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다시보기] '웃음+액션+로맨스'…'기황후' 사극 한계 뛰어넘었다
  • 이다원 기자
  • 입력: 2013.11.06 07:30 / 수정: 2013.11.06 07:30

하지원의 열연이 돋보이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웃음과 액션, 로맨스까지 잡아내며 강력한 흡인력을 발산하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하지원의 열연이 돋보이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웃음과 액션, 로맨스까지 잡아내며 강력한 흡인력을 발산하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 이다원 기자] 웃음과 액션, 로맨스까지 한 작품에 녹아들었다. 그것도 영화가 아닌 드라마 한편에! 방송 직전 뜨겁게 불타올랐던 역사 왜곡 논란을 말끔하게 씻어내기라도 하려는 듯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는 긴장감 서린 극 전개와 곳곳에 피어나는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안방극장의 숨통을 쥐락펴락했다. 현대극에 뒤처지지 않은 세련된 에피소드로 무장한 '기황후'는 고루하다는 사극의 한계를 단 4회 만에 뛰어넘었다.

5일 오후 방송된 '기황후'에서는 황태제 타환(지창욱 분)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기승냥(하지원 분)의 활약이 그려진 가운데, 이들과 왕유(주진모 분)의 삼각 로맨스도 강조돼 재미를 더했다.

하지원(맨 아래 왼쪽)이 지창욱(맨 아래 오른쪽)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하지원(맨 아래 왼쪽)이 지창욱(맨 아래 오른쪽)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이날 방송의 가장 주요한 볼거리는 역시 타환을 지키기 위한 고려 무사들과 원나라 무사들이 충돌하는 액션 활극이었다. 원의 연철(전국환 분)은 황태제를 죽이기 위해 당기세(김정현 분)와 백안을 대청도에 보냈고, 이들은 고려군사로 둔갑해 타환의 목숨을 노렸다.

그러나 기승냥은 아버지 기자오(김명수 분)의 도움으로 타환과 함께 도망쳤고, 이를 눈치챈 백안은 죽을 힘을 다해 두 사람을 뒤쫓았다. 결국 바닷가 배 한척을 두고 대립한 이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위태로워진 타환은 "선왕폐하가 차기 황제로 택한 건 바로 나"라며 "날 죽이면 연철의 충실한 개로 남겠지만, 그 죄는 자손만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의 말에 마음이 움직인 백안은 뒤따라온 당기세에게 구타당할 것을 감수하고 기승냥과 타환이 도망갈 수 있도록 손 썼다. 추격전의 '쫄깃한' 긴장감을 제대로 살린 명장면이었다.

주진모, 하지원, 지창욱(위부터)의 삼각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주진모, 하지원, 지창욱(위부터)의 삼각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욕심 많은 이 작품은 액션신뿐만 아니라 로맨스도 부각했다. 기승냥을 두고 왕유와 타환의 묘한 심리전에 불을 댕긴 것. 타환은 기승냥이 왕유의 침소에서 술잔을 기울인다는 소식에 불안해했고, 한걸음에 달려가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방해했다.

타환은 기승냥에게 "내가 언젠가 원으로 가게 되면 너도 나와 함께 가자"며 "이것도 고려왕의 허락이 필요한가. 승냥일 내게 달라"고 왕유를 도발했다. 왕유는 "내가 아무리 등 떠밀어도 내 곁을 떠나지 않을 놈"이라며 우회적으로 거절했고, 기승냥 또한 "밤이 깊었다. 그만 주무십시오"라며 자리를 피했다.

이후 왕유와 타환은 기승냥을 두고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을 보였다. 타환은 왕유가 기승냥을 뺏어갈까 봐 노심초사했고, 왕유는 기승냥이 자신에게 애교부리는 꿈까지 꾸며 연정을 키워갔다. 조금씩 불붙는 세 사람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하지원·지창욱의 목욕 에피소드와 주진모의 꿈 에피소드가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하지원·지창욱의 목욕 에피소드와 주진모의 꿈 에피소드가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MBC '기황후' 방송 캡처

'기황후'의 웃음 포인트 역시 이들의 삼각 로맨스 가운데 심어놨다. 타환은 기승냥이 여자인 줄 모른 채 목욕 중 자신의 나체를 거리낌 없이 드러냈고, 기승냥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곳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타환이 그를 붙잡으려 벌떡 일어선 순간 기승냥은 모든 것을 목격하고 얼어붙었다. 상황만으로도 웃음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또한 왕유가 기승냥의 꿈을 꾸며 잠꼬대하는 부분도 웃음을 유발했다. "승냥아, 그렇게 웃지 마라"는 왕유의 잠꼬대에 방신우(이문식 분)는 "하필이면 사내놈에게 연정을 품었느냐"며 안타까워했고, 최무송(권오중 분) 역시 "세상에 여자는 많다"며 그를 회유하려 했다. 당황한 왕유는 "내가 설마하니 승냥이놈한테"라고 버럭 호통쳤지만, 왕유의 마음을 알아챈 시청자들에게는 귀여운 매력이 엿보였다.

이처럼 '기황후'는 액션, 로맨스, 웃음까지 동시에 잡으며 월화드라마 1위다운 면모를 보였다. 여기에 하지원, 지창욱, 주진모 등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드라마의 묘미를 한층 높였다.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지닌 이 작품은 현대극보다 흡인력이 약하다는 사극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게다가 경쟁 방송사의 현대극들을 무너뜨리며 사극의 무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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