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다시보기] 한석규, 당신에게 연기란 무엇입니까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3.03.05 08:00 / 수정: 2013.03.05 08:00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연기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밝힌 한석규./SBS 제공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연기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밝힌 한석규./SBS 제공

[김가연 기자] 지난 1990년대, 배우 한석규의 인기는 지금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지금도 그의 이름 석 자가 영화 포스터 맨 앞에 오지만, 한때 한석규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던 때가 있었다. 드라마에서 탄탄히 연기력을 쌓아온 그가 영화 '은행나무 침대' '쉬리' '8월의 크리스마스' '텔미 썸딩' 등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그때였다.

손대는 작품마다 '빵빵' 터졌고, 멜로부터 첩보액션까지 소화 못 하는 장르도 없었다. 한석규는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인물이었고, 그만큼 작품 속에서 두드러졌다. 누가 봐도 베테랑 연기자임이 분명했지만, 한석규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여전히 했다. 20년 이상 연기자로 살아온 그였지만 어쩌면 당연하였다.

4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는 데뷔 후 최초로 단독 토크쇼에 출연한 한석규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한석규는 자신의 연기 인생을 담담하게 풀어놓으면서 시청자를 빨아들였다. 조금씩 천천히 흡입력 있게. 한석규가 말하는 메시지였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이 주는 행복감은 별것 아니다. 그리고 내 연기는 항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20대 시절 불안감과 우울을 견디기 끊임없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래서 빨리 나이 들고 싶었다. 그 때가 되면 좀더 편할 줄 알았다"고 답해 진행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하는 건 무엇 때문이냐는 말에 "배우란 말로 하는 직업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직업인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보니 과거에 쏟아냈던 말들에 대한 후회가 많이 남는다. 그래서인지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며 자신의 남다른 배우관을 털어놨다. 실제 한석규는 언론과 접촉이 거의 없는 인물. 그래서 이번 '힐링캠프' 출연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석규는 연기 외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어머니와 함께한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지난 1998년 35살, 신경 쓸 것이 없이 편안했다. 그때 어머니와 불장난을 했다. 모닥불을 매우 크게 해놨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고 어머니와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그때 생각하면 참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막내였는데, 8살 때까지 어머니 젖을 먹었는데 지금도 먹고 싶다"며 "어머니랑 있으면 편안하다.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이 있다. 어머니의 옛날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재미있다"고 밝혀 출연자들을 가슴 뭉클하게 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한석규는 아직 천만 관객이 드는 영화는 없다. 최근작 '베를린'은 700만 관객을 넘어 순항 중이다. 이와 관련 '아직 천만 관객이 든 작품이 없는데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며 "마음 같아서는 오천만 명이 보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소비되는 영화들도 좋지만, 미래의 사람들이 두고두고 찾아보는 영화를 찍고 싶다"며 "저도 과거에 만들어진 영화들을 다시 보는 때가 있다. 제가 만드는 영화나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큰 추억이 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석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와 '서울의 달' '뿌리 깊은 나무'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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