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서 마련한 특강을 듣고 있다. 이 지망생들 가운데 스타작가가 되는 것은 극히 일부일 정도로 작가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제공 |
[이건희 기자] '스타 작가'가 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작가로 데뷔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 것이 현실. 작가 지망생의 수에 비해 한해 드라마 작가로 자신의 작품을 방송에 내보내는 신예 작가의 수는 턱없이 적다.
<더팩트>의 취재 결과 현재 사단법인 한국방송작가협회(이하 작가협회)에 등록된 작가 수는 2천 600여 명(비드라마 작가 포함)이다. 이 중에 실제 가입하지 않아도 활동에 크게 지장이 없는 작가들과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작가들 숫자까지 더하면 수는 훨씬 많다. 임동호 작가협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매년 데뷔하는 작가의 수는 100~150명 정도다. 그중 드라마 작가의 수는 15명 이내다.
![]() |
| 방송사의 드라마 극본 공모전은 드라마 작가가 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이지만, 이마저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 MBC, SBS 홈페이지 |
◆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는 방법?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기 위한 가장 수월한 방법은 방송사마다 매년 실시하는 극본 공모에 응모해 입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마저 높은 경쟁률을 다툰다.
방송사나 제작사에서 따로 뽑는 공채라는 것이 없다 보니 극본 공모전에 지원자들이 몰린다. 공모전을 통하지 않고서는 보조 작가로 일을 도와주면서 연출자, 제작사 등을 소개받고 데뷔하는 방법이나 방송작가협회 교육원 등 아카데미에 구인 요청이 들어와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굳이 드라마 작가로 바로 데뷔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최근 큰 사랑을 얻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94'의 이우정 작가처럼 방송 작가로 활동하다 드라마로 넘어온 작가도 많다. 시트콤 보조작가와 구성작가로 시작한 SBS '주군의 태양'의 홍자매(홍정은, 홍미란)도 그렇다. 또 영화 시나리오를 작업하다가 드라마 쪽에서 활약하기도 한다. 또는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하는 경우 소설가가 직접 대본을 집필하는 일도 많이 늘었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 또한 어떻게든 자신의 경력을 쌓아나갔을 때 가능한 얘기다.

작가 지망생들에게 아카데미는 작가가 되기 위한 하나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제공
◆ 아카데미는 데뷔 위한 필수 코스?
문은 좁은데 작가 지망생의 수는 훨씬 많다. 그런데 작가 지망생들을 교육하는 기관은 적은 편이다. 전문으로 하는 대학 학과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국 산하 아카데미, 작가협회 교육원 정도 손에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적어도 100여 명 이상의 지망생들이 매년 방송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아카데미에 지원한다. 작가협회 교육원만 하더라도 매년 2회 기초반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300명 안팎의 인원을 선발한다.
선발된 인원이 모두 수료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협회 교육원은 기초반, 연수반, 전문반, 창작반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기초반의 절반 정도만이 6개월 교육을 마치고 연수반으로 올라갈 수 있다. 전문반, 창작반에 올라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상위 과정으로 올라가려고 재수강을 하는 지망생의 수도 상당하다. 그리고 창작반을 수료하는 인원은 한 기수에 15~20명 정도지만, 이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는 빨라도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은 지상파 방송국 산하 아카데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아카데미 등을 다니지 않고도 작가가 될 수는 있다. 글을 쓰는 능력은 아카데미에서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키워나갈 수 있다. 그러나 임동호 사무국장은 "지망생들에게 왜 아카데미를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집에서 혼자 쓰려면 시간이나 날짜에 따르는 제약이 없어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고 답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아카데미에서는 동료 지망생들과 써 온 내용을 품평하면서 경쟁력이 생기고 정보 공유도 쉽다"는 이유로 지망생들이 아카데미로 몰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카데미를 수료한다고 무조건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되려면 무조건 아카데미를 들어가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임 사무국장도 "작가협회 교육원이 취업을 위한 기관은 아니다. 좋은 작가가 될 인재들의 능력을 키우고 제대로 된 작가를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노력과 능력이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작가 아카데미가 데뷔의 필수코스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 |
| 데뷔를 하더라도 재능과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김수현, 노희경, 김은숙, 문영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작가 같은 스타 작가로 성공하고 어렵다. / 더팩트 DB |
◆ '재능+노력+아이디어'가 스타 작가 되는 지름길!
어려운 길을 헤치고 작가로 데뷔하더라도 성공문이 열린 것도 아니다. 특히 드라마 작가는 예전보다 한 작품을 마치고 다음 작품을 할 때까지 기간이 더 길어졌다. 1년마다 한 작품씩 했다면 몇 년 사이 드라마 작가가 늘어나기도 했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며 신인의 경우 3, 4년에 한 번씩 작품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임동호 사무국장은 "스타 작가의 등장으로 허황된 꿈을 꾸는 지망생들도 많다. 그러나 작가가 되기 위해 재능과 가능성이 있는지, 작가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인지 검토해보고 검증받아보길 바란다"며 지망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재능을 인정받고 싶다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노희경, 문영남, 정형수, 소현경 작가처럼 스타 작가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인 재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해야한다.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소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춘 지망생들은 대부분 데뷔도 하고 성공도하더라"고 당부의 말을 건넸다.
canusee@tf.co.kr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