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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무한상사' 8주년 특집에서 정준하가 해고당하는 무능한 정 과장으로 분해 열연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
[성지연 인턴기자] "여보, 나는 살아남은 것 같아."
박명수의 대사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린 '무한도전'이었다. '무한상사'라는 자체적인 시리즈를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줬던 '무한도전'이 다시 한번 '무한상사'시리즈로 8주년 기념 특집을 준비했다. 이번 '무한상사'는 예전 시리즈처럼 유쾌한 웃음을 선택하는 대신 현실적인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묵직한 메시지를 안방에 던졌다.
27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는 8주년 기념 '무한상사' 특집으로 꾸며져 정리해고의 위험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현실을 콩트와 뮤지컬로 표현했다. 멤버들은 각자 '무한상사' 직원으로 분해 직장 내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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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무한상사' 8주년 특집에서 멤버들이 각자 캐릭터를 표현하며 직장인을 연기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
잔소리 많은 유 부장(유재석 분), 호통치는 박 차장(박명수 분), 감나무에서 떨어져 약간 모자란 정 과장(정준하 분), 식탐이 많은 정 대리(정형돈 분), 인턴 4년 차에 드디어 정사원이 된 길 사원(길 분), 아부로 먹고 사는 노 사원(노홍철 분), 동갑내기 노 사원에게 항상 자격지심을 느끼는 약간은 유치한 하 사원(하하 분)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무한상사'는 해고를 당하는 정 과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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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방송된 MBC'무한도전-무한상사' 8주년 특집에서 정준하가 정 과장으로 열연하고 있다./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
정 과장(정준하 분)은 정리해고 대상이 되지 않게 자신이 맡은 임무에 전력을 기울이며 고군분투했다. 미래형 슈트를 만들었고 물벼락을 견디며 슈트를 직접 착용하고 내구성 실험을 하는 등 다소 불합리한 회사의 지시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어지는 회식에서는 사원들의 놀림과 괄시를 묵묵히 견뎌내며 고개를 숙이고 짜장면을 먹으면 화를 삭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정준하 과장은 결국 마지막으로 유재석 부장이 사준 초밥을 맛있게 먹고 돌아온 뒤 해고당했다. 그는 법인카드와 사원증을 반납하고 말없이 박스 하나만을 든 채, 회사를 떠나야 했고 터덜터덜 걸어가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정준하 과장의 뒤로 故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가 함께 흐르며 슬픔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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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방송된 MBC'무한도전-무한상사' 8주년 특집에서 멤버들이 뮤지컬'레미제라블'의 OST인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를 개사해 부르고 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
'무한상사'의 직원들은 정리해고를 앞둔 심경을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OST인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에 담아 열창했다. 직장생활에서 한 번쯤 경험했을 감정들을 '레미제라블'을 인용해 표현한 방식은 탁월했다. 이 무대에서 '무도' 멤버들은 물론이고 50명의 앙상블이 함께 해 실제 뮤지컬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였으며 그동안 '무한상사'가 보여줬던 코믹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진지한 면모에 시선이 쏠리며 수많은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이날 '무한상사'가 시청자를 울린 부분은 정작 정준하 과장의 해고에만 있지 않았다. 정준하를 떠나보내며 눈도 마주치지 않는 직장동료의 시선이 더 큰 슬픔을 자극했다.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살아남았어"라고 말하는 박명수, 쌍둥이 아빠로 살며 밤에는 대리 운전을 해야하는 정형돈, 이제 막 새신랑이 된 하하, 이제 막 인턴에서 정규직이 된 길 사원이 가슴에 박혀서였다. 내 동료와 다르지 않은 처지를 '무한상사' 직원으로 완벽하게 분한 멤버들이 현실감있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무한도전-8주년 특집 무한상사 편'은 평소처럼 시청자들에게 시원하고 유쾌한 웃음을 안겨주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한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며 다시 한번 토요 예능프로그램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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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