나리오인지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같이 읽으면서 토론을 한다. 나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많기에 토론을 하면서 좋은 점을 찾는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역할을 고른다. '피끓는 청춘'도 그랬다.

올해는 다작하고 싶다는 박보영은 우선 엄마 동생과 함께 여행을 갈 계획이란다./이새롬 기자
올해는 다작하고 싶다는 박보영은 우선 엄마 동생과 함께 여행을 갈 계획이란다./이새롬 기자

-공을 주변 사람에게 다 돌리는데 그렇다면 운이 좋은 편인가.

좋은 기운을 부정할 순 없다. '과속스캔들'과 '늑대소년'은 아무도 흥행하리라 생각 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 봐서는 운도 따라주는 것 같다. (이번 '피끓는 청춘'의 흥행성적은 어떻게 보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작품이든 난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한다. 그렇다면 영화에 함께한 사람들이 모두 좋지 않을까…. 이번 작품도 그랬으면 좋겠다.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작품 수는 많지 않다. 한 해 한 작품 할까 말까인데.

한동안 영화를 주로 했는데 준비하고 촬영에서 홍보까지 하면 한 해가 금방 간다. 아직 두 작품을 같이 할 수 있는 깜냥이 안돼서 같이 하진 못한다.(웃음) 다작을 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 상황이 안 될때도 많다. 인터뷰를 통해서 '올해는 다작하고 싶다'고 말하니 팬들이 '희망 고문하지 말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진짜 다작으로 드라마 한 편, 영화 한 편을 하고 싶다.

-2014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

여행을 많이 해 보고 싶다. 언제 어느 때에 어떤 경험을 하는 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엄마, 동생과 함께 가까운 곳을 여행해볼 계획이다. 또 올해는 꼭 다작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

cream0901@tf.co.kr
연예팀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