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프리즘] '불의 여신 정이', 정통 사극의 등장…'구가의 서' 인기 이어갈까
  • 이다원 기자
  • 입력: 2013.07.02 08:00 / 수정: 2013.07.02 08:00

1일 오후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정통 사극답게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오가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MBC 불의 여신 정이 방송 캡처
1일 오후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정통 사극답게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오가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MBC '불의 여신 정이' 방송 캡처

[ 이다원 기자] 배우 이승기(26)와 수지(19·본명 배수지)가 떠난 자리를 노영학(20)과 아역배우 진지희(14)가 채웠다. MBC 새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는 여느 드라마처럼 첫회부터 연기파 아역들의 야심 찬 한방을 준비했지만, 그보다도 더욱 눈길을 끌었던 건 전작과 전혀 다른 '정통 사극'이라는 점이었다. 월화극 1위를 수성하며 안방극장을 호령했던 '구가의 서'의 인기를 잇기 위해 '불의 여신 정이'가 선택한 '정통 사극'이라는 장르가 시청자에게 제대로 먹힐 수 있을까.

1일 오후 방송된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유정(진지희 분)의 출생에 얽힌 비밀이 공개된 가운데 유정과 광해(노영학 분)의 첫 만남이 전개돼 시청자의 호기심을 샀다.

극 중 궁중의 암투를 딛고 겨우 목숨을 보전한 사기장 유을담(이종원 분)은 애제자 연옥(최지나 분)의 딸 유정을 홀로 키우기로 했다. 그의 정성으로 유정은 자유분방하면서도 할 말 다하는 아이로 자랐고, 그 당돌한 매력은 광해가 산속 함정에 빠졌을 때 더욱 분명하게 표현됐다.

유정은 자신이 만든 함정에 광해가 걸려들자 "짐승인 줄 알았네"라며 돌아서려 했다. 광해는 뱀에 물린 척 연기를 하며 유정을 함정으로 유인했고 결국 두 사람은 빠져나갈 수 없는 구덩이에서 함께 구조를 바라는 사이가 됐다.

불의 여신 정이(위)가 전작 구가의 서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불의 여신 정이'(위)가 전작 '구가의 서'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이윽고 밤이 찾아오자 산 속 공기는 차가워졌고, 정이는 광해가 추울까 봐 자신의 치마를 덮어주는 배려를 보였다. 광해가 정이를 놀릴 심산으로 그의 치마 속을 더욱 파고들자 정이는 "달리기도 안 했는데 내 심장이 왜 이리 뛰는 것이냐"며 두 사람의 핑크빛 분위기를 예고했다. 아역들의 로맨스로 '불의 여신 정이'는 안방극장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도, 정통 사극에 남녀주인공 '유정'과 '광해'의 멜로를 덧입히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도 강조했다. '구미호'라는 소재로 판타지 퓨전 사극을 표방한 '구가의 서'와는 조금 다른 행보였다.

'불의 여신 정이'만의 재미는 '광해'의 아버지 '선조(정보석 분)'를 이중적인 인물로 그려내거나 유을담이 라이벌 이강천(전광렬 분)과 뜨거운 신경전을 벌인 것, 또 궁중 속 전쟁을 자세하게 그려낸 장면 등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공빈 김씨가 유을담이 건넨 그릇에 입을 댄 후 쓰러지자 유을담이 '독살 혐의'를 뒤집어 쓴 채 문초를 겪는 과정에서는 '정이'의 성장 배경의 개연성과 극의 긴장감을 동시에 전달했다.

이 드라마는 단 1회만으로 전작의 그늘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지난달 27일 성인 '정이'를 연기할 배우 문근영이 '구가의 서' 제작발표회에서 "전작의 인기를 이을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1회를 미리 봤는데 큰 걱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아역의 연기를 내가 이어갈 수 있을까가 고민이다"고 말한 것처럼 제작진과 출연진의 자신감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들이 택한 '정통성'을 사람들이 좋아하느냐는 점이다. '불의 여신 정이'가 앞서 야심 차게 등장한 '마의'와 '구암허준'처럼 큰 소득 없이 퇴장할는지, 혹은 '해를 품은 달'처럼 인기를 얻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첫회처럼 빠른 내용 전개와 심도 있는 장면들이 다뤄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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