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동창생', 왜 노출이 없었냐고요?" 최승현이 답했다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3.11.16 08:00 / 수정: 2013.11.18 15:05
영화 동창생 주연을 맡은 최승현. 호평을 받지만 영화를 찍는 내내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최진석 기자
영화 '동창생' 주연을 맡은 최승현. 호평을 받지만 영화를 찍는 내내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최진석 기자

[김가연 기자] 지난 8일 개봉한 '동창생'을 두고 많은 이들이 '최승현(26)을 위한 영화'라 한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최승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출연 분량도 만만치 않거니와 영화 속에서 강렬한 액션 장면은 물론 섬세한 내면 연기까지 소화해내며 기존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주니, 그가 만약'아이돌 출신 연기자'란 꼬리표에 서운함을 표현한다면 슬그머니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빅뱅의 탑으로 더 유명한 최승현은 '동창생'에서 주연을 맡아 활약했다. 윤제문 조성하 등 베테랑 배우들의 기에도 눌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빅뱅의 탑, 그리고 실제 최승현에서 벗어나 '동창생'의 리명훈으로 살았던 최승현의 '동창생' 적응기를 털어놓는다. 심리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다던 최승현은 느릿느릿한 어조지만, 핵심을 짚는 대화로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

동창생에서 북측 공작원 리명훈 역을 맡은 최승현. 그는 강렬한 연기로 빛나는 존재감을 발산한다./영화 스틸컷
'동창생'에서 북측 공작원 리명훈 역을 맡은 최승현. 그는 강렬한 연기로 빛나는 존재감을 발산한다./영화 스틸컷

-'동창생'은 최승현을 위한 영화라고 호평이 자자하다. 영화 전반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연기자 최승현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영화에 대한 평은 반반이다. 좋은 평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다. 영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아직도 어리둥절하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개봉 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웃음). 부족하지만, 좋게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걱정이 많았는데 한숨 돌린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동생을 구하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 북측 공작원 리명훈 역을 맡았다. 캐릭터 설정 자체가 쉽지 않아선뜻 시나리오에 손이 가지 않았을 것 같은데.

4개월 동안 무술 훈련을 받고 1년이란 기간 동안 리명훈이란 캐릭터로 생각하고 살았다. 빅뱅 월드투어와 병행했다. 주말에는 빅뱅의 탑으로 무대에 섰다가 주중에는 촬영장에 돌아와 리명훈이 됐다. 처음에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러면서 배웠던 것 같다.

-리명훈으로 살아온 1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실제 최승현과 비슷한 부분이 있나.

개인적으로여운이 남는 인물이었다. 비슷한 부분은 거의 없다(웃음). 하지만 리명훈을 통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리명훈은 지독하게도 외롭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곁에 사람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감정 표현도 서투르다. 리명훈을 보고 제가 정말 안타깝더라. 저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편이다. 생각보다(웃음) 밝고 유쾌한 부분도 있다. 내 삶은 내가 꾸려가고 싶다. (영화를 찍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히려 더 밝아진 것 같다. 침묵의 답답함과 '왜 이러지'하는 생각도 들고 의사 표현을 안 하는 것들이 있었다면 쉽게 이해하고 훌훌 털어내는 것을 터득하게 됐다. 조금은 해탈했고 사회성을 갖게 됐다.

감정을 절제하고 눈빛만으로 리명훈을 표현했다는 최승현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최진석 기자
감정을 절제하고 눈빛만으로 리명훈을 표현했다는 최승현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최진석 기자

-연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눈빛이다. 일단 대사가 많지 않다. 눈빛과 표정으로 리명훈을 대신한다. 지극히 외롭고 공허하다가도 복수심으로 가득 찬 이글이글한 눈빛을 발산한다. 대사 없는 표정 연기 어떠했나.

관객들이 공허한 감정을 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표정과 눈빛으로 리명훈이 가진 외로움 복수심을 표현하고 싶었다. 어린 가장이면서 동시에 동생을 구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이 아이의 감정이 얼마나 힘들었겠나.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학교에서 위장 활동을 하는 것이다. 주변에 학교를 다니는 간첩이 없지 않느냐(웃음).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몰랐다. 대사가 많으면 감정이 과하게 될 것 같고, 많이 없으면 표현이 될 것 같았다. 절제하면서도 표현해야 하는 두 가지 감정이 복잡하고 어려웠다.

