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문정희 "발톱 빠지고, 실핏줄 터지고…고난의 '숨바꼭질'"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3.08.10 08:00 / 수정: 2013.08.10 08:00

숨바꼭질에서 주희를 연기한 문정희. 발톱이 빠지고 눈 실핏줄이 터지는 육체적인 어려움을 겪었다./최진석 기자
'숨바꼭질'에서 주희를 연기한 문정희. 발톱이 빠지고 눈 실핏줄이 터지는 육체적인 어려움을 겪었다./최진석 기자

[김가연 기자] 여배우 문정희(37)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더팩트> 사진 기자는 그에게 발만 자세하게 찍고 싶다고 요청했다. 지난달 31일 있었던 영화 '숨바꼭질' 언론시사회에서 문정희가 "영화 촬영을 하느라 발톱이 3개 빠졌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의 발가락을 주의 깊게 찍고 싶었지만, 문정희는 인터뷰 사진 촬영 때문에 꾸미느라 발톱을 예쁘게 가꿨다며 미안해하면서 거절했다. 그리고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 문정희는 '숨바꼭질'을 촬영하면서 고됐던 시간을 털어놨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이만큼 몰입이 잘 된 작품이 없었다던 문정희가 말한 '숨바꼭질' 뒷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숨바꼭질에서 주희를 연기한 문정희는 손현주와 팽팽한 감정 대결을 보여준다./영화 스틸컷
'숨바꼭질'에서 주희를 연기한 문정희는 손현주와 팽팽한 감정 대결을 보여준다./영화 스틸컷

오는 14일 개봉하는 '숨바꼭질'에서 집에 집착하는 광기 어린 여자 주희를 맡은 문정희는 영화 속에서 폭발적인 연기력을 자랑한다. 스릴러 장르상 스포일러 때문에 많은 부분은 밝힐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문정희는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관객을 스크린에 빨아들인다. 범접할 수 없는 동공연기, 악을 쓰면서 뛰는 연기 등 몸을 쓰는 작업도 많았다. 뛰고 또 뛰느라 발톱이 3개나 빠졌다는 문정희. 육체적으로 그에게 이만큼 어려운 연기는 없었다.

"지난 8월에서 10월까지 두 달 정도 영화 준비를 하고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찍었어요. 오는 3월까지 찍었으니 5개월 정도 촬영했죠. 촬영 전에 준비를 많이 하긴 했는데 캐릭터가 독특하다 보니 막상 찍을 때는 어려웠어요. 몸을 쓰는 장면도 많아서 다치기도 했죠. 본 촬영 전에 하루 9km를 뛰면서 몸을 다졌는데 촬영을 시작하니 어찌나 어렵던지…. 발톱 빠지는 건 기본이었고, 눈에 힘을 줘서 연기하느라 실핏줄이 다 터졌어요. 손현주 선배와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었는데 손현주 선배가 제 눈이 갑자기 벌게지니까 놀라셔서…(웃음). 사실 그동안의 작품보다는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것은 맞아요."

문정희는 이리뛰고 저리뛰다 보니 대역을 둘까도 생각했지만, 좋은 그림이 나올 것 같지 않아 포기했다고 밝히면서 '문정희 잔혹사'를 이었다. "사실 제가 100% 모든 장면을 다 소화한 것은 아닙니다(웃음). 정말 어려운 장면은 대역이 있었는데, 대역과 제 몸이 다르다보니 영화에서 많이 튀더라고요. 그래서 대역을 쓸 수가 없었어요. 액션을 하느랴 살도 많이 빠지고 온몸이 다 멍이었죠. 그 때 생각하면 힘들긴 한데 이만큼 기억에 남는 작품도 없을 겁니다."

문정희는 인터뷰하면서 스포일러에 대해서 당부, 또 당부했다. 관객에게 극적인 재미를 주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 등이 공개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영화의 반전키들이 온라인 상에 퍼졌고,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많은 관객들은 '스포일러 자제'를 부탁하기도 했다. '숨바꼭질' 역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라 이 부분을 가장 경계했다. 자신의 캐릭터 설명과, 준비 과정도 사실 말하기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문정희는 최대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설명하려고 애썼다.

"'숨바꼭질'은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촘촘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너무 많은 부분이 공개되면 영화를 즐기는 관객이 안 좋을 수 있어요(웃음). 제가 생각한 극중 주희는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한 여자입니다. 자기 집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고, 집을 지키고 싶은 욕망이 강하죠. 캐릭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했어요. '저 여자가 어떻게 저런 일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앞뒤 설명이 필요했죠. 집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광기로 표출될 수 있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봤어요. 외적인 모습도 중요했어요.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얼굴에 검은칠을 해서 지저분하게 만들었어요. 모두 계산된 작업이었답니다.(웃음)"

문정희 손현주 전미선(왼쪽부터)는 숨바꼭질에서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준다./스포츠서울닷컴DB

문정희 손현주 전미선(왼쪽부터)는 '숨바꼭질'에서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준다./스포
츠서울닷컴DB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문정희는 탁월한 연기력으로도 애정을 보여준다. 파괴력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손현주 전미선과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허정 감독이 쓴 '숨바꼭질'은 이미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탄탄한 시나리오라는 평이 자자했다. 문정희 역시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시나리오가 정말 박진감이 넘쳤어요. 긴박하고 탄탄하고 무섭기도 했어요. 사람을 '들었나 놨다' 하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죠. 사실 주희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단단하고, 뭔가 꽉 매어져있다는 느낌이었죠. 힘들 것을 알았지만, 꼭 한다고 했고, 후회는 없어요. 물론 안 좋은 평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구멍은 분명히 있겠죠. 하지만 기존 스릴러와 분명히 다른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문정희는 '숨바꼭질' 홍보를 마무리하는 대로 차기작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촬영에 들어간다. 로맨틱 코미디물로 김상경과 함께 출연한다. 딸이 고학력자 무직인 아빠를 빌려드린다는 다소 이색적인 영화다. 다음 달 첫 촬영을 시작한다.

"'숨바꼭질'로 스릴러를 했는데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였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에 시나리오를 받게 됐죠. 고학력자 무직 남편(김상경)을 둔 아내로 나오는데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숨바꼭질' 홍보에 매진해야겠죠. 오랜 시간 활동했지만, 여전히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발톱이 빠져 고생했다는 문정희는 인터뷰때문에 발톱을 예쁘게 가꿨다고 했다./최진석 기자
발톱이 빠져 고생했다는 문정희는 인터뷰때문에 발톱을 예쁘게 가꿨다고 했다./최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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