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살찌우고, 욕 배우고"…'수상한' 심은경의 '화끈한 성인식'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4.01.27 13:00 / 수정: 2014.01.27 13:43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20대 몸이지만, 70대 노인 연기를 소화한 심은경. 심은경은 능글맞은 연기로 관객을 울고 웃긴다./이새롬 기자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20대 몸이지만, 70대 노인 연기를 소화한 심은경. 심은경은 능글맞은 연기로 관객을 울고 웃긴다./이새롬 기자

[김가연 기자] "감독님과 문자로 욕하면서 배웠어요."

1994년생 배우 심은경은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 아직 볼살이 빠지지 않은 뽀얗고 귀여운 외모지만 심은경은 왠지 모르게 '애어른' 같은 느낌을 풍긴다. 또래보다 성숙한 말투와 분위기 때문에 그런가 싶었으나,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에서 70대 노인을 연기한 여운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탓일게다. 걸쭉한 욕에 화려한 입담, 뭇 청년들을 기죽게 하는 과도한 '19금' 농담까지. 심은경은 영화 속에서 70대로 살며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많은 일들을 느끼고 경험했다.

이번 작품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아역 배우였던 심은경이 성인 배우로 발돋움하게 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아역 배우로 출발한 심은경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과 시청자를 만났다. 하지만 '누구의 아역'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선 작품은 '수상한 그녀'가 처음이다. 이 영화로 성인 신고를 한 셈. 누구보다 '혹독하고 화끈한 성인식'을 치른 심은경의 이야기다.

수상한 그녀에서 70대 노인 역을 맡은 심은경은 노련한 연기로 선배 배우들을 압도한다./영화 스틸컷
'수상한 그녀'에서 70대 노인 역을 맡은 심은경은 노련한 연기로 선배 배우들을 압도한다./영화 스틸컷

◆ "과한 호평, 부담이자 걱정이다."

'수상한 그녀'는 할 것이라곤 자식 자랑밖에 없는 욕쟁이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이 몸만 20대 오두리(심은경)로 돌아와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심은경은 나문희의 꽃다운 20살 버전. 20대의 몸으로 70대 노년의 연기를 해야 하는 어려운 역이다. 심은경은 왜 이 작품을 한다고 나섰을까.

"(웃음) 처음부터 나선 것은 아니었어요. 한 번 거절했어요. 제가 할 수 없는 역할이었기 때문이죠.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고 부담 없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란 사실이 좋았어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일깨워 줄 수도 있고요. 유학할 때 제의가 왔는데 사실 처음엔 혼자 무언가를 이끌어가는 영화보다는 조연부터 천천히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완전하게 무너졌죠. 시나리오를 보는데 펑펑 울던 기억이 나네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영화 출연에 의의가 있죠."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을 웃고 울리는 심은경은 언론시사회를 거쳐 22일 개봉 후 관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흠잡을 곳 없는 욕 연기(?)와 노래 실력, 자연스러운 손짓과 말투 등이다. 하지만 심은경은 "저에게는 과한 평"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여러 가지로 모니터링을 하는데 연기에 대한 평가를 정말 좋게 해주셔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정말 그 정도로 잘한 것인지 의구심도 들고 걱정도 앞서죠. 오히려 담담하기도 해요. 부족하지 않게 잘 하려고 했는데 연기를 보니 끝까지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은 있더라고요."

<더팩트> 카메라 앞에 서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 심은경은 과도한 호평에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워 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 카메라 앞에 서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 심은경은 과도한 호평에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워 했다./이새롬 기자

실제 20대지만, 70대 노년 연기를 해야 하는 심은경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우선 심은경은 나문희와의 차이를 줄이는데 가장 중점을 뒀다. 틈새가 크다 보면 관객이 캐릭터에 몰입할 수 없을 것. 그래서 미리 찍어놓은 나문희의 연기를 보고 배웠다.

"맞아요. 무엇보다 초반 부분 연기에 많이 신경을 썼어요. 70대가 20대로 돌아왔다는 설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화를 보기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거든요. 처음 오말순이 20대 오두리로 돌아와서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까지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를 최대한 많이 참고 했어요. 다른 작품을 참고하는 것은 불필요했어요. 제가 보지 못한 부분은 메일로 받아서 계속 확인하고 나문희 선생님을 따라 하려고 애썼어요. 전체적으로 따라 하기 보다는 포인트를 꼬집어서 새로운 오두리를 만들었죠."