-눈에 띄는 액션 장면이 여러 개 있다. 뛰고 넘어지고 깨지기를 반복한다. 오토바이도 타고 유리창에도 부순다. 부상은 없었나.

액션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육체적인 고통이 없는 사람은 누가 있나. 노력하면 되는 것 같다. 유리창이 깨지는 장면이 있는데 부상을 당했다. 2주 정도 입원을 했는데 사실 그렇게 심한 부상은 아니었다(웃음). 다시 액션 장면을 촬영해야 하는데 불편하긴 했다. 2주 뒤에 다시 찍을 때에는 주먹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호빈 선배가 더 심했다. 같이 촬영하는 부분에서 다쳤는데 정호빈 선배는 철심을 박고 촬영했다.고백하자면 사실 액션 연기를 하려고 미국에서 보호 장비도 직접 사왔다(웃음). 맞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직접 샀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로는 김수현이 출연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비슷한 나잇대들의 배우들이 젊은 배우들이 출연한 여러 편의 영화가 있다. '노브레싱'의 이종석과 서인국도 그러한데…. 상반신 노출 장면은 보너스다. 그를 기대한 여성 관객도 있을 텐데.

(웃으면서) 노출 장면이 있으면 리명훈이란 인물의 진정성이 떨어질 것 같았다. 매우 진지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고 답답한 인물인데 상반신을 노출한다면? 굉장히 재밌지 않은가.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그런 말도 많았지만, 진정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 넣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언론시사회까지 최승현은 동창생 홍보와 공식 행사로 빅뱅의 탑이아니라 온전히 최승현으로 시간을 보냈다./더팩트DB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언론시사회까지 최승현은 '동창생' 홍보와 공식 행사로 빅뱅의 탑이아니라 온전히 최승현으로 시간을 보냈다./더팩트DB

-연기자 최승현뿐만 아니라, 빅뱅의 탑으로 더 유명하지 않나. 가수는 무대에서 직접 관객의 반응을 느끼지만, 배우는 스크린에서 혹은 브라운관이라는 매개체를 거쳐서 만난다. 가수와 연기자의 매력은.

어떤 분야든 집중해야 하는 것은 비슷하다. 순발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다. 피드백을 바로 받느냐, 아니면 수개월 동안 한 인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있느냐의 차이다. 두 분야 모두 연구를 해서 얻어야 하는 인물이다. 좋은 결과물은 둘 다 놓치고 싶지 않다. 어떤 것이든 방심하면 안 된다.

-지드래곤은 예능, 태양은 솔로 앨범 등 빅뱅 개인 멤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서로 모니터를 하면서 조언해주나.

(웃으면서) 잘 하지 않는다. 특히 내가 형이다 보니 동생들이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동생들은 당연히 좋은 이야기만 한다. 영화를 보고도 '형, 정말 잘 봤어요. 재밌었어요'라고 하더라. 요즘은 휴대전화 메신저 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따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웃음)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데 '동창생'도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팔렸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를 주도하는 중심에 서게 됐는데 느낌이 어떤가.

(웃으면서) 부담된다. 여전히 케이팝이 주목받고 있다. 케이무비 시대가 오는 것 같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고 그곳에 있다는 것은 정말 뜻깊다. 매우 큰 축복으로 생각하고 더 책임감을 갖고 진정성을 갖고 모든 일을 대하게 된다.

개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빅뱅 멤버들이 모니터를 잘 해주냐는 말에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했다./최진석 기자
개인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빅뱅 멤버들이 모니터를 잘 해주냐는 말에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했다./최진석 기자

-이제 빅뱅의 탑으로 솔로 앨범이 나오는데, 연기자로서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 이야기가 얼마나 눈에 잘 들어오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재밌게 봐야지 재밌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몇 작품을 연이어 좀 어두운 역할을 했는데 그렇다고 꼭 밝은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 재밌는 작품이 있으면 선택할 것이다. 놓치고 싶지 않다.

동창생을 마무리한 최승현은 솔로 앨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연기자로서 다음 작품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최진석 기자
'동창생'을 마무리한 최승현은 솔로 앨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연기자로서 다음 작품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최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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