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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문희준, 김종민(왼쪽부터)등 1세대 아이돌 그룹 리더들이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자랑하고 있다. /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방송 캡처 |
[이건희 인턴기자] 항상 게스트를 쥐락펴락했던 '라스' MC들의 짓궂은 질문 공세도 예능감으로 똘똘 뭉친 1세대 아이돌 그룹 리더들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이효리, 문희준, 김종민은 MC들의 농담과 집요한 공격도 다른 게스트들과 달리 당황한 기색 없이 받아치며 웃음으로 승화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이하 라스)'는 1세대 아이돌 그룹 리더 특집으로 꾸며졌다. 김국진, 윤종신, 유세윤, 조규현 등 MC들은 출연자를 소개할 때부터 "이효리와 함께 활동한 친구들"이라며 문희준과 김종민에게 공격을 개시했다.
이에 문희준은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을 한우처럼 등급을 매긴다면 김종민은 호주산이다"고 거침없이 응수하며 MC들 앞에서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MC들은 3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온 이효리에게 연애, 표절 사건, 가창력 논란, 금전 문제까지 곤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솔직하고 당당한 이효리의 답변뿐이었다.
그는 MC들의 질문에 당황하고 난처해하기보다 "남자 친구 이상순은 종주의 종착지인 천왕봉"이라며 MC들의 놀림에 맞장구를 쳤다. 이어 "표절 사건 이후로 신인 작곡가에게 곡을 받기가 두렵다", "신곡은 내 목소리에 잘 맞게 중저음 위주로 구성돼 라이브로 노래할 때 너무 편하다". "동물 보호 운동과 채식을 시작한 이후 갖고 있던 악어백은 중고 매장에 팔았다" 등의 솔직한 답변으로 모든 공세에 대해 정면돌파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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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들은 MC들의 거센 질문 공세에 당황하지 않고 맞서며 '라스'의 재미를 더했다. |
문희준은 MC들의 공격에 약간 흔들리는 듯했지만 금세 적응한 듯 자기 자랑과 뻔뻔함으로 오히려 MC들을 뒤흔들었다. 그는 배우 홍경인과 군 생활을 함께할 때 있었던 불개미 에피소드와 대궐 같은 집에 대해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를 보이며 적극 해명했다. 또 베이비복스 간미연과 열애설과 관련된 말장난으로 공격하는 MC들에게는 "그래 이런 게 '라스'야"라고 말한 뒤 똑같이 말장난으로 받아쳤다. 예전 H.O.T 시절을 이야기하면서는 자폭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기자랑인 일화들을 계속해서 꺼내 MC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김종민은 특유의 어리바리한 매력으로 MC들과 상대했다. 그는 초반 MC들의 유도 질문에 여자 친구와 관계에 대해 의도하지 않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MC들의 질문에 뜬금없는 대답을 하거나 너무 진지하게 답변해 MC들에게 혼란을 줬다.
'라스'의 매력은 MC들의 공세에 휘둘리거나 당황하는 게스트들을 지켜보는 데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달랐다. 이전 방송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스트에게 돌이 떨어지는 CG와 더불어 출연자들이 당황하며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MC들은 평소처럼 이따금 난처한 질문들을 던졌다. 하지만 평균 15년 동안 활동한 전설의 아이돌들, 특히 그룹을 이끄는 리더들은 녹록치 않았다.
보통의 게스트들을 예상하고 방송에 임한 MC들이 열심히 뛰어다녔다면 이효리, 문희준, 김종민은 MC들 위에서 날아다녔다. 역공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당황하지 않고 MC들과 맞선 1세대 아이돌 그룹 리더들의 활약은 '라스'의 볼거리를 또 하나 늘어나게 했다.
canusee@tf.co.kr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