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다시보기]'직장의 신'이 '드라마'이기에 다행인 이유
- 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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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5.14 08:00 / 수정: 2013.05.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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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방송된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는 계약직 정주리(정유미 분)가 해고를 당해 미스김(김혜수 분)이 그를 복귀시키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KBS2 드라마 '직장의 신' 방송 캡처
[성지연 인턴기자] 오늘도 비현실적인 미스김이 해고위기에 놓였던 계약직 정주리를 구해냈다.
하지만 오늘 미스김이 보여줬던 '영웅적인'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통쾌함보다는 허망한 기분이 들게 했다. 대기업에서 해고당한 계약직을 복귀시킬 수 있는 '능력자' 미스김이란 설정은 드라마이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드라마 속 계약직 정주리의 위태로운 회사 생활도 드라마기에 과장되는 것일까.
'직장의 신'은 신선한 소재와 비현실적인 캐릭터,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들의 조합으로 시청자들에게 매주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그래서 더욱 씁쓸한 뒷맛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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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방송된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정주리(정유미 분)이 해고 당하자 직장 동료들이 정주리를 위로해줬다./ KBS2 드라마 '직장의 신' 방송 캡처
13일 오후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서는 계약직 정주리(정유미 분)를 해고 위기에서 구해내는 미스김(김혜수 분)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정주리는 사내 기획안 공모전에서 입상한 뒤 계약직을 해지 당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와이장 직원들이 받아들이기에도 너무나 부당했다. 정주리의 계약해지 사유는 회사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까닭이었다. 누가 들어도 불합리한 황 부장(김응수 분)의 이 같은 지시에 직원들은 화를 냈지만, 아무도 먼저 나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정주리의 상사였던 무정한(이희준 분)은 황 부장을 찾아가 "공모전 기획안 때문이라면 기획안을 철회하겠다"고 맞섰지만 결국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무정한은 자신이 무리하게 정주리의 이름으로 기획안을 제출한 것을 자책하며 괴로워하고 이런 무정한을 보여 장규직(오지호 분)은 "정규직과 계약직은 위치가 다르다"며 "제발 구분을 해라. 그래야 모두 피해를 보지 않는다"며 다그친다.
결국,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것이 확실시 된 정주리는 술에 만취해 미스김에게 휴대전화로 술주정을 부린다. 정주리는 "내가 바란 건 큰 게 아니다. 이제 정규직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며 "그저 회사에 일할 수 있는 내 책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린다. 이에 은행에서 일하며 겪었던 아픈 과거가 생각난 미스김은 정주리에게 마음이 동하고, 결국 그를 위해 직접 발을 벗고 나서기에 이른다. 미스김은 정주리의 해고를 철회하기위한 특별한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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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방송된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정주리(정유미 분)이 해고 당하자 미스김(김혜수 분)이 황 부장(김응수 분)에게 유도 대결을 신청했다./ KBS2 드라마 '직장의 신' 방송 캡처
여기서부터, '비현실적 미스김표' 드라마가 시작된다. 주말을 맞아 황 부장이 유도 연습을 하는 장소에 찾아간 미스김은 "한판 제대로 가르쳐 달라"며 대결을 신청한다. 미스김은 괴력을 발휘하고 "정유미의 계약 해지를 취소시켜주면 이 게임에서 져드리겠다"는 제안을 한다. 회사 홍보팀이 와 있는 자리에서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았던 황 부장은 미스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결국 미스김의 유도실력 덕분에 정주리는 다시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된다.
'미스김' 이란 계약직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설정됐다. '직장의 신'의 인기비결은 비현실적 캐릭터의 설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청자들은 '미스김'이란 당당한 계약직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시키며 현실 속에서 누리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직장생활에서 겪는 애환과 슬픔을 녹여낸다. 반면, 이날 미스김의 손에서 해고가 좌지우지됐던 정주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다. 바로 내 옆에 있는 동료이자, 또 '2030'직장인들의 군상이기 때문이다.
정주리가 직장으로 돌아오며 훈훈하게 마무리된 '직장의 신'이었지만 '저건 드라마잖아!''라며 애써 현실을 외면하는 가슴 한켠에는 씁쓸함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amysung@tf.co.kr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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