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탐사보도-벗으라면 벗겠어요③] '볼륨녀' 이서현에게 물었다 "섹시란?" (인터뷰)
- 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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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5.25 09:20 / 수정: 2013.05.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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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츠모델 이서현이 22일 <더팩트>과의 사내 인터뷰에서 섹시한 포즈를 뽐내고 있다. /이효균 기자 [성지연 인턴기자] "저는 섹시 화보 모델입니다. 야한 사진은 찍지 않아요."
볼륨녀, D컵녀, 억대 연봉녀, 터치걸….레포츠모델 겸 에이전시 대표 이서현(29)을 나타내는 수식어는 하나같이 자극적이다. 하지만 지난 22일 서울 <더팩트> 사옥에서 직접 만난 이서현은 의외로 소탈하고 귀여운 이미지였다. "기자님도 모델 포즈를 배워볼 수 있어요"라며 직접 카메라에 날씬하게 나오는 방법을 전수하며 활짝 웃던 그는 인터뷰에 들어가자 당당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매력을 뽐냈다.
의외의 이야기들을 덤덤하게 털어놓으며 수줍어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 이서현은 천생 '소녀 감성'의 소유자였다. 지금부터 그와 나눈 솔직담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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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이 허리가 노출된 보디슈트를 입고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델클릭 제공
◆ 이서현이 말하는 '나의 일, 모델'? "부끄럽지 않게 섹시하고 싶어요"
이서현이 섹시 화보를 찍게 된 계기는 케이블 방송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방송에서 '볼륨녀', 'D컵녀'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며 이름을 알렸고, 남성 잡지 '맥심(MAXIM)', '4대 터치걸' 등으로 발탁되며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서현의 입담은 섹시 화보 만큼이나 거침 없었다. 화보를 찍으며 겪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묻자 다양한 얘기를 들려줬다. "화보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포토샵'이죠(웃음).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포토샵을 하지 않고 적나라한 몸매를 그대로 내보낸 탓에 악성 댓글에 시달린 적도 많아요. 저요? 상처받은 댓글 중 하나가 '늙고 못생긴 아줌마'라는 글이었어요. 요즘은 섹시하고 어린 모델들이 아주 많으니까 공감이 되긴 했지만…. 어찌나 솔직하시던지 당황스러웠어요(웃음). 하지만 악성댓글보다 상처가 되는 건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거예요. 제겐 댓글 하나가 관심이고 신기할 따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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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이 보디 슈트를 입고 두 손으로 경찰 정모 디자인의 모자를 잡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모델클릭 제공
섹시 화보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떨까. 분명 외설적으로 볼 거란 생각에 던진 질문이었지만 그의 반응은 생각보다 '쿨'했다.
"조카들이 고3, 중3 학생이라 아직 예민한 시기예요. 언젠가 제게 '화보 찍지마' 라면서 화를 내더라고요. 조카들이 제 사진에 악성 댓글을 달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봤다는 거예요. 그땐 저도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제 직업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조카들을 봐서라도 더욱 더 섹시하되, '부끄럽지 않은 섹시'가 되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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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이 활짝 웃으며 건강한 보디라인을 뽐내고 있다. /이효균 기자
이서현이 말한 '부끄럽지 않은 섹시'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부끄럽지 않은 섹시는 외설적이지 않은 '건강한 섹시'를 의미해요. 섹시한 사진은 같이 보면서 감탄할 수 있지만 외설적인 사진은 혼자 숨어서 보잖아요? 그게 외설적인 것과 섹시한 것의 차이죠. 예를 들어 안마방 광고지는 섹시 화보가 아니잖아요. 무조건 벗는다고 해서 섹시하지 않아요. 그건 야한 사진이죠. 슈트를 입고도 섹시할 수 있고 나체로도 섹시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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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의 이상형은 몸과 마음을 흥분시키는 남자였다. /이효균기자
◆ 이서현이 말하는 사랑…"나를 흥분시키는 남자, 어디 없나요?"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이서현의 개인사도 궁금해졌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건강한 보디라인, 수려한 언변까지 삼박자를 갖춘 그에게 이상형을 묻자 기다렸다는 듯,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제 이상형은 간단해요. 제 몸과 마음, 즉 모든 부분을 흥분시켜주는 남자요(웃음). 저는 '마초'같은 남자가 좋아요. 외모뿐만 아니라 정신세계도요."
이상형을 만났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이서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현재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분은 있어요. 연애 비슷하게 만나고 있죠. 하지만 제가 좀 더 안정이 되면 혹시 모르잖아요?(웃음) 아직 이상형은 못 만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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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시한 이미지가 주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던 이서현. / 이효균기자
연애를 하면서도 이서현의 직업이 주는 이미지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궁금해졌다. '섹시한 여자' 이서현, 남자들은 어떻게 대할까.
"섹시한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는 없죠. 나를 예뻐해 주고 존중해주 건 장점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씁쓸한 것도 많아요. 왠지 화보 모델이라고 하면 돈도 많이 벌고 많이 쓸 것 같은 이미지가 있나 봐요. 항상 연애하면 수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궁금해하더라고요. 섭섭하고 화가날 때도 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요. 요즘 남자들도 영악하답니다(웃음). 그들도 고민하면서 여자를 선택해야 공평한 거니까요. 하지만 제게 편견을 갖는 건 슬퍼요. 섹시 화보를 찍으니까 잘 벗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더러 있어요. 그럴 때는 서글프죠."
대답을 마친 이서현의 얼굴은 쓸쓸해 보였다. '섹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받은 그간의 오해와 편견 때문이었을까. 그가 가진 사연들이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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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이 운동복을 입고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뽐내고있다. /모델클릭 제공
"사실 '볼륨녀'라는 이미지 때문에 남자들에게 관심을 받는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화보 촬영을 할 때 출연료를 좀 더 받기도 하구요(웃음). 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굳어져 버리고 나니 전문성을 잃어버리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제 직업은 섹시 화보 모델이 아니라 레포츠 모델이잖아요. 다음 달에 몽골로 봉사를 가서 화보 촬영 계획이 있는데 감독님이 화보 콘셉트를 '섹시로 잡자'고 하시는 거예요. 그럴 때는 사실 당황스럽죠.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요. 진지하게 섹시한 게 뭔지 보여 드릴 거예요. 그런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계속 섹시한 여자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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