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다시보기] '불의 여신 정이' 요즘 사극은 남장 없으면 안 되나요?
  • 이건희 기자
  • 입력: 2013.07.17 02:05 / 수정: 2013.07.17 02:05
불의 여신 정이의 문근영이 능청스러운 남장 연기를 펼치고 있다. / MBC 불의 여신 정이 방송 캡처
'불의 여신 정이'의 문근영이 능청스러운 남장 연기를 펼치고 있다. / MBC '불의 여신 정이' 방송 캡처

[이건희 인턴기자] 정말 요즘 사극에서 여자 주인공의 남장은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것일까. MBC '불의 여신 정이'에서도 변함없는 문근영의 남장 설정이 등장하며 식상하다는 시청자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6일 오후 방송된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남장을 한 정이(문근영 분)과 광해(이상윤 분)가 저잣거리에서 옥대를 찾기 위해 만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앞서 15일 방송에서 광해의 형 임해(이광수 분)가 옥대를 맡겼고 정이는 이를 도둑맞은 상황이었다.

정이가 사기장이 되기 위해 분원에 들어가기로 결심해 문근영의 남장 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 MBC 불의 여신 정이 방송 캡처
정이가 사기장이 되기 위해 분원에 들어가기로 결심해 문근영의 남장 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 MBC '불의 여신 정이' 방송 캡처

정이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갖은 수를 써 봤지만, 광해군은 끈으로 서로의 손을 묶어 정이가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손을 묶고 다니던 정이와 광해는 건달패를 만나 위기에 처했고 광해의 무예로 이를 제압했다. 광해는 정이와 같이 다니면 옥대를 찾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정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자리를 떠났다.

이 장면에서 정이 역을 맡은 문근영은 남장하고 광해와 새로운 인연을 쌓았다. 두 사람은 과거에 만난 적이 있지만, 광해는 당시 정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상태다. 이 장면에서 문근영의 능청스러운 남장 연기는 정이와 광해의 새 인연을 더욱 인상 깊게 만들었다.

하지만 남장 연기는 불의 여신 정이의 전작이었던 구가의 서의 수지(아래)와 그 경쟁 작품인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김태희도 보여준 바 있다. /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MBC 구가의 서 방송 캡처
하지만 남장 연기는 '불의 여신 정이'의 전작이었던 '구가의 서'의 수지(아래)와 그 경쟁 작품인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김태희도 보여준 바 있다. /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MBC '구가의 서' 방송 캡처

하지만, '불의 여신 정이'의 전작이었던 '구가의 서', '구가의 서'의 동 시간대 경쟁 작품이었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도 여 주인공 수지와 김태희의 남장 장면이 등장했다. 게다가 문근영은 지난 2008년에 출연했던 SBS '바람의 화원'에서도 신윤복 역을 맡아 남장 연기를 펼쳤던 적이 있다. 배역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5년 전의 남장과 '불의 여신 정이'에서의 남장 연기가 차이는 있었지만, 외형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남장이라는 설정이 한 두번 신선하게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바로 이전 작품에서도 등장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불의 여신 정이'의 남장 설정은 참신한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정이가 사기장이 되기 위해 이름을 유태평으로 바꾸고 분원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하며 문근영의 남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싫증과 참신의 차이는 결국 시청자의 판단에서 갈린다. 그리고 그 판단을 결정하는 데는 문근영의 연기는 물론이고, 이전에 나왔던 내용들과 다른 독창적인 흐름을 만들려는 제작진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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