수상한 그녀에서 오두리 역을 소화하면서 의상과 머리 스타일 등을 꼼꼼하게 신경썼다고 털어놨다./이새롬 기자
'수상한 그녀'에서 오두리 역을 소화하면서 의상과 머리 스타일 등을 꼼꼼하게 신경썼다고 털어놨다./이새롬 기자

◆ "대역 가수 안 써…욕은 감독님과 문자로 배웠다."

극 중 오두리는 전설로 남은 배우 오드리 헵번에서 따온 말. 오말순이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다. 그렇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세세한 소품 하나까지도 오드리 헵번과 비슷하도록 꼼꼼하게 챙겼다.

"영화에서 입은 의상만 30여 벌이 넘어요. 오드리 헵번을 모티브로 했지만, 똑같이 따라 하려고 애쓰진 않았어요. 촌스러우면서도 오드리 헵번만의 스타일을 찾았죠. 살도 오히려 찌웠어요.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3~4kg을 일부러 찌워서 완벽한 미인상이기보다는 통통하고 귀여운 느낌을 살렸어요."

심은경과 장미여관이 함께한 나성에 가면 디지털 음원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심은경 인스타그램 캡처
심은경과 장미여관이 함께한 '나성에 가면' 디지털 음원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심은경 인스타그램 캡처

오두리로 변신한 심은경이 가장 예뻐 보이는 순간. 노래하는 그때다. 한이 절절 묻어있는 발라드부터 사랑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댄스까지 심은경은 극 중에서 노래할 때 가장 빛난다.

"영화에서 4곡이 나오는 데 다 제가 불렀어요. (원래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인가? 노래 실력이 상당한데) 잘하는 편은 아니고 취미로 노래해요.(웃음) 친구들과 노래방도 자주 가는 편이고요. 어릴 적 성악을 잠깐 했는데 어떻게 발성을 하고 소리를 내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기억에 남아 있더라고요.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됐어요. 사실 대역 가수를 쓸까 생각도 했고 녹음도 했어요. 그런데 영화적 분위기가 잘 살지 않더라고요. 영화에서 오두리는 노래를 프로처럼 잘하는 친구는 아니잖아요. 밝고 예쁘게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므로 대역보다는 제가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고 감독님께 그렇게 요청했어요. 오두리가 부르는 노래는 감성이 중요하니까요. (4곡 모두 옛날 노래를 리메이크한 노래인데?) 원곡을 들어보고 어떻게 다시 불러야 하나 고민했어요. 캐릭터의 희로애락을 생각하면서 불렸죠. 지금도 여전히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노래와 더불어 심은경이 빛나는 순간. 차지고 구수한 욕을 하는 때다. 매우 자연스러워서 많은 관객의 웃음을 유발했지만, 정작 심은경은 욕 연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전라도 사투리라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법을 배웠어요. 게다가 할머니들이 쓰는 말투잖아요. 전라도 할머니가 쓰는 말투기 때문에 저는 두 배로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문희 선생님의 캐릭터를 더 열심히 연구했죠. 연습하다가 잘안돼서 감독님께 욕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배웠어요.(웃음) 촬영장에서도 사투리로 대화했죠."

배우 심은경은 지금은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이새롬 기자
배우 심은경은 지금은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이새롬 기자

◆ "아역→성인 배우로, 도약이 필요할 때"

지난 2004년 데뷔한 심은경은 벌써 10년 차 배우다. 올해로 20살이 됐으니 10살 때부터 연기에 발을 들인 셈이다. 20살이 된 심은경은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노련한 이 친구는 항상 그 점을 염두에 뒀다.

"지난 2011년 초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3년 정도 유학 생활을 했어요. 고민도 많이 했어요. 아역 이미지를 많이 벗어야 하고 성인 배우로서의 도약이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유학도 그런 의미에서 간 것이었죠. 여러 가지로 부담이 컸어요. '수상한 그녀'도 마찬가지였죠. 제 인생에서나 배우로서나 '수상한 그녀'를 택한 것은 다행이고 많은 도움을 준 영화라고 생각해요."

배우가 아닌 평범한 심은경은 어떤 생활을 하면서 보낼까. 정말 평범해서 해 줄 말이 없다는 심은경은 평소 영화를 많이 보지만, 요즘에는 홍보 활동 때문에 많이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서 발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변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죠. 저는 함께 작업한 모든 영화감독님이 멘토입니다. 개인적으로나 연기적으로 힘들 때 도움을 많이 받아요. 그때 저에게 해답을 주시죠. 평소에는 영화를 보면서 지내요. 지난해 말에는 정말 영화를 많이 봤어요. 가장 인상적으로 본 영화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였어요. 마음을 울리는 영화였죠. (올해 계획은?) 우선 '수상한 그녀' 홍보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꼭 500만 명이 넘어서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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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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